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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기성 세대가 청년을 '집단 이지메' 하고 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6/03/14 08:36
  • 수정일
    2016/03/14 08:3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청년, 청년 배당을 말하다⑧] 청년 배당 앞에 놓인 운명은?
 
| 2016.03.14 07:50:01
역시 '사이다 시장'이라는 별명이 어울렸다. 조용한 목소리였지만, 직설적인 비유가 자주 나왔다. 물론 차분한 논리의 설명이 먼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특정 나이의 모든 청년에게 일정 소득을 보장해 준, 청년 배당을 시행하고 있는 성남시 이재명 시장은 "지금 기성 세대는 청년들에게 집단 '이지메(따돌림)'를 가하고 있다"는 말로 청년 배당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기회와 가능성까지도 신규 세대가 오히려 기성 세대보다 적을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에서 "정치 지도자들이 '후진국에 태어나봐야 정신 차리지' 같은 소리를 하는 건 나쁜 짓의 수준을 넘어 무식한 패악질"이라고 이 시장은 말했다. "노인을 위한 기본소득은 되는데 청년을 위한 기본소득은 왜 안 되냐"고 되묻기도 했다.  
 
청년배당을 반대하는 이들도 자기 자식의 취직 걱정에 한숨이 깊지 않냐며 이 시장은 "기성세대가 상반된 행동을 한다"고 꼬집었다.  
 
사실 '상반된 행동'은 정부도 마찬가지다. 청년 실업 등 청년 문제의 심각성을 매번 말하면서도, 청년을 위한 성남시의 청년 배당과 서울시의 청년 수당 등의 정책은 반대하고 있다. 이 시장은 "정부가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건 자신들의 본질이 드러나는 게 두려워서 그렇다"고 평가했다.  
 
진행 중인 관련 소송에서 지면 청년 배당은 어쨌든 중단이 불가피하다. 이 시장과 성남시의 도전 앞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다음은 지난 7일 성남시청에서 진행된 이 시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인터뷰는 <프레시안> 전홍기혜 편집국장이 진행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프레시안(최형락)

 
"정책 비판하기 어려우니 지엽적인 '상품권 깡' 비난…청년 배당으로 깡 하면 안 되나?"
 
프레시안 : 청년배당 사업이 1분기 지급이 지난 1월 이뤄졌다. 첫 지급 후 어떤 반응들이 있었나? 
 
이재명 : 금액은 적지만, 생각한 것 이상으로 현장의 청년들이 느끼는 체감은 높았던 것 같다. 일부 언론에서는 그 정도로 무슨 도움이 되겠냐, 사실상 낭비라는 식으로 폄훼도 하고 아주 지엽적인 '상품권 깡' 문제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그런데 젊은 친구들이 많이 쓰는 SNS를 살펴 보면, 호응이 좋았다. 우리가 버림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공동체에 대한 기대나 신뢰가 살아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또 정치적 의미도 부여해주더라. 좋은 정치로 혜택을 받는구나 평가하는 것도 봤다.  
 
프레시안 : 청년 배당의 후속 보도로 '상품권 깡' 기사가 쏟아져 나온 것은 다소 엉뚱했다. 
 
이재명 : 사실 어디 가서 깡을 하나? 깡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다. 한다해도 부모에게 하겠지. 할인이 아니라 할증으로 돈 더 받고 말이다. 12만5000원 어치 상품권 엄마에게 장 보라고 주고, 15만 원 받았겠지. 할아버지한테 주면 20만 원 받고, 애인에게 주면 못 받겠지만.(웃음) 사실 지역 화폐는 용도가 제한돼 있어서 정상적인 할인 시장이 없다. 등록돼 있는 점포만 은행에서 환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상품권 거래 사이트에서 있었던 사례들을 일간베스트(일베)에서 편집해서 올려 놓으니, 보수 언론이 마치 지금 일인냥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이다. 그 자료가 일베에서 나온 거라는 건 이미 증명되지 않았나. 
 
왜 그런 비판을 할까? 정책 자체를 비판하기 어려우니까 그 정책으로 인해 생기는 지엽적이고 부수적인 부작용을 확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극단적으로 말하면 '깡' 하면 안 되나? 현금을 준 것인데, 그 돈으로 술을 사먹든 애인을 주든 엄마한테 할증을 하든 물건을 사든 그건 개인의 자유다.  
 
상품권 대신 현금을 줬다면 아무 문제가 없나? 현금으로 주면 원래 용도와 더 다르게 사용됐을 것이다. 지역 화폐로 준 것은 이유가 있었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청년 배당의 두 번째 목표 때문이다. 그 목표에서는 대성공이었다. 성남시 재래시장 매출이 늘어났다. 여러 정책 효과가 겹치긴 했지만, 성남 수정구가 서울 강남구 다음으로 전국에서 창업하고 싶은 지역으로 선정됐다. 심지어 <조선일보> 조사였다.  
 
프레시안 : 정작 가난한 사람들이 이 정책의 혜택을 못 받았다는 지적도 있다.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에서 제외될까봐 못 받아갔다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이재명 : 전체 1만3000명 가운데 청년 배당을 받으면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제외될 수 있는 사람이 140명이 있었고, 그 가운데 실제 40명이 청년 배당을 안 받아갔다. 극단적인 예외 사례다. 그런데 그건 정부 제도의 문제 때문에 불거진 일이다. 일정 소득이 생기면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제외되도록 설계된 중앙정부 제도 말이다. 
 
그 경계선에 있으면 청년 배당을 못 받게 되니 고쳐 달라고 했다. 청년 배당은 복지 혜택인데 그 돈을 왜 소득으로 인정하냐는 게 내 생각이다. 청년 배당만이 아니라 국민 연금을 받아도 소득으로 잡히도록 현재 제도가 돼 있다. 정부 정책의 문제를 청년 배당만의 문제인 것처럼 거짓말을 한다. 행정을 하는 정부가 거짓말을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정치도 아니고. 나를 공격하자고, 자기들이 만든 전체 제도의 문제를 마치 청년 배당 정책의 문제인 것처럼 몰아간 것이다.   
 
"기본소득이 비용도 덜 드는데, 이건희 회장 골라내자고 돈 더 쓰자?"
 
프레시안 : 이번 기획에서 만난 청년 가운데 청년 배당을 실제 받았던 청년은 '나처럼 가난한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이 주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이재명 : 성남시의 대부분의 복지는 선별적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모든 복지를 다 선별복지로 해야 할까? 반대로 모든 복지는 다 보편적으로 해야 할까? 왜 그렇게 물어보는지 모르겠다. 성남시의 수백 가지의 복지는 기본적으로 선별적 복지다. 급식, 교복, 산후조리원만 보편적 복지다.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도 아이를 낳으면 보편적 복지로 지원하지 않나? 국민에게 의무적인 요소가 있는 것들은 대개 보편적 복지 형태로 돼 있다.  
 
선별이냐 보편이냐의 판단은 재정 상황이나 각 시행 주체의 역량, 현장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택하는 정책 결정의 영역이다. 어느 쪽이 일방적으로 절대적으로 진리라고 말할 수 없다. 성남시는 그동안 노인과 장애우 등에 대한 선별 복지를 많이 늘려 왔고, 그 부분이 어느 정도 채워졌기 때문에 다음 단계로 보편 복지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청년 배당은 복지라기 보다는 부분적 기본 소득에 가깝다.   
 
프레시안 : 청년 배당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부분적 기본 소득'이다. 여전히 기본 소득은 낯선 개념이다.   
 
이재명 : 국가의 소득재분배 정책, 쉽게 말하면 복지가 약자 보호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더 크게 말하면 자본주의 제도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다. 자본주의는 무한경쟁 체제인데 다치거나, 애를 낳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탈락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그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을 방치하면 노동력 공급이 더 이상 안 된다. 복지는 국가가 공짜로 선심 쓰는 것이 아니고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투자다. 물론 그 외에도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한 인권적 측면도 있다.  
 
사실 선별 복지는 어느 정도 한계에 다다른 측면이 있다. 이건희 손자 골라내려고 인력을 써야하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고, 사실 유지 비용이 더 든다. 청년 배당을 예로 들면, 이건희 손자 500명 골라내봐야 5000만 원 아끼는 건데, 그를 위해서는 매년 신규로 들어 오는 1만3000명을 일일이 조사하고, 분기별로 상황이 바뀌었는지 또 조사하고…. 돈이 더 든다.  
 
한 가지 더, 복지는 경제 상황과도 관계가 있다. 나미비아에서 실험을 해 봤더니,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니 경제성장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선별적 복지제도를 할 경우, 오히려 보호 대상자가 한계선을 벗어나지 않기 위해 노동을 안 하는 것과 대비됐다. 선별 복지의 대상자는 영원히 노동 시장에서 배제된다. 혹은 소득이 안 잡히는 비정상적인 일만 한다. 선별 복지가 오히려 일을 하지 않도록 강요하는 시스템이니, 이야말로 비효율적이지 않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무 소득이 없으면 한 달에 28만 원을 준다. 그 돈을 받으려고 지금은 아무 일을 안 한다. 그런데 기본 소득 형태로 주면 그 돈과 일해서 번 돈을 다 가질 수 있으니 더 바람직하지 않나? 한 가지, 왜 돈 잘 버는 사람을 주냐는 비판의 대목이 있는데 그건 세금으로 더 걷으면 된다. 세금의 누진시스템을 조금만 손 보면 되는 것이다. 기본소득이 비용도 덜 들고, 개인의 소득 증대에도 도움 되고, 경제성장에도 더 도움이 된다.  
 
프레시안 : 유럽에서는 이미 기본소득제도가 많이 도입이 돼 있다. 
 
이재명 : 핀란드에서 올해부터 전국민에 대한 기본소득이 도입된다. 스웨덴도 도입을 위한 투표를 한다. 도입할 경우 세금이 70% 올라가는데도, 좋다고들 한다. 우리와 달리 그 나라들에서는 자신이 낸 세금을 대부분 돌려주기 때문에 아깝지 않다고 한다. 복지를 국민에 대한 투자로 보는 나라들이다. 전 국민에 대한 기본소득 이전 단계에서는 청년 수당, 학생 수당, 아동 수당, 취업 장려 수당 등 부분적 기본소득 제도가 있었다. 
 
부분적 기본소득은 우리도 도입될 뻔 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때, 65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심지어 이건희 회장까지도 기초노령연금을 준다고 약속하지 않았나? 당선되고 나서 돈 없다고 하면서 결국 사기가 됐지만, 명백하게 당선된 대통령의 대국민 공약이었다. 기초노령연금이야말로 부분적 기본소득이다. 선거를 통해 국가 정책으로 채택까지 됐다. 집권 이후 후퇴해서, 지금은 멀쩡하게 월 20만 원을 받는 사람이 40%밖에 안 된다고 하지만.  
 
노인을 위한 기본소득은 되는데, 청년을 위한 기본소득은 왜 안 되는가?
 
"어버이연합 회원들도 자기 손자 보면 한숨 나올 걸" 
 
프레시안 : 우리 사회의 인식이 복지는 '보호'의 개념이고, 청년은 그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것 같다. 
 
이재명 : 사지 멀쩡하면, 장래에 무한한 꿈과 미래가 펼쳐져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젊을 때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고? 
 
프레시안 : 기성 세대의 인식은 그렇다. 
 
이재명 : 옛날엔 맞는 말이다. 지금은 안 맞는다.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얼마 전까지도 젊은 세대가 기성 세대보다 훨씬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원시시대부터 언제나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기성 세대보다 신규 세대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한다. 심지어 기성 세대들 자기 자식을 생각하면 한숨만 쉬지 않나. 어버이연합 구성원도 자기 손자 보면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걸?(웃음) 젊은 세대도 '우리는 가능성이 없어'라는 데 동의한다. 아버지보다 더 나빠질 거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아이를 안 낳는다. 내 자식은 나보다 더 나빠질 거라 믿고 있는 것이다. 진짜 서글픈 일이다.  
 
기성 세대와 신규 세대의 꿈과 미래가 역전돼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 세대에게 '가능성'을 말하면 안 된다. 과거 얘기하면 안 된다. 쌀밥만 먹으면 행복할 때가 있었지만 우린 이미 쌀밥 먹고 있다. 그런데 쌀밥에 만족하라는 무식한 소리가 어딨냐? 정치 지도자들이 '후진국에 태어나봐야 정신 차리지' 같은 소리를 하는 건 나쁜 짓의 수준을 넘어 무식한 패악질이다. 새 새대에게 우리 세대가 가진 것 이상의 기회를 줄 생각을 해야지, 우리보다 더 나쁜 것을 가지라고 강요할 수 있나. 역사의 발전을 부인하는 것이다. 발전하지 말고 과거로 돌아가자는 건가?  
 
프레시안 :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이재명 : 실제 기성 세대가 매우 상반된 행동을 한다. 집단으로 보면 젊은 세대에 대한 작은 복지 혜택도 엄청나게 아까워하고 기회와 미래를 만들어주는 일에는 무관심하면서, 개인으로는 아들·손자 걱정에 시름이 깊다. 그런데 이는 집단으로 놓고 보면 자식 세대에게 '이지메(따돌림)'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재밌는 점은 기성 세대 중 일부는 복지 혜택의 수혜자다. 그 세금은 젊은이도 내고 있다. 아이스크림 사먹고, 아르바이트하면서 기성 세대에게 들어가는 복지의 재원을 낸다. 똑같이 세금도 내고, 상황은 더 나쁜데도 왜 청년만 복지의 혜택을 받아선 안 되나? 
 
성남시의 복지 예산 전체에서 노인 관련 복지가 30%가 넘고, 청년 관련 복지는 청년 배당까지 포함해도 겨우 1.9%다. 청년 관련 복지에 등록금 이자 지원 정책까지 합쳐져 있는 것인데도, 겨우 그 수준이다.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소수가 기회와 이윤을 독점하는 사회, 망할 징조다" 
 
프레시안 : 기성 세대의 '집단 이지메'라고 표현했는데, 사실 인식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저성장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지 않을까. 
 
이재명 : 그런 면도 있다. 기회의 총량 자체가 줄어든 것은 맞다. 그런데 다른 선진국에 비해 우리가 더 적냐면 그건 아니다. 그럼 왜 우리만 유난히 청년 문제가 심각할까. 세계 최악의 출산율을 기록할 만큼 말이다. 기회와 소득, 이윤을 특정 소수가 독점해서 그렇다. 
 
