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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기

몇일 전, 같은 조직 두 사람의 연애사실을 알게되었다. 연애를 하고 있는 두명을 다알고 있는 터라, 대략 속은 느낌과 (5개월이 되어간다는 사실.. 예전에 캠에서 함께 활동했던 동기가 타 캠 동지와 연애관계라는 사실을 3개월이 지나서 알았던 가슴아픈 기억이 오버랩..ㅠㅠ 나쁜 지지배) 놀라움과 큐피트 화살이라는게 상상이상이라는 것에 감탄을 연발했다.

 

그 커플까지 운동을 하면서 연애관계를 시작한 커플을 여럿알게 되고 나니...

새삼 2년반쯤 전에 내가 운동권에서 연애하기를 처음 시작했던 때가 생각났다.

 

연애는 운동의 적이라 했던가??

연애 초기, 학생운동 하던때, 연애는 운동의 적이라는 말이 간간히 귀에 들어왔다. 뭐, 그렇다고 해서 말리거나 윽박질렀던 선배나 동기는 없었다. 다만, 내 스스로가 연애하는것에 대해 약간의 불안함(?)을 가지고 있긴했었다. 특히 상대에 대한 감정이 깊어지면서 모든 신경과 시간을 할애하는데 최우선 판단기준이 그가 되면서 이러다간 운동이고 뭐고 제대로 못하겠다는 불안감에 시달렸었다. 

 

연애를 시작하고 한두달후, 그가 멀리 지방으로 내려간 이후에는 솔직히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일단 거리상 멀리 떨어져 있으니 운동에 오히려 집중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런 효과가 전혀 없지는 않았다.(하지만 동시에 상당히 괴로웠다...ㅠㅠ)  

 

연애를 처음 시작하면서 그와 연애사실을 어떻게 다른 동지들에게 말해야하나 고민했었다. 갑갑하고 뭔가 무거웠던 학생운동 조직에서 연애라는게 가벼이 여겨지길 원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숨기거나 감추고 싶지도 않았으며, 연애라는 것 자체에 대해서도 좀더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다양한 수준에서 문제의식을 전달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과는 술자리에서 자랑하는 말투의 '우리 연애해욧'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다른 동지들은 '아, 축하한다고 하면 되는건가?', '뭐야, 진짜야?', '니 스타일 아니잖어.' '누가 아깝다'등의 반응들이었다...

 

그런 반응들이 나오는걸 막아보려 한것이었는데, 되려 그런 반응들을 이끌어낸 결과였으니, 그날 나와 내 짝꿍은 '이게 아닌데'라며 가슴아파할 따름...

 

 

이 커플, 저 커플, 요 커플 운동권에서 만나 연애라는 이름의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난 운동이 좀 더 풍부해지고 다양한 수준의 문제의식이 발현될거라고 생각한다. 사람간의 교류와 공유가 풍부해지는 것 만큼 서로간의 공감도 커지고 그만큼 서로간의 의식은 발전될수 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그를 만나고 나서 내가 놓치고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해서 다시 바라보는 시각과 가지고 있던 시각을 교정할수 있는 힘이 생겼음을 스스로 느낀다.

 

그래서, 나는 운동권에서 아니, 어디서든, 그게 이성애든 동성애든, 그게 불륜이든 아니든(불륜과 불륜의 아님은 대체 무엇??), 연애하기에 찬성.(그걸 연애라고 부르든 아니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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