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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낱같은 평화의 길을 잇자”

 

“실낱같은 평화의 길을 잇자”
북 다녀온 신영순 푸른나무 대북사업본부장
 
 
2013년 02월 20일 (수) 18:10:30 김치관 기자 ckkim@tongilnews.com
 

 

   
▲ 신영순 푸른나무 대북사업본부장(가운데)이 14~19일 북한을 방문했다. '민족장애인원아지원협력사무소' 앞에서 김문철 조선장애인보호련맹 부위원장과 리분희(오른쪽)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 - 푸른나무]

 

“실낱같이 열려있는 평화의 길을 신 선생이 그만두면 막히지 않느냐. 이걸 지속되도록 우리가 활성화시켜서 하자.”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장애인 지원사업 등을 협의하고 돌아온 신영순 푸른나무 대북사업본부장은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도 인도적 지원은 끊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북측 인사의 발언을 소개했다.

미국 시민권자로 북한 방문이 자유로운 신영순 본부장은 20일 오전 광화문 커피숍에서 이번 방북 결과를 설명하며 “기존에 합의했던 네 가지 협력사업을 새 정부에서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푸른나무가 조선장애자보호련맹 중앙위원회와 합의한 네 가지 협력사업은 △남북장애인탁구친선경기 △평양장애자종합회복센터 건설 △육로를 통한 장애인 평양 방문 △남북.해외장애인교류협력세미나이다.
 

 

   
▲ 신영순 본부장은 평양육아원 아이들의 건강상태가 좋아졌다고 기뻐했다. [사진제공 - 푸른나무]

 

 

   
▲ 콩기름과 설탕, 쌀과 옥수수 등을 평양육아원에 전달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 푸른나무]

 

남북장애인탁구친선경기는 ‘적절한 시기’에 금강산이나 서울, 평양 중에서 치를 예정이며, 대동강구역 문흥2동에 12,000㎡ 부지를 확보해둔 평양장애자종합회복센터는 장애자회복을 위한 의료, 교육, 회복 시설 및 행정실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평양장애자종합회복센터 건립에는 70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돼 착공식조차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장애인들의 육로 방북은 평양장애자종합회복센터 착공식에 맞춰 남쪽 장애인과 후원자 등 300여명이 걸어서 38선을 넘는다는 상징적 사업이고, 남북.해외장애인교류협력세미나는 통일된 미래를 위해 복지정책의 기초를 미리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

신 본부장은 “남북관계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지원사업에 대해서는 북측에서도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며 “남쪽에 새 정부가 들어서서 남북관계가 좋아지는 대로 우선적으로 네 가지 사업을 추진하자고 합의했다”고 전했다.

또한 푸른나무는 보육원, 장애인시설, 장애인체육기관 20군데를 자매결연 형식으로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 ‘G&H 재단’의 경우 4년 전부터 황해북도 육아원 분원에 매달 1천 달러의 후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대전 한사랑교회는 올해 1월부터 황해남도 봉천농아학교에 매달 1천 달러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 평양육아원 내에 있는 목공직업재활원에서 농아학교 출신 장애인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제공 - 푸른나무]

 

 

   
▲ 대동강구역 문흥2동 '김만유 병원' 뒷편에 위치한 평양장애자종합회복센터 부지. 북측은 12,000㎡ 부지를 제공했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돼 착공식을 갖지 못하고 있다. [사진제공 - 푸른나무]

 

신 본부장은 “이번에 평양 대성구역에 있는 평양육아원을 방문했는데 꾸준한 지원으로 300명 아이들의 건강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며 “평양육아원에 있는 장애인 목공직업재활원에는 농아학교 출신들이 기술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해 푸른나무는 목공직업재활원 외에도 원산시에서 장애인 용달차 운송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태양열 전등을 만드는 공장을 오는 4월부터 가동시킬 예정이다. 전력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에서 인기가 높은 태양열 축전식 전등을 장애인들이 조립, 제작해 판매함으로써 자활을 돕는 사업이다.

신 본부장은 “지금 결연을 맺어줄 수 있는 곳이 60여 곳이고 계속 늘려가면 된다”며 “육아원, 애육원, 특수학교, 장애인직업재활 프로그램 등에 매월 1천 달러 수준이면 후원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런던 장애인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최초로 출전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푸른나무는 올해에도 북측 장애인선수단의 해외 경기를 지원하기로 조선장애자체육협회와 합의했다.

신 본부장은 올해 10월 26~30일 말레이시아 열리는 ‘제3차 아시아 청년 장애자 경기대회’의 탁구, 사격 종목 등에 참가하는 북한 장애인 선수단을 지원하는 등 4건의 국제경기와 전지훈련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 본부장은 또한 “2월 28일부터 석 달 동안 중국 연길탁구협회에서 조선장애자체육협회 탁구선수들의 전지훈련을 초청했다”며 “푸른나무도 후원할 예정이며, 리분희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도 보름 동안 동행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신영순 본부장은 이번 방북 기간 중 자신의 핸드폰으로 국제전화를 이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평양시내에 인공위성 발사 성공과 관련된 구호가 내걸렸다. [사진제공 - 푸른나무]

 

신 본부장은 “이번 방북에는 핸드폰을 수거하지 않았고 국제통화가 가능한 칩을 팔아 깜짝 놀랐다”며 “고려호텔에 묵었는데 인터넷도 비용을 내면 자기 방에서 연결해 쓸 수 있었다”고 변화된 모습을 전했다.

또한 “고아와 장애인 지원사업은 정치적 상황과 상관없이 진행되어야 한다”며 “우리 정부도 이번에 재확인한 네 가지 사업이 성사될 수 있도록 도와줘 남북관계 개선의 작은 실마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추가,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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