나는 여기서 대한민국이 망할 징조를 본다. 역사적으로 기회가 소수에게 집중될 때, 나라가 망했다. 토지를 공평하게 나누면 그 나라가 흥한다. 물론 기득권의 저항은 있었고 그걸 전쟁이든 혁명이든으로 막아야 했지만, 자원이 공평하게 분배되면 가장 효율적으로 쓰이기 때문에 나라가 흥하는 것이다.  
 
지금은 자원이 소수에게 집중돼 있다. 이미 재벌이 슈퍼마켓까지 다 뺏고 나서는 미용실도 뺏으려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제일 부려 먹기 좋은 것이 청년이다. 기회가 적어지니 힘 없는 사회 초년병에게 압박이 집중된다. 청년실업 대책이랍시고 내놓는 정책을 보면, 실제로는 청년 괴롭힘 정책이다. 인턴제, 청년고용 보조금제가 전부 그렇다. 보조금 받는 동안은 청년을 싸게 쓰고, 그 기간이 끝나면 자른다.  
 
청년 고용이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기술 발전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야 전세계적 문제지만, 우리는 유독 고용 유연성이 강하다. 다 1년짜리 연봉제를 하는데, 이는 결국 사람의 인생 가운데 많이 남겨 먹을 수 있는 시기만 써먹고 이익보다 비용이 커지면 버리겠다는 것이다. 임금에 비해 더 많은 수익이 생기는 것을 기업이 다 가져가는 건 당연하고, 수익이 적을 때는 왜 그 손해를 노동자가 부담해야 하나? 손해 나는 농사는 안 짓고 이익이 생기는 일만 하려는 것이 제대로 된 기업인가?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장 구조 개선은 결국 기업더러 청년 쓰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정부가 청년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못 갖게 강요하는 셈이다. 고용안정성을 낮추려면 임금을 높여야 한다. 헌법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그게 맞다.  
 
프레시안 : 청년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모두가 동의하는데, 정치에서는 오히려 전면에 크게 드러나지는 않는 것 같다. 물론 청년 정책들을 내놓긴 하지만 말이다. 
 
이재명 : 2011년 <프레지던트>라는 드라마에서 최수종 대통령 후보가 이런 말을 한다. "대통령은 국민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투표하는 국민이 만드는 것입니다"라고. "못 배우고 나이든 어르신들이 지팡이 짚고 버스 타고 읍내에 나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때, 여러분은 애인 팔장 끼고 산으로 들러 놀러가지 않았냐"고. "권리 위해 잠자지 않는 사람은 보호 받지 못하고 투표 하지 않는 계층은 결코 보호받지 못한다"고 말이다. 맞는 말이다. 
 
대의 민주주의 사회에서 무서운 건 주권을 행사하는 주인, 말하는 주인이다. 바보 처럼 말도 안 하고, 관심도 없는 주인은 안 무섭다. 지배 대상일 뿐이다. 이용의 대상일 뿐이다. 그런데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주인에게는 그렇게 못 한다. 엄밀히 말하면 자기가 주인 노릇을 하지 않고, 주인으로 대접받기를 바라는 것도 도둑놈 심보다. 정치는 이 사회의 자원 배분 뿐 아니라 고용과 산업 등 경제에 대한 모든 의사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정치적 결정이 자신에게 유리하기를 바라는 것은 바보다.
 
"정부가 지자체 복지에 제동? 자신들의 본질 드러나는 게 두러워서"
 
프레시안 : 사실 성남시나 서울시의 복지 정책에 제동을 거는 중앙정부의 견제에도 당연히 정치적 해석이 깔려 있다.   
 
이재명 : 정부가 성남시의 복지 정책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건 자신들의 본질이 드러나는 게 두려워서 그렇다. 첫째, 복지는 공짜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시장이 살림을 잘 하니까 혜택이 나한테 돌아오네'라는 걸 알게 되면 복지에 대한 인식이 바뀐다.  
 
둘째, 재원에 관한 문제다. 우리 시민들이 이상하게 생각한다. 똑같은 살림으로 전에 모 시장은 빚만 수천억 남겼는데, 시장 바뀌고 세금을 더 걷는 것도 아닌데도 빚도 다 갚고 자꾸 뭘 주네? 저 돈이 어디서 났을까? 그런데 정부는 왜 못 하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각종 부정부패, 예산 낭비, 이권 챙기기 등을 국민이 알게 된다. 
 
사실 나는 시민에게 걷은 세금을 좀 아껴서 돌려줬을 뿐이다. 그게 왜 악마인가? 물론 다른 지방정부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중앙정부의 무능과 부패는 지방 정부에 비견할 수 없을 정도다. 구조상 지자체는 정부보다 무능하거나 부패할 수가 없다. 감사만 해도 엄청나게 많고, 그런데 중앙정부는 스스로 감시하지 않나. 
 
프레시안 : 청년 배당 등 복지 정책 때문에 여러 소송이 한꺼번에 진행 중 아닌가. 
 
이재명 : 경기도가 먼저 제기했다. 물론 법과 상식에 따라 법원이 판단한다면 이길 것이라고 본다. 지방자치는 헌법에 따라 독자적 권력과 독자적 재정을 가지고 있다. 정부 산하 기관이 아니다. 주민 복리에 관한 사안을 지방정부가 독립적으로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법에는 중앙정부와 '협의'하라고 돼 있다. '협의'는 우리도 했다. 그런데 협의가 잘 안 됐다. 안 되면 사회보장위원회 조정에 넘기게 된다. 그럼 우리는 조정 결과를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나? 아니다. 조정 결과를 반영하라고 법에 써 있다. 법 조항이 '따른다'가 아니다.  
 
그 조항을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하는 건 일방적인 해석일 뿐이다. 법원과 헌재가 이런 억지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이 정치하는 곳도 아니고, 법을 따라 심사숙고해서 합리적 결론을 내기면 이길 것이다.
 
프레시안 :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다면?  
 
이재명 : 지면 법에 따라야지.  
 
프레시안 : 청년들의 실망이 클텐데….  
 
이재명 : 청년들의 몫이다. 그런 소송을 거는 도지사를 뽑았잖아.(웃음) 사실 다른 지자체도 협의 중인데 예산은 편성해 놓은 곳이 많다. 그런데 그런 곳은 소송 안 걸면서 성남시만 콕 찍어 소송을 제기했다. 거긴 합법이고 우리만 불법인가? 집행을 하는 예산은 불법이 되고, 집행을 안 하는 예산은 합법인가? 이 재판에서 지면 못 한다. 섭섭해 해도 어쩌겠나. 그런 도지사가 뽑히도록 왜 가만히 있었냐고 물어야지.  
 
 
"청년 배당은 노인기초연금이고 서울시 청년 수당은 '노인 일자리 사업'"
 
프레시안 : 서울시에서도 청년 수당이라는 이름으로 청년 지원 활동을 곧 시작한다고 한다. 언론에서는 비슷한 정책으로 같이 묶어서 많이 얘기하는데, 평가를 해본다면?
 
이재명 : 각 자치단체마다 필요와 상황에 맞춰 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다 똑같이 하라고, 획일적으로 하라고 강요하지만 그건 자치를 부인하는 행위다. 각 지차체가 청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필요한 각종 정책을 만들어내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서울시의 정책은 청년 배당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비교 대상도 아니다. 청년 배당은 부분적 기본소득의 개념이고 청년 수당은 선별적 청년 복지 정책이다. 굳이 비슷한 예를 들자면 성남시는 노인기초연금이고 서울시는 노인 일자리 사업이다. 
 
프레시안 : 정치 얘기를 마지막으로 해보자. 4.13 총선을 앞두고 있다. 야권은 분열돼 있고, 여당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들이 많다.  
 
이재명 : 야권에 매우 비관적인 상황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를 통해 진짜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인과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인이 가려질 것이라 본다. 정치가 권력을 획득하고 월급 받으려고 해 먹는 '짓'이 아니지 않나. 우리 공동체가 어디로 갈지 고민하는 것이 정치다. 실제로는 자기 자리 유지에만 급급하고 국민과 나라 생각은 없는 정치인이 상당히 많다. 전체는 다 죽이고 자기 혼자 혜택을 보겠다는 사람들이 이번에 걸러지지 않을까? 또 걸러져야 한다.  
 
프레시안 : 긴 시간 얘기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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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조 전 통일차관 유고집 『이봉조의 통일 수첩 』

임동원 “‘피스 메이킹’의 길을 함께 걸었던 동료”<화제의 책> 이봉조 전 통일차관 유고집 『이봉조의 통일 수첩 』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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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13  1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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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은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알고, 평화는 깨지고 나서야 그 귀중함을 아는 것일까? 연일 ‘평양 진격’이니 ‘서울 해방’이니 군사적 갈등이 커져만 가는 상황에서 ‘평화를 만드는 길’(피스 메이킹)에 전념했던 한 인간에 대한 발자취가 출간돼 주목된다.

   
▲ ‘이봉조 유족회’가 2주기를 맞아 엮은 『이봉조의 통일 수첩 - 협력을 위한 평화, 평화를 위한 협력』(출판사 옹기쟁이) 표지. [자료사진 - 통일뉴스]

이봉조(1954~2014) 전 통일부 차관의 2주기를 맞아 ‘이봉조 유족회’가 『이봉조의 통일 수첩 - 협력을 위한 평화, 평화를 위한 협력』(출판사 옹기쟁이)을 펴냈다. 60세를 일기로 갑작스럽게 별세한 고인의 수첩 기록과 기고문, 연보를 정리한 것.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서는 통일이 진전되어야 하고, 통일부에서 일하는 것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1980년에 통일부 직원 채용 공고를 보고 응시해서 근무를 시작하게 됐다.”

이봉조는 민화협 기관지 『민족화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통일부(당시 통일원) 입부를 이같이 설명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흥사단 활동으로 사회의식이 싹텄고, 서강대학교를 다니면서 ‘데모’에 참가했던 ‘운동권 학생’ 전력의 그가 통일원에 들어간 것은 그의 말대로 ‘운이 좋았다’.

그가 통일부 통일정책실장과 청와대 통일비서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정책조정실장 등 중책을 맡다 통일부 차관을 끝으로 통일부를 떠난 2006년까지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이 활발하게 펼쳐지던 시기다.

그의 상관이었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추천사에서 “고인과 나는 ‘피스 메이킹’의 길을 함께 걸었던 동료였던 셈”이라며 “이 책은 1990년로부터 2010년대까지 20여 년간 ‘피스 메이킹 시대’의 일부를 복원해주고 있다”고 적었다.

실제로 그가 남긴 수첩에는 1990년대 초반 진행된 남북고위급회담과 남북기본합의서에 관한 메모들이 확인되며, 헌법이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음’에 반해 현실은 ‘de facto(사실상) 국가로 승인’하고 있는 모순에 관한 메모는 이후 남북기본합의서에 남북한 특수관계로 표현돼 현실화 됐다.

그의 가장 화려한 활약은 아무래도 2000년 6월 제1차 남북정상회담과 2005년 5월 제1차 남북차관급회담을 꼽을 수 있다. 남북관계에서 역사적인 이들 사건에 그는 청와대 통일비서관과 통일부 차관으로서 핵심적인 역할과 주역을 담당했고, 그 과정을 수첩에 메모했다.

그의 메모에 따르면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대중 대통령은 “과욕을 부리지 않겠다”, “1972. 2. 닉슨 미국 대통령은 마오쩌둥을 만났다. 그 만남은 어떤 합의보다 중요했으며, 역사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어렵고 심각한 문제는 시간을 두고 협의해갈 것” 등을 언급했음을 알 수 있고, 그는 평양 백화원 2호각 281호실에 천해성 청와대 행정관과 함께 묵으며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했음이 확인된다.

그의 메모는 남북정상회담 분위기에 대해 “허심탄회, 오해 풀고 신뢰 조성에 역점. 성과는 덤으로 생각. 54시간 체류 기간 중 11시간 대화”라고 적었고, 김 대통령의 발언을 4개 분야로 요약하면서 ‘의제 주도’라고 기록했다. ‘이봉조 판 김대중-김정일 대화록’인 셈.

스스로 ‘가장 힘이 컸던 시기’로 회고한 바 있는 NSC 정책조정실장 때는 6자회담까지 관할했고, 2006년 제15대 통일부 차관에 취임해 1년 7개월간 직무를 수행했다. 차관으로서 제1차 남북차관회담에 나서 제15차 장관급회담 개최와 평양 6.15통일대축전 남측 정부 대표단 참가, 비료 20만톤 지원 등의 합의를 이끌어낸 과정도 기록됐다.

통일연구원장을 거쳐 야인이 된 그는 흥사단 도산통일연구소 소장 등을 맡아 활발히 활동했고, 공직을 떠난 후 본격적으로 여러 언론에 기고한 글들은 이 책의 2부에 고스란히 실렸다.

“우리는 남북대화에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남북대화의 재개 이것만이 그나마 우리가 11월의 날씨마냥 우울한 갈등과 고립에서 벗어나 2014년 새해를 밝은 마음으로 맞게 하고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는 <통일뉴스>의 경우 20013년 11월 4일자 칼럼 ‘최근 한반도를 둘러 싼 정세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끝으로 그해 12월 ‘간암 판정’을 받고 “더 이상 기고를 이어갈 수 없다”고 양해를 구해왔고, 2014년 3월 15일 세상을 떠났다.

“문제의 근본을 직시하고 신중한 실리 외교를 추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남북관계의 안정을 위해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놓아야 한다. 나아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구체적인 행동계획으로 옮겨 동북아 갈등 구조의 해결에도 기여해야 한다.” 그가 <국제신문> ‘시사프리즘’에 남긴 마지막 공개 기고문의 마지막 구절이다.

