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조와 변절 사이

2007/08/09 01:10

오늘 화장실에서 오줌누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역사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어린이 말로 '변절'이란 걸 하는데, 지조와 변절이 사실 종이 한장 차이인지라, 다 후대의 평가의 문제겠지만, 그래도 어떤 사람은 지조를 지킨 걸로, 어떤 사람은 변절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그렇다면, 그것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일제시대에 독립운동가들이 변절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기독교계의 거물 윤치호와 신흥우가 일제 말기에는 신사참배를 하고, 그 이전에 민족적 지성이라던 이광수, 최남선은 일찌감치 자치론자로 돌아서서 천황을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을 주장하고, 그런 반면에, 능글능글하게 총독이랑 밀담까지 나누던 여운형은 끝까지 독립운동가로 남게 되는데...

 

그런가 하면, 도산 안창호는, 결코 비타협적 투쟁가가 아닌 그가, 끝까지 조선민족의 독립을 주장하다 죽은 것이 이상할 것은 없겠다. 더러운 꼴 보기 전에 일찍 죽었으니깐(1938). 실은 일제시대에는 많은 수의 변절자가 1941~1945년 사이에 나왔으니깐.

 

결국, 안창호가 더 오래 살았다면, 윤치호나 신흥우처럼 되지 말란 법 없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결국 지조와 변절 사이에 '종잇장 같은 육체 한장'이 남는 건 아닌가. 찌릿찌릿 좀이 잘 쑤시는 사람은 결정적인 순간에 변절을 하기 쉽겠고, 느릿느릿 몸이 무거운 사람은 지조를 지키기가 한결 쉬울지도...

 

그렇지 않다면야, 사람들이 왜 좋은 걸 버리고 안좋은걸 취하겠는가. 왜 지조를 버리고 변절을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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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9 01:10 2007/08/09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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