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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닦기

미루 이빨이 난 다음에

며칠 지나고 나서

 

이빨을 닦아야 한다는 게 생각 났습니다.

 

책을 찾아봤더니

이유식을 먹인 다음에 물을 먹여서 헹구거나

거즈로 입 구석구석을 닦아 주라고 되어 있습니다.

 

"현숙~이빨 닦아야 한대..."

 

"어떻게?"

 

"거즈로..."

 

마침 이유식을 먹고 난 다음이라

바로 이빨닦기를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현숙..니가 닦아줘봐..."

 

뭐든지 신중하게 접근하는 저는

주선생님께 미루 이빨 처음으로 닦기 임무를 맡겼습니다.

 

주선생님은 평소 강력한 호기심으로 무장하고 있어서

제가 뭐 한번 해보라고 하면

바로 합니다.

 

"미루야~이빨 닦자~~"

 

주선생님은 지체없이

손가락으로 거즈를 말아서

미루 입 속으로 집어 넣었습니다.

 

"옳지~우리 미루 잘 하네~~"

 

미루는 이빨을 닦는 걸 아는 지

입을 살짝 벌렸고, 주선생님은

입 속 구석구석을 닦기 시작합니다.

 

"아~!!! 아야 아야~!!"

 

미루가 주선생님을 물었습니다.

 

"아야..아야야~~!!"

 

계속 뭅니다.

아기라고 무시하면 안됩니다.

꽤 아파합니다.

 

주선생님

결국 한 마디 했습니다.

 

"맨날 이런 건 나 보고 먼저 하래..."

 

역시 저의 신중한 태도는

이럴 때 빛을 발합니다.

 

거즈로 이빨을 닦아줄 때

조심해야 할 점을 알았습니다.

 

온몸을 던져 거즈 이빨 닦기의 문제점을 찾아내신 주선생님은

참 훌륭하신 분입니다.

 

거즈 말고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습니다.

 

 

<덧붙임>

 

다른 방법을 찾던 중

며칠 전 옆집 연우네에 놀러갔다가

아이용 칫솔을 얻었습니다.

 

미루는 밥 먹고

이 칫솔의 손잡이 부분을 자근자근 씹으면서

잘 놉니다.

 

옆집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지난 일요일에는

아침에 상 다 차려놓고 밥 푸려고 했다가

밥통에 밥이 없어서 결국 옆집에서 얻었는데

 

그 일요일날 새벽 10시 반에

싫은 내색 하나 없이 밥을 한 공기 반이나 퍼주신

옆집의 자비로움에 역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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