임동원 전 장관은 “내가 아는 고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바로 이러한(통일 업무 공직자의) 요건과 자질을 고르게 갖춘 뛰어난 통일 관료였다”며 “오늘날에도 그가 나와 함께 일하며 보여준 전문성과 정책 입안 능력, 협상 능력, 통일에 대한 확고한 신념에 대해서는 평생 지워지지 않을 깊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회고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역시 추천사에서 “상아탑 속에서 이론적으로 쓴 글들이 아니고 통일 문제 최일선에서 복잡다단한 문제들과 부대끼면서 느낀 점, 아쉬웠던 점, 개선점들을 정리해 놓은 글들”이라며 “그저 그런 한 사람의 유고집이라고 쓰-윽 한번 훑어보고 말 일이 아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을 엮은 필자는 “분단의 역사에 가장 우선되는 시대정신은 통일”이고 “자주적인 평화 통일을 향해 실천한 시대정신이 바로 햇볕정책”이라면서 “그 성공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다 뜻을 미처 다 이루지 못하고 아쉽게 떠난 고 이봉조 차관, 고인의 유지에 따라 생전의 가까운 지인들이 살아온 행적을 모아 훗날을 위한 자료집을 발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사와 동료는 물론, 부하 직원들에게도 사리에 맞지 않거나 무리한 보고 또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거나 “이봉조 스스로는 배경도 없고, 가진 것도 없으므로 매사에 열심히 노력할 뿐이라고 아내에게 말하곤 했다”는 등 연보를 비롯한 책 내용 곳곳에는 ‘인간 이봉조’의 면면도 녹아있다.

   
▲ 2009년 11월 13일, 임동원, 정세현,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이 재일 삼천리철도 도상태 이사장 일행을 초청해 도라산역과 판문점을 둘러봤다. 사진 맨 왼쪽이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 맨 오른쪽이 이봉조 전 차관의 파트너인 남상삼 삼천리철도 부이사장. [자료사진 - 통일뉴스]

사족으로 이 책을 소개하는 기자 역시 재일동포 통일단체인 ‘삼천리철도’(이사장 도상태)를 취재하며 이봉조와 파트너인 남상삼 삼천리철도 부이사장의 교류를 지켜본 적이 있다.

남북철도 연결을 위해 해외에서 성금을 낸 삼천리철도가 정작 남북철도 개통식에 초대받지 못한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 임동원, 정세현,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삼천리철도 간부들을 초청해 도라산역을 둘러보았고, 삼천리철도는 이들을 일본 나고야로 초청해 강연회를 열었다. 이후 삼천리철도는 한겨레통일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봉조 전 차관과 남상삼 부이사장은 이 과정의 실무책임을 맡아 빈틈없이 일을 추진했고, 이봉조 전 차관은 나중에 한국을 방문한 남상삼 부이사장 부부를 안내해 서울 구경은 물론, 지리산 둘레길을 함께 걷는 등 개인적으로도 도타운 친분을 쌓아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남상삼 부이사장이 2012년 6월 먼저 세상을 등졌고, 이봉조 전 차관 역시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다.

대북 밀사역을 담당했던 박철언 특보의 『역사를 위한 바른 증언』이나 임동원 전 장관의 『피스 메이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의 『칼날 위의 평화』 등이 모두 남북관계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이들의 자필 원고라면, 이봉조 전 차관의 『이봉조의 통일 수첩』은 유고집이라는 점에서 아픔이 남는다.

‘이봉조 유족회’와 지인들은 고인의 2주기인 오는 15일 오후 5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메모리얼파크(포레스트헤븐 1계간 4-10)에서 추도 및 『이봉조의 통일 수첩』 헌정식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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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김주열 열사 시신, 바다에 버릴때 내가 운전했다"

김덕모씨, 3·15의거 56주년 앞두고 묘소 참배 '56년만의 증언'

16.03.13 21:55l최종 업데이트 16.03.13 21:55l

 

"그동안 죄스러웠다. 위에서 시키니까 운전을 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많이 기도했다. 천국에서 편안히 잘 쉬고 계시라고 빌었다. 그런 마음으로 매일 새벽 묵주기도 15단을 드렸다."

김덕모(76, 마산)씨가 3·15의거 56주년을 앞두고 13일 오후 국립3·15묘역에 있는 김주열(1943~1960) 열사 묘소를 참배하고 나오면서 한 말이다. 천주교를 믿는 김씨는 묘소 앞에 헌화한 뒤 성호를 그어 기도했고, 묘비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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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 3월 16일 새벽, 경찰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김주열 열사의 시신을 마산 앞바다에 버릴 당시 짚차를 운전했던 김덕모(76)씨가 13일 오후 국립3.15묘역에 있는 김주열열사 묘소(가묘)를 참배한 뒤 묘비를 쓰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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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 3월 16일 새벽, 경찰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김주열 열사의 시신을 마산 앞바다에 버릴 당시 짚차를 운전했던 김덕모(76)씨가 13일 오후 국립3.15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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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를 짚은 그는 김영만(72) 전 김주열 열사 기념사업회 회장의 부축을 받으며 묘역 계단을 힘겹게 올랐다. 김영만 전 회장은 김주열 열사와 옛 마산상고 입학 동기로, 오랫동안 김주열 열사를 기리는 사업을 벌여오고 있다. 

김씨는 참배를 마치고 나오면서 "직접 와보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살아생전에 한번은 와보고 싶었다. 이렇게라도 속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몸이 불편해 부모님 묘소도 가보지 못하는데,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해서 짐을 덜게 되었다"고 말했다.

남원 출신인 김주열 열사는 이승만 정권의 3·15부정선거에 항의하며 일어났던 3·15의거에 가담했다가 경찰이 쏜 최루탄이 눈에 박힌 채 죽었다. 김주열 열사의 시신은 1960년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떠올랐고, 이것이 기폭제가 되어 4·19혁명이 일어났다.

김주열 열사 시신 옮긴 차량의 운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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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 3월 16일 새벽, 경찰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김주열 열사의 시신을 마산 앞바다에 버릴 당시 짚차를 운전했던 김덕모(76, 왼쪽)씨가 13일 오후 김영만 전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회장을 만나 당시 지도를 펼쳐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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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모씨는 왜 김주열 열사한테 "죄스럽다"고 했을까. 1960년 3월 16일 새벽, 경찰이 김주열 열사의 시신을 지프 차에 실어 마산항 부두 쪽으로 옮겼을 때, 그가 바로 운전수였다.

그는 지난해 10월 9일, 우연히 라디오방송을 듣다가 김주열 열사 기념사업회에서 '민주성지 하루 역사탐방' 프로그램을 벌인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날 그는 곧바로 사무실에 전화해 김영만 전 회장을 만났다.

그는 50년 넘게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증언'을 했고, 3·15의거 56주년을 맞아 묘소를 참배하기로 했으며, 이날 국화꽃을 들고 찾았던 것이다. 김주열 열사의 시신은 남원에 있고, 마산 국립3·15묘역에는 가묘가 있다.

3월 16일 새벽, '지프 차에 시신 싣고'

묘소 참배에 앞서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에서 김덕모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덕모씨는 부산에서 중학교를 마친 뒤 마산에 살고 있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았던 그는 아는 사람에게 자동차 운전을 배웠다.

당시 그는 20살이 되기 전에는 운전면허증을 정식으로 받을 수 없어 '가짜 면허증'으로 운전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정식 운전면허증을 받은 김씨는 마산에 사는 한 사업가의 지프 차를 운전했다. 당시 경찰은 차량이 많이 없어 이 사업가의 지프 차를 간혹 빌려 쓰기도 했다.

당시 '반공청년단' 소속이던 김씨는 지프 차를 운전하며 경찰을 돕기도 했다. 마산경찰서 박종표 경비주임은 3월 15일 김씨가 운전하는 지프 차를 타고 다녔고, 김씨는 온종일 박종표와 지냈던 것이다. 경찰은 다음 날인 16일 새벽, 김씨가 운전하던 지프 차에 김주열 열사의 시신을 실어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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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 3월 16일 새벽, 경찰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김주열 열사의 시신을 마산 앞바다에 버릴 당시 짚차를 운전했던 김덕모(76)씨가 13일 오후 김영만 전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회장 등과 함께 국립3.15묘역을 찾아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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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 3월 16일 새벽, 경찰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김주열 열사의 시신을 마산 앞바다에 버릴 당시 짚차를 운전했던 김덕모(76)씨가 13일 오후 국립3.15묘역에 있는 김주열열사 묘소(가묘)를 참배하기 위해 김영만 전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회장의 부축을 받으며 오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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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모씨는 김주열 열사 시신과 관련해 <마산시사>나 <3․15의거사>, <3․15 마산의거의 사적 고찰> 등에 기록된 내용과 다른 '증언'을 했다. 당시 손석래 마산경찰서장의 명령을 받고 박종표 마산경찰서 경비주임이 지프 차에 시신을 실어 마산 앞바다에 유기했다.

교통주임이 최루탄이 눈에 박힌 김주열 열사의 시신을 1960년 3월 15일 밤 10시경 마산 남전(지금의 한전, 현 무룹병원 앞) 앞에서 발견해 손석래 마산경찰서장한테 보고했다. 그리고 다음 날 새벽, 경찰서장의 명령에 따라 시신을 유기한 것이다.

그런데 김씨는 김주열 열사의 시신을 지프 차에 실었던 장소가, 지금까지 알려진 마산 남전 앞이 아니라 마산세무서(현 마산합포구청 앞) 옆이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세무서 울타리는 탱자나무였고 그 옆에 작은 도랑이 있었다"며 "거기서 시신을 지프 차에 실었다"고 말했다.

이 증언을 들은 김영만 전 회장은 "마산 남전과 마산세무서 거리는 200m 정도 떨어져 있다. 시신을 유기한 시간이 16일 오전 5시경으로 추정되는데, 15일 오후 10시경 발견된 뒤부터 누군가에 의해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신 옮기는 차에 민간인 한 명 더 있었다" 새 증언

지금까지 시신을 옮긴 지프 차에는 운전수(김덕모)와 박종표 경비주임, 2명의 경관(한대근·황재만)만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김씨는 한 명이 더 있었고, 그 사람은 민간인이었다고 증언했다. '한 명이 더 있었다'는 증언은 새로 나온 것이다.

그는 "당시 지프 차에는 모두 5명이 타고 있었다. 반공청년단 활동을 했던 민간인이었다"며 "그 사람은 지금도 이름을 기억하고, 그 뒤 어떤 일을 했는지도 안다. 지금은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 민간인 이름을 거명했지만 "후손이 있기에 밝히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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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 3월 16일 새벽, 경찰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김주열 열사의 시신을 마산 앞바다에 버릴 당시 짚차를 운전했던 김덕모(76)씨가 13일 오후 국립3.15묘역에 있는 김주열열사 묘소(가묘)를 참배하기 위해 김영만 전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회장의 부축을 받으며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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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 3월 16일 새벽, 경찰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김주열 열사의 시신을 마산 앞바다에 버릴 당시 짚차를 운전했던 김덕모(76)씨가 13일 오후 국립3.15묘역에 있는 김주열열사 묘소(가묘)를 참배하기 위해 김영만 전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회장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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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증언이 있다. 지금까지는 시신을 옮기기 위해 지프 차의 뒷부분 '시트'를 뜯어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는 "지프 차 운전을 했기에 시트를 뜯어냈다고 하면 운전수가 알고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김영만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에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지프 차 시트는 뜯어내지 않았고, 뒷좌석에 앉은 사람들이 시신을 가운데 앉힌 상태에서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김덕모씨는 "그때는 나이도 어리고 해서 시신을 싣고 간다는 생각에 겁이 많이 났다. 처음에 시신 상태를 한번 보았는데 최루탄이 눈에 박혀 있었다"고 증언했다.

당시 경찰서장은 "시신을 감쪽같이 없애라"거나 "알아서 없애라"고 명령했다. 박종표 등 경찰은 처음에 시 외곽으로 가서 시신을 야산에 묻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삽 등 장비가 준비되지 않았고, 아침에 시골에서 시신을 옮기는 과정에서 주민에 의해 발각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김씨는 "일부 기록에 보면 군용 헌병차가 지프 차를 추격했다는 내용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고, 따라오는 헌병차는 없었다"며 "당시 지프 차 유리가 없는 상태에서 운전해 가다 보니 새벽이고 해서 굉장히 추웠고, 그래서 시 외곽이 아니라 바닷가 쪽으로 가기로 했다"고 증언했다.

또 어떤 기록에는 시신을 실은 지프 차가 옛 마산경찰서(현 마산중부경찰서) 앞까지 갔다가 돌아와 해안도로를 통해 마산 중앙부두로 갔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김씨는 "경찰서까지 가지 않았고, 세무서와 경찰서 사이에 있는 옛 소방서 앞 도로를 나와 바로 바닷가 쪽으로 갔다"고 말했다.

"돌로 철사 끊어 시신 매다는 데 사용"

시신을 바다에 던질 때 상황도 이야기했다. 김씨는 "당시 마산제1부두(현 가고파국화축제장) 쪽에는 공사를 위해 철사로 돌을 묶어 놓은 게 있었고, 시신을 돌에 매달기 위해 철사를 작은 돌로 끊어서 사용했다"고 말했다.

김영만 전 회장은 "시신을 어떻게 바다에 유기했는지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새로운 증언이 나온 것"이라며 "아무런 도구도 없이 철사를 사용해 완전하게 고정하지 않았으니까 한참 뒤에 철사가 풀려 시신이 물 위로 떠올랐던 것"이라 풀이했다.

김주열 열사의 시신은 행방불명된 지 27일만인 그해 4월 11일 마산 앞바다(마산 중앙부두 쪽)에서 떠올랐다. 그 뒤 김씨는 한동안 숨어 지냈고, 경찰과 진술을 짜 맞추는 과정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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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 3월 16일 새벽, 경찰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김주열 열사의 시신을 마산 앞바다에 버릴 당시 짚차를 운전했던 김덕모(76)씨가 13일 오후 국립3.15묘역에 있는 김주열열사 묘소(가묘)를 참배하며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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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진주와 부산의 호텔, 여관에서 경찰과 지내기도 했고, 부산에 있는 경찰 간부의 집에 가기도 했다"며 "있었던 일을 그대로 진술하지 않았고, 경찰과 짜 맞추기를 했다"고 말했다.

김덕모씨가 김주열 열사의 최루탄 피격과 관련해 처벌을 받을 이유는 없었다. 그는 단지 경찰의 지시에 의해 지프 차를 운전한 게 전부였다. 그는 당시 검찰에서 진술서를 써주고 풀려났고, 곧바로 군대 입대했다.

김씨는 "경찰과 짜 맞추기를 어느 정도 한 뒤 자수하라고 해서 스스로 찾아가 진술서를 썼다. 그랬더니 입대하라고 해서 군대 갔다"고 말했다.

