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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한글2002를 켜놓고 마이크 데이비스의 <미국의 꿈에 갇힌 사람들> 3장을 요약정리 하고 있다가, 너무나 반복적으로 나오는 AFL-CIO가 민주당과 붙어먹으려다 뒷통수 맞았다는 얘기들에 질려서 간단히 서평이나 써볼랜다.
사실 이 책은 이택광 교수의 블로그(wallflower.egloos.com)를 하루에 한번씩 꼭 출석체크하는 사람에겐 별로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없는 책이다. 왜냐면 이 책에 실린 글이 대부분 블로그에서 한번쯤은 언급했던 내용들을 정리해서 시간순서대로 실은 것이기 때문이다. 난 솔직히 저자가 여기저기 신문같은 데에다가 기고한 칼럼을 묶어서 책으로 내는 것은 어떤 면에선 참 뻔뻔하고 종이낭비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그런면에서 이택광 교수의 이 책은 좀 너무한 면이 있다. 물론 이명박 정부 들어서고 나서 지금까지 터져나온 숱한 사건들과 문화적 현상들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면서, 그가 줄곧 이야기하는 '쾌락의 평등주의'와 '먹고사니즘'이 어떻게 관철되고 있는지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는 매체라는 면에서는 훌륭하기는 하다. 그럼에도 난 이런식의 출판행태가 저자의 저서목록을 하나 더 추가해 주어 그의 '이름빨'을 날리는데에 기여하는 것 외에 어떤 긍정적인 면이 있을지... 심히 의심되는 바다. (그런면에서 박노자가 한홍구 교수도 쫌 거시기하다.)
각설하고, 어쨌든 이 책에서 주요하게 이야기하는 주제는 바로 앞에서도 말했듯이 '쾌락의 평등주의'와 '먹고사니즘'이다. '쾌락의 평등주의'라는 것은 올 해초 나온 <당신은 왜 촛불을 끄셨나요>에서 그가 실린 글에서 제기된 뒤로 조정환과의 논쟁에서 주요 공격타겟이 되기도 했던 개념이다. 솔직히 나도 <당신은 왜...>에서 이 개념을 접했을 때에는 뭔가 억지스러운 개념이란 생각이 들었던게 사실이다. 이것은 분명 나뿐만은 아닐텐데, 왜냐면 촛불집회를 통해 '쾌락의 평등주의'를 유추해내기에는 그 당시 거리로 나왔던 주체들의 행동양식이 '쾌락'보다는 '윤리'에 더 가까웠다고 보는게 일반적 상식이었으니 말이다.
이 책은 촛불집회를 관통한 대중의 무의식이 왜 '윤리'보다는 '쾌락'에 가까운 것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충분히 해소해 준다.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분석의 시간대를 97년 IMF 이후 변화된 한국사회에서의 대중의 존재양식과 욕망구조 변화를 살펴봐야 하는데, 저자는 정확히 그런 관점에서 이명박 정부와 용산참사, 금융위기, 그리고 김연아와 원더걸스, 게다가 '1박2일'과 '우리결혼했어요'같은 예능프로그램 분석에 까지 손을 뻗친다.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한국사회 대중의 욕망은 "네가 즐기는 만큼 나도 즐겨야 한다는 한국적 방식의 평등주의"이며, 그런 류의 먹고사니즘이 경제로부터 정치를 소외시켜 경제지상주의를 내걸은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켰다. 한편 그런 욕망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통해 좌절을 느끼자 대중을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었으며 여기서 그동안 '평등하게 쾌락을 누릴' 주체로 인정받지 못했던 10대가 부각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10대들은 성공한 10대의 표상인 '김연아', '원더걸스'가 될 것을 강요받는, 존재하지만 존재할 수 없는 이들로 고정되고 만다.
대충 이런 식의 설명들을 한권의 책으로 읽어내고 나야 '쾌락의 평등주의'가 작동된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왜 우리는 용산참사에서, 쌍용차 파업에서 2008년 5월과 같은 열기를 다시 볼 수 없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은 '우리'와 동등한 '쾌락의 주체'가 아니라고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가 강제하는 새로운 합의가 "어떤 이들은 우리보다 더 평등하다"라는 문장 속에 담겨져 있다면, 그 '우리'라는 주체는 '더' 평등한 존재가 되기 위해 싸울 준비를 하는 이들이다. 그냥 평등한게 아니라 '더' 평등하게!!
"more th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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