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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인사청문회…한국당 '보이콧' 불사 '전투 모드'

 
문재인 정부 본격 시험대…'이낙연 검증' 사전 공방 치열
2017.05.23 17:59:49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인사청문회인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전투 모드'로 태세를 갖췄다. 이 후보자를 시작으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확실한 검증으로 대선 패배에 따른 내분을 봉합하고 대여 주도권을 쥐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현재까지는 과거 정부의 인사청문회에서 숱하게 드러났던 비리 의혹에 비교하면 후보자들의 도덕적 흠결 수위가 낮다는 평가이지만, 만에 하나 결정적 의혹이 제기될 경우 문재인 정부의 조각 작업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 첫 청문회…"그냥은 못 통과한다" 
 
이낙연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24~25일 진행된다. 자유한국당은 새 정부 첫 인사청문회인 이낙연 후보 청문회부터 본격적인 대여 전선을 긋고 당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은 23일 "제1 야당으로서 건강한 비판과 견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밝혔다.  
 
자유한국당 인사청문특별위원은 경대수·박명재·강효상·정태옥 의원 등이다. 당은 청문회를 지원하기 위한 총괄 특별위원회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경제 외교 사회 분야로 당 소속 간사들과 의원, 그리고 외부 교수들을 비롯한 전문가들과 당내 수석 및 보좌진으로 구성된 3개 분야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를 상대로 자유한국당이 제기한 의혹은 크게 다섯 가지다. △ 위장 전입 △ 아들의 증여세 탈루 등 세금 탈루 의혹 △ 아들의 병역 면제 △ 부인 그림 공기업 강매 △ 최측근 불법 보은 인사 의혹 등이다. 한국당 인사청문특별위원들은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후보자가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의 개인정보 활용 동의를 하지 않는 것은 인사청문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낙연 측 "자료 제출했는데…", "없는 자료를 어떡하냐"
 
한국당이 제출 거부로 문제 삼는 자료 중 일부는 그러나 제출이 완료된 상태다. 또 일부는 애초부터 없는 자료라고 이 후보자 측은 해명하고 있다. 실제로 강효상 의원 등이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후보자가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 주민등록등본과 초본, 후보자 지방세 납부 현황 및 체납 현황, 부동산 거래 내역, 후보자의 정치자금법 선거법 위반 처분 현황 등은 제출이 완료됐다.  
 
한국당이 위장 전입 의혹을 파헤치겠다며 요구한 아들의 초·중·고 생활기록부 사본과 증여세 탈루 의혹 해소를 위해 요구한 아들의 재산 자료, 강매 의혹을 살펴보겠다며 요구한 부인 그림 매매와 관련된 자료에 대해서는 이 후보자 측은 각각 '사생활' '개인정보' '구매자의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제출을 하지 않았다.  
 
실제로 학적변동사항 자료와 별개로 생활기록부 자료는 사생활 자료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정치권에서도 일고 있고, 피부양자가 아니라 독립 생계유지를 하고 있는 직계 존비속의 재산 신고는 공직자윤리법 12조 4항에 따라 공직자윤리위원회 허가를 받아 고지를 거부할 수 있다. 한국당이 요구한 아들의 병역면제 이후 어깨 탈골 수술 자료는 '면제 처분 이후에 수술한 적이 없어 자료 자체가 없다'는 게 이 후보자 측의 설명이다. 
 
자유한국당 제기 의혹, 무엇인가 살펴보니… 
 
자유한국당이 제기하는 구체적인 의혹과 이 후보자의 해명 내용은 이렇다. 일단 1989년 후보자의 부인은 일시적으로 주민등록이 서울 강남 논현동으로 되어 있는데 이 시기는 후보자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기여서 위장 전입 의혹을 받는다. 한국당이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과 전학 시점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는 학적 변동 자료 전체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아들이 "세검정 초등학교에서 1학년, 도교에서 2~4학년, 이후 세검정 초등학교에 복귀해 5학년과 6학년 1학기를, 반원 초등학교에서 6학년 2학기를 다녔다"며 학적 변동 자료를 준비가 되는 대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요구한 초·중·고 생활기록부 사본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제출할 수 없다고 한 상태다. 
 