김영만 전 회장은 "4월 11일 이후 국회 진상조사단이 꾸려지고 난리가 났다. 경찰이 그 뒤에도 짜 맞추기를 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라며 "56년이 지났지만, 김덕모씨가 중요한 증언을 해주어 다행이다. 용기를 내주어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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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 3월 16일 새벽, 경찰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김주열 열사의 시신을 마산 앞바다에 버릴 당시 짚차를 운전했던 김덕모(76)씨가 13일 오후 국립3.15묘역에 있는 김주열열사 묘소(가묘)를 참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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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 3월 16일 새벽, 경찰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김주열 열사의 시신을 마산 앞바다에 버릴 당시 짚차를 운전했던 김덕모(76)씨가 13일 오후 국립3.15묘역에 있는 김주열열사 묘소(가묘)를 참배한 뒤 김영만 전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회장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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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핵전쟁 시나리오, 결국 북한이 이긴다?

 
[정욱식 칼럼] 핵 무장, 가능하지도 타당하지도 않은 이유
 
| 2016.03.11 16:47:51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마다 익숙한 풍경이 몇 가지 있다. 북한의 숨통을 끊어 놓을 정도로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 제재를 가해야 한다거나, 북한의 핵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사드(종말단계 고고도 지역 미사일 방어체제, THAAD)를 조속히 배치해야 한다는 주문이 대표적이다.

북한이 '수소탄'이라고 주장한 4차 핵실험 이후에도 이러한 풍경은 어김없이, 아니 더 강경하게 재연되고 있다. 한-미-일은 독자적인 대북 제재를 마련하는 한편, 유엔 안보리에서도 '끝장 제재'를 추진 중이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쏘아 올리자, 한미 동맹은 사드 배치 논의를 공식적으로 착수했고, 박근혜 정보는 개성공단 폐쇄를 불사한 '전면 중단'을 발표했다.

북핵 대처와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한국의 독자적인 핵무장론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여전히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일부 정치인과 전문가 그리고 언론은 '핵에는 핵으로 맞서야 한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한국의 핵무장 능력을 상당히 높이 평가하면서 결단만 내리면 수년 내 상당수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그러나 한국의 핵무장은 기술적으로도 그리 쉽지 않고, 정치·외교적으로는 불가능하며, 안보적으로는 자해적이다. 왜 그런지 하나씩 따져보자. 
 

▲ 북한의 '수소탄' 시험 이후 남한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6일 북한이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를 통해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는 내용의 정부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 리춘희 아나운서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AP=연합뉴스


한국의 핵무장 능력은? 

한국의 핵무장 능력이 새롭게 조명받은 시기는 2015년 4월이었다. 찰스 퍼거슨 미국과학자협회(FAS) 회장이 미국 워싱턴에서 핵 전문가와 미국 관료 및 의회 전문가가 참석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발표한 내용이 국내 언론에 소개된 것이다. 이 자리에서 퍼거슨은 "한국이 마음만 먹으면 5년 내 수십 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주목한 핵발전소(원전)는 월성에 있는 4개의 가압 중수로이다. 천연 우라늄을 사용하는 중수로의 사용 후 연료에는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경수로보다 플루토늄의 농도가 높다. 이를 근거로 퍼거슨은 한국이 이들 4개 중수로에서 5년 내에 수십 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미국의 핵 전문가인 토머스 코크란과 매튜 매카시는 한국이 4개의 가압중수로에서 매년 416개의 핵폭탄 분량에 해당하는 플루토늄 2500킬로그램을 생산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은 국내 핵무장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서울대학교 원자력공학과 서균렬 교수다. "2년 내에 최대 100개까지 생산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한국의 핵발전소에 쌓인 사용 후 핵연료는 1만 톤에 육박"하고 "이 중 플루토늄이 수십 톤으로 핵폭탄 한 발 제작에 플루토늄 5킬로그램 정도가 필요하니 핵폭탄 대량 생산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의 주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우리의 레이저 우라늄 농축 기술은 세계가 주목할 만한 경지에 이르고 있어 플루토늄이 없이도 단기간에 핵무장이 가능"하고, "우리는 강력 화약 TNT 고폭 실험을 통하여 핵폭발에 관한 공학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핵실험 없이 슈퍼 컴퓨터만으로도 핵탄두 설계가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의 결론은 이렇게 이어진다. "국가가 결심하고 정치인들이 방패만 되어준다면 핵 개발은 연탄 찍기처럼 간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는 몇 가지 중요한 문제점들이 내포되어 있다. 우선 플루토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대량으로 생산하려면 대규모 재처리 시설이 필요하다. 한국이 재처리와 관련한 연구 개발 기술을 일정 정도 축적했지만, 아직 상용화해본 경험은 없다. 또 북한 영변의 재처리 공장과 일본 도카이무라 재처리 공장의 연간 플루토늄 생산량이 20킬로그램 정도이다. 이에 따라 한국이 연간 수백 킬로그램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재처리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 기술적으로 타당하다.

레이저 농축 기술 역시 아직 상용화된 기술로 보기 어렵다. 일부 국가에서 레이저 농축으로 핵연료 생산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세는 원심 분리기를 이용한 우라늄 농축이다. 핵심적인 이유는 레이저 농축 기술이 우라늄의 농축 속도를 높일 수는 있지만, 많은 양을 생산하기 어렵다는 점에 있다. 한마디로 원심 분리기보다 효율성이 떨어진다.

더구나 한국은 2000년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하지 않고 레이저를 쏴서 0.2그램의 고농축 우라늄을 실험용으로 추출했다가 미국과 IAEA에 발각된 적이 있다. 그 이후 한국의 레이저 농축 기술은 정체 상태에 있다는 게 이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의 전언이다.

한국이 핵실험 없이도 핵무기 제조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검증되지 않은 것이다. 슈퍼 컴퓨터를 이용한 모의 핵실험은 실제 핵실험을 통해 다량의 데이터를 확보한 이후에나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핵실험 데이터를 보유한 미국조차도 핵무기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실제 핵실험의 문을 닫아서는 안 된다며, 포괄 핵실험 금지 조약(CTBT) 비준을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핵실험 경험도 일절 없고 데이터도 전혀 없는 한국이 과연 '실험 없는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까닭이다. 더구나 현대식 핵무기는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화가 필수적이고, 소형화는 실험을 통한 데이터 축적이 전제되어야 한다. 

'핵무기를 갖고 있는 가난한 한국'이 목표인가? 

물론 한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결단을 내리고 총력을 기울이면 핵무기를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기술적인 문제보다 더 심각한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한국이 갈수록 촘촘해지고 있는 국제 핵 비확산 체제를 뚫고 핵 문턱에 넘어서려다간 '쪽박' 찰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독재국가인 북한과 달리 민주 국가인 한국에서 주민들의 동의를 받는 것도 쉽지 않다. 쉽게 말해 한국의 핵무장은 정치·외교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먼저 국제적 현실부터 보자.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이자 IAEA의 상시 감시를 받고 있다. 몰래 핵무기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이 핵무기를 만들려면 북한처럼 NPT와 IAEA를 탈퇴해야 한다. 한국이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될까?

우선 한국의 유엔 안보리 회부는 불가피해진다. 'NPT를 탈퇴할 경우 안보리 차원에서 다룬다'는 국제적 공감대가 이미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엔 안보리의 한국에 대한 제재는 한국의 핵무기 개발 수위 및 입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런데 가장 먼저 취해질 조치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라늄 금수 조치이다. 한국은 자체적으로 우라늄 광산이 없기 때문에, 비축해 놓은 핵연료가 떨어지면 '원전 제로'를 강요받을 처지에 몰릴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전력 대란과 의료 대란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래도 한국이 고집을 꺾지 않으면,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라크, 북한, 이란 등의 사례를 종합해보면, 국제사회의 수출 통제 품목은 핵과 미사일, 그리고 생화학 무기 등으로 전용될 수 있는 거의 모든 공산품을 포괄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무역 의존도는 85%에 이른다. 국제 금융 시장과 신용 평가사의 움직임에도 대단히 민감하다. 

한국에 대한 제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일부 국가들은 독자적인 제재를 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동맹국인 미국과 준동맹으로 가고 있는 일본은 일방적인 제재 수위를 조절할 수도 있겠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강도 높은 경제 제재로 한국의 핵무장 의지를 꺾으려고 할 것이다. 특히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한국에게 중국의 제재는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되고 말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보면 그 결과는 자명해진다. 엄청난 비용을 치르고 핵클럽에 가입하기도 전에 백기 투항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내적으로도 커다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우라늄 금수 조치로 인해 농축 공장은 만들어도 곧 소용없게 된다. 대안이라고 할 수 있는 재처리 공장을 짓는 것도 쉽지 않다. 미국이 한국의 사용 후 연료의 형질 변경, 즉 재처리 시설 보유에 동의해줄 가능성도 극히 낮지만, 설사 미국이 동의해주더라도 문제가 따른다. 재처리 시설은 으뜸가는 위험 시설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 주민들과 환경 단체들의 반발을 야기해 입지 선정부터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다. 

재처리 시설을 만들어 가동하더라도 한반도 유사시 피격 대상이 될 수 있고 피격시 그 자체가 엄청난 방사능 물질을 뿜어내는 핵폭탄이 될 위험이 크다. 또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실질적인 핵무장을 위해서는 핵실험이 필요하다. 과연 좁은 영토에 5000만 명이 모여사는 대한민국에서 지하 핵실험장을 건설하고 실제 실험할 수 있을까?

핵무장은 안보적 자해 조치 

안보적으로도 치명상이 불가피해진다. 한국의 독자적인 핵무장은 미국 핵우산에 대한 불신의 다른 표현이다. 기실 한미 동맹은 한국의 독자적인 핵무장 포기와 미국 핵우산 제공의 교환과 다르지 않다. 이에 따라 한국이 핵무장을 추진하면 한미 동맹의 파기까지 감수해야 한다. 

미국을 믿지 못하니까 핵무기를 갖겠다는 한국을 방치할 경우 미국의 세계 전략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그래서 미국은 초장에 한국의 기를 꺾어놓으려고 할 것이다. 그래도 한국이 핵무장을 고집하면 한미 동맹에 일대 파란은 불가피해진다. 과연 독자적인 핵무장이 한미 동맹과 맞바꿀 정도의 안보적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드는 까닭이다.
 

▲ 지난 1월 10일 한반도에 전개된 미국 전략 폭격기 B-52(왼쪽). ⓒAP=연합뉴스


또 한 가지. 한국이 핵무장 추진에 따른 모든 난관과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북한과의 핵군비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북한은 우라늄 광산에서부터 재처리에 이르기까지 독자적인 핵연료 주기를 완성해놓고 있다. 또한 현재 20개 가까운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영변 핵시설만 가동해도 매년 7~8개의 핵무기를 추가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영토의 80% 가량이 산악 지형이고 수천 개의 지하시설도 갖고 있어 2차 공격 능력에 필수적인 핵무기의 은폐 및 분산 배치도 용이하다.

이에 반해 한국은 자체적인 우라늄 광산이 없고 핵연료 주기를 완성해 무기급 핵물질을 생산하려면 3년 안팎은 족히 걸린다. 핵전쟁 시나리오에서도 남한이 훨씬 취약하다. 대도시와 거대 산업 시설뿐만 아니라 24기에 달하는 핵발전소와 사용 후 연료 중간 저장소 등이 핵무기로 피격당하면 한국은 그야말로 아마겟돈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현실은 남북한이 '핵에 의한 공포의 시대'에 진입하면 우리에게 압도적인 공포의 불균형을 초래할 것임을 예고해준다. 

핵무기를 갖자? 감정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다. 동북아 6개국 가운데 미국, 중국, 러시아가 핵 강대국이고 북한도 기술적으로는 핵보유국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일본도 상당량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잠재적 핵 강대국이다. '왜 우리만 안 되느냐?'는 반문은 그래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독자적인 핵무장은 기술적으로 그리 쉬운 것이 아니고, 정치·외교적으로는 불가능하며, 안보적으로는 자해적 조치와 다르지 않다. 핵무장은 '헬조선'을 우려가 아닌 현실로 만드는 첩경인 셈이다. 

대안은 뭘까? 미국의 핵우산을 비롯한 강력하면서도 현명한 대북 억제력은 불가피하다. 이건 이미 있는 것이다. 두 가지가 추가되어야 한다. 하나는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서다. 또 하나는 협상다운 협상을 해보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북미 관계 정상화 등 근본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담판을 시도해야 한다. 이것도 익숙한 얘기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해본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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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탄두 가짜론은 천치...미 본토 과녘 발사대기”

 
 
“혼합장약구조로 제작된 핵탄두 우리식, 모형 아니다" 강조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6/03/13 [09:5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핵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자리에서 공개했던 공 모양의 둥근 핵 탄두는 가짜가 아니며 미제침략군 기지와 미국본토를 과녘으로 삼고 항시적인 발사 상태에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연합뉴스는 13일 조선의 대외매체인 '조선의 오늘'에 나온 기고문을 인용 "이미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주요타격대상들을 사정권 안에 둔 공격수단들이 실전배비(배치)되고 아시아태평양지역 미제침략군기지들과 미국본토를 과녁으로 삼은 강력한 핵타격수단들이 항시적인 발사대기상태에 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조선 전략군 사령부 소속의 김태철 군관은 "가소로운 미국이 감히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핵으로 덮치려들 때에는 주저 없이 선제 타격하여 악의 제국을 지구상에서 영영 없애버리려는 것이 핵 전투원들의 가슴 속에 펄펄 끓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조선 인민군에서 미사일부대를 총괄하는 전략군의 김태철 군관은 이날 "거대한 열핵반응을 순간적으로 일으키는 우리 식의 혼합장약구조로 제작된 핵탄두들을 장착한 선군조선의 핵무기들은 군사의 군자도 모르는 천치들이 꾸며대는 뒤떨어진 모형이 아니라 세계가 아직 알지 못하는 최첨단 군사장비들"이라고 핵탄두 가짜론을 일축했다.

 

전략군의 김태철 군관은 "이미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주요타격대상들을 사정권 안에 둔 공격수단들이 실전배비(배치)되고 아시아태평양지역 미제침략군기지들과 미국본토를 과녁으로 삼은 강력한 핵타격수단들이 항시적인 발사대기상태에 있다"고 경고했다.

