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한달 전과 한달 후

1. 한달 전 그 거창한 노동현장에 발을 들였다. (헐..너무 거창..)

그리고 소소하지만 몇가지 변한게 있다. 아주 소소하고 아주 보잘것 없는...

 

2. 첫째, 일단 일을 시작해서 인지 몸에 변화가 많다.

하루종일 서있어야 하는 일이라, 장단지부터 종아리, 발목까지 신경세포를 밑으로 끌어댕기는듯한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 발냄새도 심해졌고, 발바닥에 각질도 많이 생겼다. 이번달엔 생리도 2주나 늦게 시작했다. 따져보면 운동한답시고 밥거르고 하루가 멀다하고 밤샘했던 때가 몸은 더 고생이었는데...내가 좋아서 미친듯이 했던 일은 몸이 더 잘 알고 있는 모양...

 

3. 둘째, 우리 엄마 또래의 아줌마에게도 언니라고 부를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일터에서 만나는 그녀들에게 자연스럽게 나오는 "언니~"가 이제는 입에 붙어 잘 안떨어진다. 따져보면 울 엄마 친구들인데...쩝..

 

4. 셋째, 극존칭어미가 자꾸만 입에서 맴돈다. 하는일이 서비스직종이다보니, 극존칭이 자연스럽게 그 특유의 말투로 나온다. ~하셨습니까? ~십시오...등등 

수퍼아저씨한데 "안녕히계십시오~"라는 말을 그 특유의 억양으로 하고나서는 당황..

 

5. 넷째, 숫자와 돈세는것에 민감해지기 시작한다.  그 뭐냐..은행에서 일하는 사람들보면 돈을 아주 잘 세는것마냥, 왠진 돈세는게 서툴면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 때문에 돈계산과 돈세는데 있어서는 뭔가 뽀대나게 해야한다는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술먹고나서 돈을 낼때에도 돈을 꼭 세어보곤 내미는 습관이...쩝..

 

6. 다섯째, 웃으면서 입모양이 나지 않게 욕을 한다. 나도 사람인지라 다짜고짜 반말에 욕을 해대는 사람을 응대하고 나서는 욕이 목구멍에서 입밖으로 튀어나온다. 이때!!! 웃으면서 입모양이 티가나지 않도록 욕을 한다.

이렇게 라도 하지 않음.....아마 홧병나서 일 당장 때려칠꺼다.

 

7. 여섯째, 마음이 한결 가볍고 여유로워진다.

일곱째, 운동이라는게 거창한 말로 되는게 아니라는걸 깨닫는다.

여덟째, 나 자신에 대해 돌아보는 기회가 많아진다.

아홉째, 그동안 잊고있었던 소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열번째, 술이 줄어들었다.  

...............

 

 

두달, 세달이 되면...아마 더 많은게 변할거다. 그리고 나아질거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