자유한국당은 후보자의 아들이 2013년 결혼 직전 전셋집을 얻을 때 아들이 증여세를 탈루한 것 아닌지도 캐고 있다. 이를 위해 자유한국당은 후보자와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소득세 지방세 등 세금 납부 실적 자료와 부동산 거래 자료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자의 지난 5년간 지방세 납부, 체납 현황은 이미 제출이 완료됐다. 후보자와 직계존비속의 부동산 거래 현황도 이미 제출됐다. 다만 후보자 아들의 현재 재산에 대해서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독립생계유지를 하는 자이므로 (2016년 이후의 자료는) 고지를 거부한다고 이 후보자 측은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청문위원들은 23일 연 기자회견에서 일부 자료들이 제출된 점은 인정하면서도, 한국당이 요구하는 것은 "5년 이전 세금 납부 현황 자료"라고 밝혔다. 또 부동산 거래와 관련해서도 부동산 투기 의혹을 확인하려면 이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와 국토교통부에 있는 부동산 실거래 가격 및 기간 자료를 비교해야 한다면서, 국토부에 있는 자료 제공에 동의하라고 이 후보자를 압박했다. 
 
자유한국당이 이 후보자가 결혼한 2013년 전셋집을 얻는 과정에서도 증여세를 탈루한 것 아닌지 살펴보고 있으나, 이는 후보자 측 해명으로 이미 상당 부분 해소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의 18일 해명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아들은 2013년 11월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를 3억 4000만 원에 부인과 공동 명의로 임차했으며, 이 가운데 아들 부담분은 1억 원이었다. 이 1억여 원을 두고 한국당은 후보자의 증여 의혹을 제기했으나, 후보자 측은 아들의 저축 예금 4000만 원과 차량 매각 대금, 결혼 축의금 등으로 전셋값을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 후보자의 아들의 금융기관 채무가 5000만 원 이상 발생한 점도 재산 신고에 기록돼 있다. 
 
"가족 재산, 의료 기록 자료 제출 거부는 청문회 거부" 
 
습관성 탈골로 2002년 병역 면제를 아들이 받은 것과 관련해선 자유한국당은 면제 결정이 내려진 후 받은 수술이나 치료 기록 일체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전날 기자들을 만나 "병역 면제 판정 이후 수술한 적이 없다"며 "없는 것을 어떻게 보내느냐"고 해명했고, 그 외 진료 기록에 대해서는 '개인 정보'를 이유로 제출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총리실 해명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아들이 1999년 이후 습관적 어깨 탈구가 발생해 2001년 12월 수술을 받았고, 한 번에 입영 연기 신청을 한 후 2002년 결국 재발성 탈구로 면제인 5급 판정을 받았음에도 아들의 입대를 원했다고 한다.  
 
이 후보자는 면제 판정 이후 병무청에 "자식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자식도 그럴 마음이 추호도 없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보냈으나 규칙상 어렵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2003년 10월 뇌수술까지 받게 되면서 이 후보자의 아들은 재입대 노력을 완전히 접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이 후보자가 수술 자체가 없었다고 하자 자유한국당은 면제 후 아들의 진료 기록 일체를 요구하며, 이 후보자가 건강심사평가원에 아들의 개인정보 자료 활용 동의만 하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라고 하고 있다.  
 
이 후보자의 부인이 2013년 연 전시회에서 전남개발공사가 그림 두 점을 900만 원에 구입한 것은 '강매'가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한국당은 전시회 그림을 누가 샀는지, 소득 신고가 제대로 되었는지를 확인하겠다고 나섰으나 이 후보자 측은 전시회는 "2014년 7월 도지사로 취임하기 11개월 전의 일. 강매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또한 구매자의 신상 보호를 위해 관련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고도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청문특별위원들은 이 후보자가 "가족에 대한 개인 정보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여야를 떠나 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주장하며, 요구한 자료 제출이 이날 자정까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청문회 보이콧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하얀 기자 hychoi@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기획팀에서 노동·경제 영역을 주로 다루며 먹고사는 것의 어려움에 주목하고자 했습니다. 2014년부터는 정치팀에 속해 국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정치부 기자가 아닌 정치 발전을 위해 뛰는 정치부 기자가 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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