 

김태철 군관은 "가소로운 미국이 감히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핵으로 덮치려들 때에는 주저 없이 선제 타격하여 악의 제국을 지구상에서 영영 없애버리려는 것이 핵 전투원들의 가슴 속에 펄펄 끓는 의지"라고 미국에 거듭 경고했다.

 

그는 "지금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은 우리의 중대경고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규모의 키 리졸브, 독수리 16 합동군사연습을 그 어느 때보다 광란적으로 벌리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김 제1위원장은 지난 9일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핵탄을 경량화해 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이 지난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식의 혼합장약 구조로서 열핵반응이 순간적으로 급속히 전개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로 설계된 핵탄두가 정말 대단하다"며"당의 미더운 '핵전투원'들인 핵과학자·기술자들이 국방과학연구 사업에서 커다란 성과를 이룩했다"고 크게 치하했다.

 

같은 날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인 로동신문은 대륙간 이동식탄도미사일(ICBM)급인 KN-08의 탄두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이는 공모양 '핵탄두 기폭장치' 추정 물체를 김정은 제1위원장이 둘러보는 사진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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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사태가 진정 '박심(朴心)'이 아니라면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6/03/13 10:35
  • 수정일
    2016/03/13 10:3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부산에 정체불명 찌라시까지...
박 대통령, 서병수 시장에 전화 한 통 하시라

[게릴라칼럼] 부산국제영화제 사태가 진정 '박심(朴心)'이 아니라면

16.03.12 15:25l최종 업데이트 16.03.12 20:01l

 

 

▲  박근혜 대선후보 공약집 중 일부.
ⓒ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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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집권 3년, '창조경제'에 쏟아부은 예산이 2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경제민주화와 복지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문화예술 분야의 '공약 기억상실증' 증세는 심각한 수준이다. 

의례적 수준인 '문화예술진흥법 및 공연법' 개정은 논외로 치자. 대선 핵심 공약이었던 '문화예술창작 지원 및 문화 콘텐츠 공정거래 환경 조성' 관련 공약은 비웃지 않고서야 버틸 재간이 없다. 특히나 '5대 글로벌 킬러콘텐츠(게임·음악·캐릭터·영화·뮤지컬) 집중 육성'이나 '독립·예술·다양성영화 제작지원 및 전용관 확대'라는 내용을 확인하는 순간, 당시 박근혜 캠프가 자신들이 무슨 공약을 내걸고 있는 것인지 알고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까지 든다.

문화 융성을 국정의 4대 정책기조로 꼽은 이 정부 들어 변화를 맞이한 부분이 있다고 우긴다면, 그래도 몇 가지 눈에 띄는 '활약'을 꼽아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그게 공약을 지키는 것은 고사하고, 전시행정일 뿐이거나 오히려 역행하는 방향이었다는 게 문제지만.

문화융성을 내건 정부의 3년간 문화 분야 활약상
 

▲  지난 2월 25일 열린 2016 부산국제영화제(BIFF) 정기총회 사진. 서병수 부산시장과 이용관 BIFF 집행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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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문화가 있는 날'. 문화체육관광부는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 '영화·스포츠·공연 및 박물관·미술관·고궁 등 주요 문화시설 무료 또는 할인'을 해주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할인만 있지 지원은 없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공연의 경우, 안 그래도 빈곤한 창작자들이나 민간에 부담을 가중시킨 꼴이다.

시립이나 국립으로 운영되는 전시관이나 고궁의 경우, 세금으로 보전하는 혜택 아닌 혜택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지금도 관련 공공단체와 민간단체들이 홍보 전선에 나서고 있지만, 딱히 수용자들로부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도 아니다. 시행한지 벌써 만으로 2년을 꼬박 채웠음에도 그 수준이다. 보통 전형적인 전시행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두 번째로, 끊이지 않는 정치검열 논란이다. 설정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현 정권을 풍자했다는 이유로 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 심사 과정에서 논란이 일었던 박근형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연극 <개구리>를 둘러싼 파열이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에서 정치적인 압박을 이유로 전시를 철회한 <세월오월>의 홍성담 작가 등 정치검열의 예는 차고 넘친다.

세 번째로, 낙하산 인사 논란이다. 공금 유용 등 갖가지 의혹으로 사임한 방석호 전 아리랑TV 사장은 빙산의 일각이다. 친박 인사로 분류됐던 고학찬 예술의 전당 사장 임명은 '낙하산 1호'라는 불명예와 함께 인사 논란의 신호탄이었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취임 후 영화, 오페라, 미술, 연극 등 문체부 산하 기관장 인사가 있을 때마다 밀실 인사, 코드 인사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대미는 부산국제영화제 사태다. 지난 2014년 19회 영화제 당시 <다이빙벨> 상영으로 촉발된 부산국제영화제와 서병수 시장 이하 부산시와의 갈등은 20회 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와 함께 봉합되는 듯 보였으나, 최근 21회 영화제의 성사 여부까지 우려스러울 만큼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논란의 한복판에 서병수 부산시장이 자리하고 있지만, 보다 윗선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청와대에서 하는 거예요. 그 직원들이 저한테 다 이야기했어요. 저는 그 사람들이 불쌍해요. 공무원들. 문화예술 공무원들."

'수첩공주'를 대통령으로, '시험 컨닝'을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빗댄 연극 <개구리>를 연출한 박근형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립극단이 기획했으나 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 심사에서 논란이 일자 공무원들이 자신을 직접 찾아왔다는 것이다. 비단 박 교수 사건에서만 그랬을까? 굳이 서병수 시장 혼자 그토록 국내외 영화인과 관객들, 그리고 언론의 비판을 받으며 십자가를 지고 고군분투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어른거리는 박심(朴心)
 

▲  부산 지역에 나돌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 관련 전단지.
ⓒ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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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시민 모두의 재산입니다."

최근 부산지역에 나돌고 있는 정체 모를 컬러 '찌라시'의 제목이다. 요는, 일부 영화인들이 의사결정 구조를 비롯해 영화제를 파행으로 운영하고 있고, 이를 위해 "시민, 양식있는 영화인, 영화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영화팬들이 (영화제를) 지켜내야 한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동안 서병수 시장이 해왔던 주장과 정확히 일치한다.

부산시와 서병수 시장은 언론 플레이, 여론전, 민간단체, 시의회를 통한 압박 등 쓸 수 있는 카드는 죄다 동원하고 있다. 지난 2일 급작스레 기자회견을 연 서병수 부산시장은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좌지우지한다"며 언론플레이를 펼쳤다. 지난달 25일 자신이 자리를 뜨면서 결국 파행으로 끝난 부산국제영화제 정기총회의 책임을 자문위원 등 일부 영화인에게 돌린 것이다. 이에 맞춰 일부 지역 언론들도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에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또 지난 7일 (사)부산영화영상산업협회, (사)부산정보기술협회, (사)부산영상포럼 등 총 20개 민간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자문위원 68명 신규 위촉"과 관련해 부산시의 편을 들고 나섰다. 이 단체들 중에는 실제 활동이 미비한 이름뿐인 단체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엔 새누리당 소속 부산시의회 경제문화위원회 강성태 의원이 시정질문을 통해 "집행위원장이 부산시와 사전 논의 없이 신규 자문위원 68명을 대거 위촉한 것은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8일 서병수 시장을 비롯해 당연직 조직위원들이 주도한 임원 회의에서는 신규 자문위원 해촉과 임시 총회 연기,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한 라운드 테이블 구성 등을 골자로 한 결의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측은 이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을 하고 나섰다. 9일 강수연 집행위원장을 대표자로 한 입장 표명을 통해 영화제 측은 "자문 위원 위촉은 정관에 따라 집행위원장의 권한과 책임 아래 이루어졌으며 해촉할 정관이나 법률 상 근거가 사실상 없다"며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새로운 정관을 통해 "당연직 임원회 구성도 바꿔서 영화제가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서병수 시장과 부산시 관련 임원들의 퇴진을 간접적으로 요구했다. 라운드테이블 역시 불특정 다수가 정관 개정에 관여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 의사를 확실히 했다.

이렇게 온갖 방법을 동원해 전면전에 나선 부산시에 대항해 영화제 측이 결사항전에 임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제 그만 하시라
 

▲  7일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박근혜 대통령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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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2회 창조산업 포럼에서 존 위팅데일 영국 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과 함께 문화창조산업 분야에서 민관 협력을 다질 것을 결의했다. 또 2017년 2월부터 1년 간 '한·영 상호교류의 해'(가칭)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부산국제영화제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분란만 일으켰던 문화체육관광부가 영국에 콘텐츠 기업 육성기관인 '문화창조벤처단지'를 조성한다니. 그 이름이 하도 거창하고 '창조경제'스러워 더 웃기지만, 세계 문화예술계가 주목하고 있는 자국의 국제영화제 사태는 방관한 채 해외로, 유럽으로 달려나간 김종덕 장관이 한심하다 못해 초현실적이기까지 하다.

2014년 12월 부산이 아시아 최초로 '유네스코 영화 창의 도시'로 지정됐던 사실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20여년 간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영화제이자 국내 영화산업 육성은 물론 해외 영화계와의 교류 창으로 발돋움한 부산국제영화제의 후광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성과다. 지금 정권 차원에서 치졸하고 조직적이며 집요하게 발목을 잡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는 그런 자리다.

청와대는 부산시와 서병수 시장의 행위가 '박심(朴心)'이라는 시선이 억울한가? '정권 차원의 흔들기'라는 서술이 오해인가?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 세계 유수 영화제와 영화인들, 그리고 국내 영화인들이 한 목소리로 중단을 요구하는 '부산국제영화제 죽이기'를 거둬야 한다는 말이다.

시대착오적인 '정치검열'에 대한 논란을 잠재울 수 기회다. 서병수 시장 이하 공무원들의 과잉충성이라 핑계를 대면 될 일이다. 그리도 불쾌해했던 <다이빙벨>이란 영화의 파급력도 그리 크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정관 개정 등 부산국제영화제 측과 영화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영화제와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해 줄 때다. 한마디로 하던 대로 하게 놔두면 된다.

반어로 듣든, 고언으로 듣든 상관없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박 대통령이 그리도 중시하는 '역사'과 '국정교과서'에 이렇게 기록될지 모를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 재임 당시 문화예술분야의 최대 치적 - 세계적으로 사랑받던 부산국제영화제를 망쳐 놓다"라고.

청와대 전화로 서병수 시장과 통화 한 번 하시라. "이제 그만 해도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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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실종 잠수함, 표류인가 매복인가!

북 실종 잠수함, 표류인가 매복인가!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3/12 [19:3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남측해역에서 좌초한 북의 유고급 잠수함을 인양하여 속초에서  전시하고 있다. 이 유고급 110톤 규모이며 연어급은 이보다 약간 더 큰 130톤 규모의 잠수함이다.     © 자주시보

 

 

▲ 북에서 수출한 연어급 잠수함을 자체 생산한 이란의 가디르급 잠수함     © 자주시보

 

 

▲ 연어급에 탑승한 이란 해군들     © 자주시보

 

 

12일 연합뉴스는 11일 미국 당국자들이 "이번 주초 북한 정권과 잠수함과의 교신이 끊어졌다"고 말했다는 CNN 뉴스를 보도하였다.

 

이 당국자들은 "미군이 동해안에서 북한의 잠수함 운용을 관찰해 왔으며잠수함이 사라진 뒤 북한이 수색하고 있는 상황을 정찰위성항공기함정을 동원해 며칠째 은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며 다만 "실종된 잠수함이 바닷속에서 표류하고 있는지아니면 가라앉았는지는 불확실하다"며 "훈련 도중 고장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북은 관련하여 미군에 잠수함 구조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실종된 북한 잠수함은 승무원 2명과 공작원 한 분대가 탑승할 수 있는 길이 21짜리 요노급(연어급소형 잠수함이라고 미국 국방 관계자가 밝혔다고 한다. 원래 연어급은 29m로 알려져 있다.

 

북의 연어급 잠수함은 자세히 공개된 것이 없지만 북에서 이란에 수출하여 이란이 자체 공장에서 생산한 가디르급 잠수함의 제원은 세상에 많이 알려져있다.

 

길이 29m정도로 크기가 작아 어뢰를 많이 탑재하지는 못하지만 두 개의 어뢰발사관을 이용하여 대함미사일과 어뢰를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일반 어뢰보다 4배나 빠른 쉬크발 어뢰도 장착이 가능한 매우 위력적인 잠수함으로 알려져있다.

 

잠수함은 작을수록 수심이 낮은 곳도 침투할 수 있으며 전기모터만 가동하여 매우 은밀하게 기동할 수 있기에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무기이다북도 10여척의 연어급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국방부는 보고 있으며 과거 남측의 꽁치그물에 걸려 남측에 나포되어 지금도 속초 바닷가에 전시하고 있는 잠수함은 유고급 잠수함이다.

 

연어급 잠수함에는 10여명이 탑승하기에 만약 이 잠수함이 고장을 일으켜 남측으로 표류하기 시작했다면 북은 미군측에 분명히 구조를 요청했을 것이다.

1996년 북 잠수함 강릉 침투사건도 북에서는 잠수함 고장으로 남쪽으로 표류하게 되었다면서 미군 측에 구조를 요청했었는데 미군이 그 사실을 국방부에 알리지 않아 강릉 바닷가에 좌초한 북 잠수함을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국군이 공격을 가하는 바람에 잠수함 요원들 대부분이 무의미한 남측과의 대결로 희생이 많이 나는 것을 막고자 자결을 하고 일부가 사건 보고를 위해 북으로 올라가면서 국군들과 이곳 저곳에서 교전이 벌어져 많은 국군 희생자가 발생하는 등 그 난리가 났었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북 잠수함 요원들이 자결을 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했다면 우리 국군은 더 엄청난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북이 아무런 구조요청을 하지 않았다면 고장이 아니거나 남측으로 표류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따라서 만약 미군이 북 잠수함과 본부와의 교신을 감청해왔었는데 그 교신이 끊겼다면 북 잠수함이 실전 대비 매복 작전에 들어간 것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본다.

