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떨어지다.
술이 부족하니 옛 전적(典籍)만을 따르기로 할 것인가?*
봄의 초입에 들어선 서당 하늘에는 술병이 많았는데,
찬 은하수가에 킾(keep)해뒀던 포두주인 것처럼,
콸콸 잔에 따라서 한 병, 두 병, 마시다가
끝나지 않을 밤인 듯이 긴 농쟁(弄爭) 벌이다가
술병에 정신을 빠뜨리고, 대화를 빠뜨리고, 인문학을 빠뜨리고,
깜빡하고 고개를 떨구다 정신을 차리니,
어느새 별들은 모두 마셔버렸다.
토한 자국처럼 휘부염하게 터오는 하늘은 어제의 맑은 술빛이 아니다.
은하수 구비처럼 마르지 않을 별들인줄 알았는데,
어느새 별들이 다 떨어지다.
술이 떨어지다.
* "述而不作 信而好古" - <<논어>>, <述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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