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YMCA 야구단

2006/03/16 20:16

세계 야구 클래식에서 한국대표팀이 미국을 꺾었다고 온 나라가 난리다. 그 전에는 일본을 꺾었던 바였고, 오늘도 다시 일본을 꺾었다고 하니, 한국야구사 101년의 개가일 수도 있겠다. 일본야구사는 130년, 미국은 종주국이니까 훨씬 오래겠지.

한국야구사가 101년이라고 하는 얘기는 신문에서 봤다. 이 말이 맞다면 한국 야구는 1905년 창단된 황성 YMCA 야구단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영화 의 시작도 그래서 1905년부터인 것 같다.

 

영화에 따르면 황성 YMCA의 선교사와 통역 민정림(김혜수)이 1905년에 YMCA야구팀을 창단한 것이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민정림의 아버지가 1905년 을사조약때 자결한 민영환으로 되어 있다. 이건 픽션일까 아닐까? 그리고 선수들에 유생 이호창(송강호), 고관집 도령 류광태(황정민), 신지식인으로서 을사50적(시해)단 소속 오대현(김주혁) 등이 있다. 아, 나무꾼 소년들과 벙어리(나중에 벙어리 아님이 밝혀짐) 지게꾼 등도 나온다.

 

류광태의 아버지, 그러니까 '고관'에 해당하는 인물은 당시에 흔하던 친일파로 보이는데, 오대현이 가면을 쓰고 집에 침입하여 시해하려고 하다가 동료 류광태를 보고는 살려준다. 암행어사가 꿈이던 유생 이호창은 류광태의 친구인데, 아버님 괜찮으셔서 다행이라 위로한다. 이호창의 부친(신구)은 재야의 유생으로 현재는 서울에서 서당을 운영하면서 의병한다고 집나가버린 호창의 형님을 기다린다. "변절한 선비가 많아 명륜동에 더이상 학이 오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기대하던 큰아들이 의병 간 것에 실망하고 있다. 민영환의 장례식날 문상온 류광태의 부친에게 상주가 "더러운 변절자"라며 문상을 거절한다. 물론 이 모든 갈등은 야구라는 '역사'적 목적에 의해 해결된다.(해결이 시도된다.)

 

역사는 물론 다면적이고, 우리들의 시각도 그걸 가급적 제대로 포착해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 재밌다. 그렇긴 한데, 결론은 김혜수의 대사처럼 야구는 거대담론을 떠나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것인가? 오늘날 월드 야구 클래식이랑 어떻게 이렇게 같을 수가 있을까? 우리가 일본이나 미국같은 강대국에게 극적으로 승리를 거두는 것까지도. 온 나라가 즐거워하는 것까지도. 한 번은 비극, 한 번은 희극인 것까지도?


사진: 네이버에서 퍼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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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6 20:16 2006/03/1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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