잠수함은 엔진을 끄고 통신을 받기만 하고 보내지 않은 채 은밀한 바다 속 매복 작전에 들어가면 거의 발견이 불가능하다북의 이 잠수함이 이미 남측 주요 항구나 항공모함전단 인근에 매복에 들어갔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한반도 상황이 갈수록 긴장을 더하고 있다부디 북미 사이에 비상망이라도 잘 가동되어 심각한 충돌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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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기자 10명 구성’ 미군 일방적 통보에 기자단 불만 폭발

 

갈등 증폭 “미군 불통…한국군 실장도 미군만 두둔” 공보실장 “소통강화할 것”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2016년 03월 13일 일요일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키리졸브(KR)이 열리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방부 출입기자단이 한미연합사령부 한국군측 공보실장의 브리핑 참여를 요구하며 국방부 및 연합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 기자들은 공식브리핑에서 “연합사 한국측 공보실을 폐지하라”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비판하는 등 날을 세우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은 군사적 현안이 많은데도 한미연합사를 구성하고 있는 미군측이 취재응대에 있어 일방적 태도를 드러낸 것에 대한 불만이 쌓여왔기 때문이라고 기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그러다가 한미연합사령부 한국군측 공보실장인 박미애 육군대령이 국방부 브리핑에 참석할 수 없다고 하면서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지난 3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한 기자는 “한미연합사 공보실장(박미애 대령)이 29일에 와서 ‘자신들은 입이 없고 미국이 모든 것들을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들은 그냥 통로 역할만 한다’, ‘대외언론 관계뿐만 아니라 다른 역할도 하기 때문에 여기 지금 공개브리핑에 참석할 수 없다’라고 얘기했다”며 “한미연합사 한(국군) 측 공보실이 도대체 국민들에게 무엇을 알려줬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이 기자는 “한미연합사 한국측 공보관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자신들은 할 말이 없다고 얘기하는 게 이게 그러면 한미연합사라는 게 왜 필요하고,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왜 있으며, 공보실은 왜 있는지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며 “왜 국가 예산, 국민들의 혈세를 이렇게 축내면서까지 이렇게 있어야 되느냐”고 따져물었다. 그는 “자주국방을 외친 박정희 대통령의 따인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대통령을 하는데, 공보실장의 말은 굴욕적이고, 자주국방과는 동떨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들은 “아예 한미연합사 한국군측 공보실장 직제를 폐쇄하든가, 엄중 경고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들은 지난 7일에도 이 문제를 지적했다. 기자단은 지난달 말 연합사 측에 한미연합사령관이나 부사령관(김현집 중장)과 한미연합훈련이 끝난 뒤 면담(티타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연합사측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갈등은 한국언론에 대한 미군의 일방적 태도에서 기인한다고 기자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7일 오산 미공군기지에 도착한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배치 취재와 관련해 주한미군은 전날 취재인원 규모와 일시, 엠바고 등을 일방 통보했다고 기자들은 전했다. ‘10명으로 풀(POOL·공동취재단)을 구성해달라, 엠바고로 해달라, 시간은 몇시인지 모르겠으니 내일 아침에 알려주겠다’는 내용이었다는 것. 키리졸브 훈련이 들어가기 전에도 이런 일이 반복됐다고 기자들은 전했다.

A일간지의 국방부 출입기자는 11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연합사의 미군측 실장과 한국군측 실장 가운데, 미측에서 항상 일방적인 취재를 원한다”며 “하루 전날 ‘내일아침에 폭격기가 들어오니 풀기자 10명 구성해달라, 엠바고도 정해서’라는 통보를 해왔다. 그것이 왜 필요한 전력인지, 촬영목적이 뭔지에 대한 설명없이 그저 오전중에 온다는 것이 전부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초 핵항공모함과 잠수함이 들어올 때 그랬고, 그 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일방적이고 고압적 태도는 천안함 사건 이후 이런 일이 잦았다고 이 기자는 전했다.

더구나 당일 취재하러 갔을 때엔 제대로 촬영할 수도 없었다는 것. 이 기자는 “취재요청이 와서 갔더니 정작 폭격기는 쓱 지나가고 말았다. (너무 멀어서) 촬영도 안됐다. 그러면서 주미사령부 관계자 인터뷰만 하라고 했다”며 “폭격기 이착륙하는 것 보러 간 것인데 보지도 못한 것이다. 항의했지만 해명도 없었고 전화도 안됐다. 이런 불만들이 쌓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사정이 이러하니) 한국군측 공보실장에게 기자들의 요구사항이나 질의사항, 취재협의를 위해 브리핑 참석을 요구한 것”이라며 “박미애 실장은 ‘질문을 전달할 수 있지만 미측의 핸들링을 받기 때문에 참석은 어렵다’고 거부했다”고 전했다.

 

▲ 미국의 F-22가 지난달 17일 오후 평택 오산공군기지에 착륙했다. ⓒ 연합뉴스
B일간지 출입기자도 이날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발단은 미군의 태도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과거와 다르게 과도하게 한국군을 통제하려는 시도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건 이후 적극적으로 언론 접촉을 하려해왔던 것과 달리 정권교체를 겪으면서 소통 문제가 다시 그 이전으로 돌아간 것”이라며 “미군에 눈치를 보는 정권이 들어서니 우리측 군을 무시하는 경향에서 나타난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이 기자는 “한국군측 공보실장은 미측의 허가가 없으면 공식브리핑에 서지도 못하는 입장”이라며 “다만 기자들은 ‘한국 공보실장이라도 적극적으로 요구해서 많이 알리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책성 차원에서 비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키리졸브 훈련의 경우 훈련 시작하는날 와서 통보하고 가고, 엠바고도 자신들이 걸고, 백그라운드브리핑(배경설명)은 아예 없다. F22 왔을 때 언제오라는 시간은 안 알려주고 아침에 알려줄테니 대기하라는 것은 오만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미애 한미연합사 한국군측 공보실장(육군대령)은 11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기자들에게 ‘연합사 특성상, 한미 협조 협의된 내용에 따라 브리핑 하게 돼 있으며, 주한미군 사항의 주한미군이 고유의 권한을 갖고 있다’, ‘연합사라고 다 공유하지는 않는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한측 공보실의 소통이 부족했다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미측에도 건의해서 협조하도록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한미연합사는 하나의 군으로 묶여져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합의해서 가야 한다”며 “미측의 얘기를 제가 임의로 할 수도 없다. 미측을 우리가 옹호하는 것도 않는다”고 말했다.

정례브리핑 참석 여부에 대해 박 실장은 “미군측도 공식적으로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앞으로도 더 검토하고 협조해야 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주한미군의 일방적 태도에 따른 불만이 쌓였다는 지적에 대해 박 실장은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다. 우리가 충분히 이해한다”며 “다만, 사드 문제의 경우 연합사 차원에서 말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전략자산 전개(폭격기, 항모 등)의 경우 작전 보안사항이라 다 미군과 공유되는 것도 아니다. 주한미군의 작전과 판단에 따라 이뤄지는 상황에서 미측이 얘기안하는데 제가 일방적으로 할 수는 없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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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라는 댐은 웃음으로 무너진다

 
[프레시안 books]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법>
 
| 2016.03.12 08:27:08
시민단체 혹은 야당의 기자회견장에 가거나, 시위 현장에 가보면 비장함이 가득하다. 왜 아니겠는가. 삶의 조건은 형편없이 나빠지고, 정부는 괴상한 방향으로 질주하고, 변화의 기미란 눈곱만치도 보이지 않는데. 
 
그런데 이들의 모습이 다른 이에게는 어떻게 비칠까. 시민 중 이들의 외침에 절대적으로 찬성하는 이,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이가 아닌, 당장은 큰 관심이 없지만 상황에 따라 이들의 구호에 찬성할 가능성이 있는 이의 눈으로 이 기자회견, 시위 모습을 한번 바라보자.  
 
엄숙한 운동가요를 바탕으로 군대처럼 정돈된, 그러면서도 전혀 일상적이지 않은 구호가 나오고, 활동가들은 세상의 모든 짐을 짊어진 듯 고뇌에 찬 표정으로 압제자를 규탄한다. 정의니 민주주의니 하는 추상명사가 대화의 반을 차지한다. 장담하건대, 이들이 하는 말 다수는 대다수 시민의 삶에 이롭다. 하지만 지나가는 시민의 표정을 보라. 관심을 두는 이 누가 있는가.  
 
마치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인 양 박근혜 정권의 선거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정치인, 정부의 경제 정책이 잘못되었다며 규탄하는 활동가의 말은, 뉴스를 챙겨보는 극소수(그렇다. 뉴스를 끝까지 제대로 읽는 이는 극소수다.) 사람만을 위한 제스처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기 바쁜 이 가운데 박근혜 정권이 국정원에 권력을 몰아주든, 특정 재벌에 유리한 조세제도를 개혁하든 관심 가질 자 누구란 말인가. 설악산 환경파괴는 오늘 내 밥벌이랑 아무 관련 없기 마련이고, 핵에너지의 위험성은 도대체가 나랑은 우주적 거리가 느껴질 정도로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이런 고상한 차원의 이야기는 삶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 안 그래도 어려운 말을 눈 부릅뜨고, 가르치듯 하는 사람에게 일상을 유지하기도 힘든 이가 가질 감정이란 뭐겠는가. 기껏해야 "더럽게 잘난 체하네!" 정도 아니겠는가.  
 
그러니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답답하다.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사람의 눈으로 볼 때, 저 우매한(!) 군중은 도대체 지금이 얼마나 큰 위기인지 전혀 관심 없는 것처럼 보인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철옹성 같은 부패 권력, 경제 독재 문제를 말끔히 해소할 수 있을까.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법>(스르자 포포비치 지음, 박찬원 옮김)은 "일단 웃겨라"고 말한다. 인종청소라는, 인류사에 영원히 죄악으로 기록될 만행을 저지른 세르비아의 독재자 밀로셰비치를 끌어내린 비폭력저항운동 단체 ‘오트포르!(otpor!)’의 리더였던 저자는 이 책에서 풍부한 사례를 들며 '호빗'에 불과한 시민이 어떻게 해야 독재자와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는가를 차례로 설명한다.  
 
저자의 말을 빌려보자. 가령, 당신이 동성애자 인권운동가라고 해보자. 지나가는 시민에게 "동성애자의 인권을 보장해 주세요!"라고 말한들, 누가 귀 기울여 듣겠는가. 동성애자가 아닌 사람이 도대체 이 운동에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저자는 하비 밀크의 사례를 들며 "가장 많은 시민이 관심 가질 만한, 일상의 일부터 바꿔나가라"고 한다. 하비 밀크는 샌프란시스코 거리의 개똥을 치우는 일을 효과적으로 알렸고, 이를 바탕으로 동성애자 인권 운동을 세상에 알렸다. 개똥을 치우는 건 동성애자 인권의 중요성을 설파하기보다 훨씬 쉽다.  
 
책은 이런 식으로 유머가 필요한 이유도 설명한다. 저 무지막지해 보이는 모슬렘 사회에서 유머라니? 당장 머리 위로 폭탄이 떨어지고,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행동하는 데도 제약이 따르기 마련인 사회에서 유머가 어떻게 독재 권력을 무너뜨릴 수 있는가. 
 
저자는 '웃음행동주의(laugh와 activism의 합성어)'야 말로 시민을 조직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경찰과 군인과 정보 권력을 몽땅 틀어쥔 독재자를 상대로 가장 효과적인 무기도 바로 웃음이라고 강조한다. 지구의 모든 인류는 웃음을 원하기 때문이며, 높은 자리에 앉은 힘 있는 사람은 대체로 농담을 받아들일 줄 모르기 때문이다.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법>(스르자 포포비치 지음, 박찬원 옮김) ⓒ프레시안

저자는 세르비아 민주화 운동가들이 웃음을 이용해 사람들이 구금을 이른바 '힙'하고 쿨한 행동으로 인식하도록 바꾼 이야기, 목숨을 걸고 싸우는 시리아 활동가들이 정권의 수호자인 경찰을 바보처럼 만들어버려 사람들의 두려움을 없앤 이야기 등을 전하며 강조한다. 모든 악덕한 권력은 두려움을 먹고 자라고, 그 두려움을 이길 가장 효과적인 무기는 바로 웃음이라고. 
 
물론 이 책은 단순히 '시민을 웃기면 세상이 바뀐다'는 투의 허황한 이야기만 담지 않았다. 웃음은 시작일 뿐이다. 우선 시민의 관심을 끌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더 많은 이가 세상의 변혁에 관심을 가지고, 지금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인지하는데서 혁명은 시작한다. 대다수 시민이 관심 가질 소소한 일을 바꿔나가고, 웃음으로 정권을 조롱하는 건 시작일 뿐이다. 결국, 부패한 권력을 끌어내려야 세상이 바뀐다. 
 
이건 인내심이 필요한 일이며,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저자의 말대로 "제대로 된 혁명은 어마어마한 대폭발 같은 게 아니다. 그것은 오랜 시간 단련된 불길이다."
 
중요한 건, 가장 낮은 곳에서 이 불길을 피워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불씨를 만드는 데서부터 불길을 효과적으로 퍼뜨리는 방법까지, 구체적인 방법론을 이야기 내내 유지하는 유머로 독자에게 알려준다. 직접 독재자를 무너뜨렸으며, 지금도 세계를 돌며 각지의 활동가를 교육하는 믿을만한 경험자가 전수하는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방법' 실전 가이드다. 다시 강조한다. 시작은?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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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총참모부 “남조선 해방 작전 선제적 타격 이행” 성명

 
“쌍용작전 적집단에, 발사단추 누를 시각만 기다려” 경고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6/03/12 [07:33]  최종편집: ⓒ 자주시보
 
 

 

▲     © 이정섭 기자



조선이 한미의 '평양 진격' 훈련에 맞서 선제적으로 '서울 및 남조선 해방작전'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등 주요 언론들은 12일 조선중앙통신을 인용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성명을 통해  "우리 군대는 적들의 '평양진격'을 노린 반공화국 상륙훈련에는 서울을 비롯한 남조선 전지역 해방작전으로,'족집게식타격' 전술에는 우리 식의 전격적인 초정밀기습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총참모부는 "우리 혁명무력의 작전전반을 총괄하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존엄높은 최고사령부의 위임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군사적대응조치를 취하게 된다는것을 공식 선포한다."고 밝혔다. 

 

조선인민군총참모부 성명은 "지금 이 시각부터 전선동부, 중부, 서부에 위치한 1차련합타격부대들은 '쌍룡' 훈련에 투입된 적집단들에 대한 선제적인 보복타격작전 수행에로 이행할 것"이라며 "'평양진격작전'에 투입된 자들도, 이를 고안해낸 음모의 소굴들도 가차없이 불마당질해 버리려는 우리 군대의 보복의지는 드팀없다"고 주장했다.
    
총참모부 성명은 "우리의 자주권이 행사되는 신성한 령토(영토), 령공(영공), 령해(영해)에 대한 침략기도가 판단되는 즉시 작전에 투입된 병력과 수단들이 기동하기 전에 군사적으로 단호히 제압 소탕해버리는 것은 우리 군대의 주체적인 대응작전방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가 누구든 우리에게 침략과 전쟁의 마수를 뻗치려고 작정한다면 그 순간부터 제손으로 제 무덤을 파는 가장 어리석고 가장 고통스러운 자멸의 운명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전쟁도발에 광분하는 침략자들을 사정권 안에 잡아넣은 우리 군대는 징벌의 발사단추를 누를 시각만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를 이어갔다.

 

한편 한미 양국은 12일 오전 10시부터 포항에서 조선을 가상한 상륙작전과 내륙 진격 작전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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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방문해 원부자재 등 가져오겠다’

개성공단비대위, 21일 이후 방북 신청...'북, 청산절차 기업빼고 못한다' (전문)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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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11  12: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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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단비대위는 11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1일 개성공단 방문을 위한 방북신청을 해 원부자재와 완제품 등 유동자산을 가져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측이 전날 발표한 청산절차는 기업이 빠진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며칠 내로 이달 21일 이후 방북하겠다는 신청을 할 예정이다. 우리가 줘야 할 밀린 임금은 주고 또 거기 수많은 자산이 남아있는데 이동 가능한 유동자산은 갖고 와야 되지 않겠나.”

개성공단입주기업비상대책위원회(대표 공동위원장 정기섭, 이하 개성공단비대위)는 11일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달 21일 개성공단을 방문해 미쳐 빼오지 못한 원부자재와 완제품 등 유동자산을 가져오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기섭 개성공단비대위 대표 공동위원장은 이날 ‘북측 당국의 청산통보에 대한 개성공단기업의 입장’을 통해 “입주기업의 동의 없이 북측 당국의 일방적 청산절차 진행을 기업들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2013년 8월14일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서와 남북 투자보장 합의서에 명시되어 있듯 남북 정부는 기업의 투자자산 등 재산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이상 힘없는 기업들만 나락으로 몰지 말고,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희망의 끈을 결코 놓을 수 없는 개성공단 기업들의 염원과 고통을 깊이 고려하여 남북정부는 민간기업의 재산권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거듭 호소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격론 끝에 입장 발표 문안에서는 빠졌지만 다수 기업들의 모아진 의견이라며 오는 21일 방북신청을 하겠다는 내용은 별도로 발표했다.

그는 북측 조평통이 전날 ‘완전 청산’을 발표한 의도는 “못 받은 것이 있으니까 나중에 몰수라는 절차를 거쳐서 그것을 처분한다든지 하겠다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의 기본 입장은 개성공단이 이렇게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에 지금 정부 방침대로 개성공단이 영구히 문을 닫게 되더라도 사용자와 근로자와의 관계도 있는데, 임금이라든지 이런 것은 줄 건주고 거기 수많은 자산이 있는데 이동 가능한 유동자산은 갖고 와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기업이 빠진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청산절차가 진행될 수는 없지만, 북측이 청산을 요구할 수 있는 내용은 지난 1월 1일부터 2월5일까지 북측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한 임금과 보조금 정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기업대표들이 개성에 가야하지만 현재 군사훈련 중이기도 해서 며칠만 방북신청을 보류하자는 의견이 있어 입장발표문에서는 뺐다며, 키리졸브 훈련이 마무리되는 이달 21일 이후에 방북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 위원장은 정부가 전날 개성공단에 남아있는 남측 민간 자산을 5,613억원으로 집계한 것은 기업들이 통일부에 투자승인을 받고 들어간 고정자산만 포함시킨 것이어서 실상은 많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고정자산 중에서도 본사에서 무상으로 임대해 준 자산이 다 빠져있고 원부자재와 완제품 등 유동자산은 누락돼 있는 손실 평가액이라는 것이다.

신한용 개성공단비대위 운영위원장은 그동안 실질적인 보상을 원하는 기업들을 상대로 정부는 고정자산에 대한 4차례의 지원책을 제시했지만, 5,500억원에 달하는 금융대출 중 실제 기업이 쓸 수 있는 규모는 1,300억원에 불과할 것이라며 실효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 완제품과 원부자재 등 유동자산에 대한 실사를 거쳐 빠른 시일내에 지원을 하겠다고 했지만 지난 2013년의 경우 실사에만 2개월이 걸린 사례를 보면 이번 역시 유명무실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신 운영위원장은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남아있는 유동자산에 대한 현금 보상을 요구하고 정부가 이에 대해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조평통의 청산 발표가 나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신 운영위원장은 “기업들로서는 지금까지 정부에서 발표한 내용 중 실효성있는 대책은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며, “개성공단에 가서 유동자산을 가져올 수 있다면 정부 보상도 줄일 수 있고 청산절차도 밟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한사코 보상을 꺼리는 정부에 대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거리 청원운동을 벌여 기업들이 얼마나 억울한 일을 당했는지 시민들에게 알게 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북측 당국의 청산통보에 대한 개성공단기업의 입장 (전문)

금일 남측 기업과 관계 기관의 모든 자산을 완전히 청산할 것이라는 조평통 담화를 접하고 참담한 심경을 금할 길 없다.

입주기업의 동의없이 북측 당국의 일방적 청산절차 진행을 기업들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2013년 8월14일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서>와 <남북 투자보장 합의서>에 명시되어 있듯 남북 정부는 기업의 투자자산 등 재산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

더 이상 힘없는 기업들만 나락으로 몰지말고,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희망의 끈을 결코 놓을 수 없는 개성공단 기업들의 염원과 고통을 깊이 고려하고, 남북정부는 민간기업의 재산권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거듭 호소한다.

2016.3.11.

개성공단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

<제공-개성공단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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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무소속 나가게 할 것 해당 행위 돼도 어쩔 수 없다"

 

[현장] 손혜원 더민주 홍보위원장 발언... 더민주 부산콘서트, 문재인·표창원 불참

16.03.11 21:55l최종 업데이트 16.03.11 21:55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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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더더더 콘서트'에서는 전날 발표된 정청래 의원 공천배제(컷 오프)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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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의원이 빠진 더불어민주당의 부산 콘서트는 맥이 빠진 모습이었다. 11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더더더 콘서트'는 전날 당이 공천 배제 (컷오프)를 통보한 정청래 의원이 불참했다. 

함께 참석할 예정이었던 문재인 전 당 대표와 표창원 비대위원도 행사장을 찾지 않았다. 예비후보들도 마찬가지였다. 전체 참석 대상 20명의 예비후보 중 11명만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몇몇은 불과 행사 시작 1시간을 앞두고 갑작스레 불참을 통보했다. 

영입인사들이 대거 부산을 찾아 '대박'을 터트렸던 1차 콘서트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 1월 27일 같은 벡스코에서 열린 콘서트는 준비한 800개의 좌석이 일찌감치 가득 찼고, 행사장을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이 밖에 서서 지켜봐야 할 만큼 성황을 이루었다(관련기사: 표창원 "새누리당 논리, 공산주의와 빼닮아").

속편도 흥행을 예고한 더민주는 이날 1차 콘서트보다 많은 900개의 좌석을 준비했지만 군데군데 빈 좌석은 허전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공직선거법상 13일까지 당원 집회를 열 수 있는 만큼 이번 행사는 더민주가 부산에서 개최하는 마지막 대규모 당원 행사였고, 그만큼 준비에 공을 들여왔다. 

화난 더민주 당원들 "정청래 떠나면 집토끼 같이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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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더더더 콘서트'에서는 전날 발표된 정청래 의원 공천배제(컷 오프)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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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열기는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에 항의하는 당원들의 기운이 대신했다. 일부 당원들은 시작 30분 전부터 행사장 앞에서 손 피켓 시위를 벌였다. '정청래 떠나면 집토끼도 같이 떠난다', '새누리와 종편은 환영, 누구를 위한 컷오프인가' 등의 항의 문구가 쓰인 종이를 든 당원들은 분노를 표출했다. 

김성훈(60)씨는 "당에서 정청래 의원만이 아니라 경선도 없이, 자기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잘라내고 있다"면서 "재심을 하고 공천관리위원들은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탈당서를 보이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당을 탈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직자들은 곤욕을 치러야 했다. 더민주 부산시당의 한 당직자는 "정 의원의 공천 배제 소식 이후 시당으로만 수백 통의 항의 전화가 걸려와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라면서 "지금까지 공천에 컷오프된 현역 의원 중 정 의원의 파장이 가장 큰 것 같다"고 한숨 쉬었다.

본행사는 정시에 시작했지만 과속방지턱이라도 만난 듯 중간에 멈춰 서기 일쑤였다. 인디밴드 '일단은 준석이들'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수혈됐지만 냉담한 분위기에 진땀을 흘렸다. 무대에 선 밴드 멤버들은 "전 주 콘서트 때는 분위기도 좋고 함께 떠드는 분위기였다"면서 "지금 이 중에서 제일 난감한 사람은 우리다"라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여러분이 힘이 돼서 정청래를 다시 살리자"

박인영 금정구의원이 사회를 시작할 때도 일부 당원이 여전히 항의를 이어가는 통에 어려움은 계속됐다. 이날 더민주가 단수공천 한 김비오 중·영도 예비후보는 "우리는 정청래가 필요하다"는 커다란 피켓을 준비해 와 무대 앞에서 들어 보였다. 

2부 행사 사회를 맡은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저도 오고 싶지 않았다"면서 "(손 피켓을) 더 높이 드세요"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손혜원 더민주 홍보위원장은 "정청래가 살아남지 못한다면 저는 정청래가 무소속으로 나가게 할 것"이라면서 "해당 행위가 되어도 어쩔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 위원장은 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이 " 지지율이 너무 높아서 어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누구나 들어가면 우리 당이 (당선)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지금은 어림도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청중들도 곳곳에서 "어림없다"고 맞장구쳤다. 손 위원장은 이들을 향해 "여러분이 힘이 돼서 정청래를 다시 살리자"라고 호소했다. 

손 위원장의 말이 끝나고 나서는 청중들에게 마이크가 돌아갔다. 정 의원의 컷오프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행사의 끝자락에는 더민주의 지난 필리버스터 영상이 상영됐다. 많은 의원의 발언 틈에 "북한이 로켓을 쐈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왜 국민의 핸드폰을 뒤지려 합니까, 북한이 미사일을 쐈는데 왜 국정원은 국민의 계좌를 뒤지려 합니까"라는 정 의원의 말도 소개됐다. 가장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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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5주년 - 후쿠시마 원전의 여성 운영자는 지금도 그곳에 있다

"그때 배 속에는 아기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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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졸브중단!북미평화협정체결!박근혜퇴진!> ... 코리아연대3인 17차미대사관진격투쟁

  • <키리졸브중단!북미평화협정체결!박근혜퇴진!> ... 코리아연대3인 17차미대사관진격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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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연대(자주통일민주주의코리아연대) 세회원들이 제17차미대사관진격투쟁을 전개했다.
     
    코리아연대 한지은·강현경·이대근회원은 3월10일 오후4시20분 미대사관정문을 향해 진격했다. 이들은 <탄저균 가지고 미군은 떠나라!>는 가로막을 들고 <키리졸브 중단하라!>·<핵전쟁연습 중단하라!>·<북미평화협정 체결하라!>·<탄저균 가지고 미군은 떠나라!>·<박근혜정권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구호와 함께 전단을 배포하며 미대사관앞에서 완강히 투쟁했다.  
     
    남기는 글에서 한지은회원은 <지금 코리아반도는 언제 전쟁이 일어나도 전혀 이상할게 없는 전쟁전야이다. 지난 7일 시작된 키리졸브연습과 유엔안보리제재, 남코리아의 북한인권법과 테러방지법 통과로 코리아반도의 군사적 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현재 코리아반도는 전쟁과 평화, 분단과 통일의 기로에 서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면서 <전쟁을 종식시키고 우리민족이 사는길, 코리아반도의 긴장국면을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북미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미군이 이땅을 떠나는 것! 또한 민족을 등지고 외세에 붙어 자주통일과 민주주의를 억압하여 정권의 수명을 조금이라도 더 연명하려 미제에 충성하는 박근혜정권의 퇴진 외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강현경회원은 <이땅에 탄저균뿐만 아니라 핵무기를 들여오고 항공모함을 들여오는, 전쟁의 위험을 늘 불러일으키는 미국에 박근혜<정권>은 단 한마디도 못하고있다. 이제는 노골적으로 침략, 공격이라는 말을 써가며 키리졸브훈련을 강행하고 있다.>면서 <작년 12.28 한일졸속합의 역시 미국의 입김이 있었다. 박근혜<정권>의 종미사대주의를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이대근회원도 <미군이 벌이는 키리졸브연습과 같은 핵전쟁연습과 독수리연습과 같은 전쟁도발속에서 우리민족이 우리땅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권리를 위협받고 있다. 심지어 미군은 노출되면 바로 죽는거나 마찬가지인 탄저균·보툴리늄을 들여와 남코리아에서 생물학전연습까지 해왔으니 더더욱 용서할 수 없다.>면서 <우리민족이 우리땅에서 평화롭게 살기 위해 남코리아에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정권이 세워지기 위해 미군이 떠나고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성추행·폭력경찰로 악명높은 종로서와 서울시경기동대는 이번에도 남성경찰들이 두여성회원의 몸에 손을 대는 등 집단적인 성추행을 자행했다. 코리아연대측은 계속 이에 대한 자료를 축적중이며 머지않아 해당 책임자의 처벌과 징계를 위해 법적 대응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세회원은 현재 모두 노원경찰서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있다. 세회원은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 보장과 즉각 석방을 요구하며 당당히 묵비단식으로 항의중이다. 코리아연대회원들은 17차에 이르는 진격투쟁의 과정에 연행된 회원들이 모두 예외없이 완강한 묵비단식을 전개하였다. 코리아연대측은 오후 7시경 노원서앞에서 세회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열고 이어 철야시위를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리아연대 김대봉회원은 지난 2월29일부터 사드배치중단·키리졸브중단·북미평화협정체결·박근혜정권퇴진을 요구하며 수원구치소에서 10일간 옥중단식을 전개하였다. 코리아연대회원들은 같은날 2월29일부터 이러한 주장을 담은 구호판을 들고 매일 미대사관앞에서 철야1인시위를 전개했다. 코리아연대는 미대사관앞에서 1인시위를 3월10일 현재 293일째 벌이고 있다. 
     
    종로서와 서울시경은 미대사관의 요청이라면서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미대사관앞1인시위를 불법·폭력적으로 3월10일 현재 48일째 탄압하고 있다. 불법채증과 불법경고방송을 남발하며 평화적인 1인시위마저 폭압적으로 탄압해 길가던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있다. 코리아연대측은 미국과 박근혜<정권>의 어떤 탄압에도 절대로 굴함없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밝히고 있다. 
     
    코리아연대측은 <미국과 박근혜<정권>이 사상최대규모의 북침핵전쟁연습이자 모험적인 선제타격연습인 키리졸브·독수리합동군사연습을 시작해 코리아반도위에 핵전쟁의 불구름을 몰아오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북최고지도부를 제거하겠다며 중동테러단체인 IS(이슬람국가)식 <참수작전>까지 세워놓고 전쟁분위기를 한없이 고취시키고 있다. 이에 북이 가장 강력히 반발하면서 현재 코리아반도는 오늘 당장 전쟁이 일어나도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는 전쟁전야의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전쟁전야를 평화국면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유일한 길인 북미간의 평화협정체결과 남북간의 6.15공동선언·10.4선언에 기초하여 자주적 평화통일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쟁의 화근인 미군이 탄저균·핵무기를 가지고 당장 이땅을 떠나야 하고 가장 종미적이고 호전적인 박<정권>이 물러나야 한다. 코리아연대는 미국과 박근혜<정권>의 어떤 탄압에도 굴하지않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관련 사진과 자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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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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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합조단 조사가 오히려 논쟁 불렀다

 
 
오철우 한겨레 기자,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 통과 ‘합조단 과학실행의 비과학성’
 
미디어오늘  | 등록:2016-03-10 10:24:10 | 최종:2016-03-10 10:51:0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천안함 합조단 조사가 오히려 논쟁 불렀다
오철우 한겨레 기자,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 통과 ‘합조단 과학실행의 비과학성’
(미디어오늘 / 조현호 기자 / 2016-03-05)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결과를 발표한 민군 합동조사단의 '과학적 조사와 분석'이 오히려 과학논쟁을 불러왔으며, 논란의 대상이 됐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 같은 분석은 천안함 사건 이후 수많은 자료와 증언 등을 토대로 연구해온 현직 과학담당기자에 의해 이뤄졌다.

오철우 한겨레 기자(삶과행복팀 부장·한겨레 사이언스온 운영)는 <천안함 ‘과학 논쟁’의 성격과 구조 -민군 합동조사단(JIG)의 증거와 실행에 대한 논쟁을 중심으로-> 제하의 박사학위 논문을 서울대학교 대학원(협동과정 과학사 및 과학철학 전공)에 제출했다. 이 논문은 지난달 말 최종 통과됐다.

오 기자는 논문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해 가장 풍부한 내용과 증거를 갖추고 논쟁을 주도한 합동조사단이 정작 논란을 종식시키지 못한 채 스스로 논쟁의 원인이 된 구조와 배경을 분석했다.

그는 증거가 나오기도 전에 이미 결론에 이른 이들의 ‘비과학적 태도’를 지적했다. 일부 언론과 합조단, 여당 정치인들은 초기부터 이른바 ‘가설적 추론’의 방식으로 수중폭발→어뢰폭발→북한소행이라는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오 기자는 분석했다. 수중 폭발에 의한 버블제트 현상으로 선체가 절단된 그림과 이를 설명하는 구체적 시나리오가 처음 등장한 것이 사고가 난지 불과 나흘 만인 3월 30일이었다(조선일보 보도).

 

 

유승민 당시 한나라당 의원도 그해 3월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60년 전에 북한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그 기뢰가 천안함에 충돌했을 가능성과…북한군도 자기 바로 앞바다 같이 안방같이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을 (백령도) 바다에 북한군이 뭔가 테러나 도발을 하기 위해 기뢰를 설치했다든지 어뢰로 공격했다든지 그럴 가능성 중 어느 가능성이 높다고 보느냐”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오 기자는 제시된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던 당시, 여당 의원들의 시나리오가 이처럼 구체화한 것은 (이들이) 이런 가설적 추론을 적극적으로 했음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합조단과 공동 조사를 벌인 미국측 조사단 역시 조사결과 보다 일찌감치 수중폭발 결론을 내놓았다. 2010년 7월30일 주한미군합동정보작전센터에서 발표된 것으로 돼 있는 토머스 에클스 미군측 조사단장 명의의 프리젠테이션 자료(발표자는 미상)를 보면 이런 정황이 드러난다. 오 기자는 미군 조사단이 이미 4월30일 무렵에 비접촉 수중폭발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했으며, 침몰을 일으킨 것은 어뢰 또는 기뢰라는 결론을 내려놓았다고 전했다.

합조단이 사용한 과학적 방법이 한계를 드러낸 점도 지적됐다. 합조단은 과학적 기법으로 시뮬레이션을 사용하고 많은 이미지를 보고서에 수록했지만 실제 손상 상태를 구현하지 못했다고 오 기자는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제대로된 시뮬레이션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점이 제시됐다. 미국 조사팀→합조단 폭발유형분과→선체구조분과로 이어지는 시뮬레이션 작업의 흐름이 매우 짧은 시간에 이뤄져야 했던 상황이 있었다는 것.

이와 관련해 합조단 조사위원이었던 황을하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이 지난 2014년 10월13일 법정에 출석해 한 증언이 인용됐다.

“그 당시 시간은 없고, 결과는 빨리 도출하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국소 부위만 시뮬레이션했고, 그것을 전체적인 시뮬레이션을 하는 선체구조분과에 넘겨줘야 했기 때문에 결과를 요약한 것으로 보입니다…국과장님들로부터 선체분과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 빨리빨리 분석해서 범위를 축소시켜 선체 분과에 넘겨주라는 얘기가 있었다”.

 

 

천안함 선체가 손상된 원인에 대한 시뮬레이션은 보고서에서 많은 분량을 차지한 반면, 함미 우현의 프로펠러가 앞으로 휘어진 원인에 대해서는 시뮬레이션을 해놓고도 간략히만 언급하고 그친 면도 지적됐다. 시뮬레이션을 실행한 노인식 충남대 교수가 급정거에 의한 관성력이라는 분석(스웨덴 조사팀 견해)을 포기하고, ‘프로펠러의 축밀림 현상에 의해 휘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했지만 그나마 프로펠러 날개 5개 중 S자형으로 이중으로 휘어진 2개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을 못했다. 그런데도 합조단은 보고서에서 “스웨덴 조사팀은 이와 같은 변형은 좌초로는 발생할 수 없고, 프로펠러의 급작스런 정지와 추친축의 밀림 등에 따른 관성력에 의해 발생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썼다.

이를 두고 오 기자는 “합조단 조사위원이 수행한 분석과 해석의 결과물을 스웨덴 조사팀의 것으로 잘못 기술했다”며 “‘추진축의 밀림’은 한국 조사위원의 독자적 해석과 추론을 통해 제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누가 시뮬레이션했는지조차 부정확하게 기술한 것이다.

증거 논쟁이 가장 활발했던 ‘결정적 증거’ 1번 어뢰에 대해서도 합조단의 설명이 과학적 반박에 휩싸이면서 결정적 증거로서 신뢰를 받지 못했다고 오 기자는 분석했다.

합조단이 1번 어뢰의 증거능력으로 설명한 것은 △1번 어뢰의 형상과 크기가 북한 수출무기 소개 자료에 실린 설계도면과 일치 △1번 글씨 △백색흡착물질 분석 데이터 등이었다.

이에 고열에 1번 글씨가 타지 않을 수 있느냐는 의문과 어뢰의 극심한 부식상태, 가리비의 존재 등 반박에 전개됐다. 특히 1번 글씨가 탈 수 있느냐 여부를 두고는 송태호 카이스트 교수와 이승헌 미 버지니아 대 물리학과 교수가 열역학 계산까지 벌이며 학문적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 논쟁은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어뢰 스크루 구멍에서 발견된 가리비 껍데기와 관련해 오 기자는 “가리비에 붙어 있던 백색물질이 어뢰의 수중폭발시 생성된 것이라면, 조개껍질이 먼저 어뢰 스크루 구멍에 들어간 다음 폭발 잔재인 흡착물질이 달라붙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되며, 그 물질은 폭발재가 아닌 부유물질이 가라앉아 생긴 침전물일 것이라는 반박이 나왔다”고 전했다.

또한 1번 어뢰의 결정적 증거능력을 설명해줄 ‘설계도면’의 경우 그 출처와 원본의 성격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논문에서 지적됐다. 실제로 합조단과 국방부는 공개 검증할 여지를 제공하지 않았다.

 

 

1번 어뢰와 관련해 오 기자는 “그물코가 5mm인 쌍끌이 그물망으로 수색했으나 어뢰추진체 외에 다른 파편은 왜 전혀 발견되지 못했는지도 의문이 됐다”고 전했다.

과학 논쟁이 가장 활발했던 흡착물질 논쟁은 합조단의 문제점을 분명하게 한 것으로 분석됐다. 오 기자는 백색 흡착물질은 합조단 조사결과에서 과학적 요소를 가장 풍부하게 드러낸 증거였으나 소수 과학자들의 반박 등 논쟁이 전개되면서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흡착물질의 실체 뿐 아니라 합조단의 폭발실험 설계와 그 실험에서 얻은 시료의 분석방법이 적절했는지의 문제도 논쟁에서 부각됐다. 합조단이 흡착물질의 ‘실체’로 제시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라는 것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 선행연구나 보고사례가 제시되지 못했다고 오 기자는 지적했다.

합조단의 흡착물질 분석의 신뢰도는 미 해군 자료에 의해 큰 타격을 받았다. 논문을 보면, 발신자 이름이 가려진 미 해군이 2010년 6월 12일 에클스 미국 조사단장에 보낸 서신을 보면 한국조사팀의 흡착물질 분석에 대한 불신이 담겨있다. 해당 미 해군 관계자는 흡착물질에 대해 “소규모 수중폭발 실험에서 흡착물질을 포집하는 용도로 4장짜리 알루미늄의 2개 층만이 사용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것이 침몰했던 물체의 여러 물질 출처에서 발견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의 출처가 무엇인지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아무런 근거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 미해군 관계자은 “만일 (침몰원인이 수중폭발이 아닌 경우의 선박에서) 그것(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 존재한다면 그것과 폭약의 연결고리 가능성은 사라진다”며 “이처럼 검증되지 않은 증거의 사용은 국제무대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국내 소비용도에 더 가깝다”고 지적했다.

 

오철우 기자는 “흡착물질에 대한 합조단의 조사활동의 과정과 추론은 과학적 데이터와 그래프를 통해 나타난 것과는 달리 명료하지 않았다”며 “합조단 내에서도 고민과 논의가 있었고, 심지어 미국 조사팀조차 이견을 보였다. (이 논쟁으로) 오히려 쟁점이 구체화됐다”고 평가했다.

비접촉 수중폭발이 1.1초 간격으로 두 차례 이뤄졌다는 이른바 ‘버블주기’의 실체도 과학논쟁의 대상이 됐다. 1.1초 버블주기가 지진파가 아닌 공중음파에서 나온 것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공중음파 기록을 보고 1.1초를 상부에 보고한 것은 이희일 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이 한 것이다. 이희일 센터장은 오철우 기자와 논문 속 대면 인터뷰에서 “매우 복잡한 지진의 매질을 통해 전해지는 지진파에 비해 공중음파는 균일한 매질인 대기를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더 정확하다고 판단했다”며 “두개의 피크의 시간 간격인 1.1초를 버블주기로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 기자는 수중폭발 사건의 경우 공중음파 기록에서 버블주기를 도출한 선행연구 사례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소구 지진연구소장은 논문 속 인터뷰에서 “수중폭발 에너지의 53%가 충격파로 소진되며, 나머지 47%가 버블로 가는데, 그 47%도 버블의 팽창과 수축에 대부분 소진되기 때문에 공중음파에서 버블주기를 찾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방법이며 선례도 없다”고 비판했다. 오 기자는 “공중음파에서 버블주기를 찾는 방법론은 관련 연구자들 사이에서 과학이론으로 검증되고 증명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중음파가 아닌 지진파로는 당시 버블주기가 0.990초로 도출된 연구가 있다. 지진파 버블주기로는 폭발량이 더 작다. 김소구 소장과 기터만 박사가 공동 발표한 논문에서 지진파의 파형 분석을 통해 버블주기가 0.990초가 먼저 도출됐으며 이에 따른 폭발규모는 TNT 136kg이며 수심은 8m였다고 분석했다. 김소구 소장은 “이는 이 지역에 존재했던 육상조정기뢰의 폭약량과 조화를 이룬다”며 “이에 반해 북한산 어뢰 CHT-02D의 폭약량 250kg은 진동시간 1.1초를 훨씬 넘어서기 때문에 분석적 규명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오 기자는 논문에서 “합조단 조사결과가 논쟁의 종결이 아닌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논쟁을 해소할 수 있는 지점을 드러낸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오 기자는 천안함 과학논쟁의 과정에서 합조단 뿐만 아니라 합조단을 비판하는 쪽에서도 갈등을 빚은 점도 지적했다.

오 기자는 “천안함 과학논쟁은 합조단의 결론을 지지하는 쪽과 비판하는 쪽으로 나뉘었으며, 이와 함께 합조단의 보고서를 비판하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다시 폭발설을 지지하는 쪽과 비폭발설을 지지하는 쪽으로 나뉘었다”며 “폭발설과 비폭발설 간에는 교류없이 상대의 논증을 비판하는 갈등의 관계도 형성됐다”고 썼다.

그는 “지진파 하나의 증거를 둘러싸고 합조단은 어뢰 폭발설, 김소구는 기뢰 폭발설, 김황수는 잠수함 충돌설이라는 서로 확연히 다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며 “과학활동이 언제나 동일한 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에 따라 다른 답을 낼 수도 있는 것으로 비쳐졌다”고 덧붙였다.

오철우 기자는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출처 :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28452&sc_code=&page=&to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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