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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자국

배를 먹고 있는데 미루가 기어오더니

관심을 보입니다.

 

항상 이렇지만

입에 대주면 안 먹습니다.

 

배를 입에 대줬습니다.

인상을 쓰면서 혀로 맛을 보더니

평소와 다르게 살짝 뭅니다.

 

"..."

 

3초 쯤이 흘렀습니다.

뭔가 소리를 들은 것 같습니다.

 

스치는 소리였지만

분명히 들었습니다.

 

"앗!! 아무래도.."

 

배를 얼른 들어서

정밀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우하하하하~~!!!"

 

헛것을 들은 게 아니었습니다.

 

배 표면 한 부분에

갈갈이가 무우 갉아 놓은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이빨자국으로 길이 나 있고

그 끝에 벗겨진 배의 표면이 둥글게 말려 있습니다.

 

"이야~~~우리 미루 드디어 이빨을 썼구나~~!!!"

 

책에 보니까 이빨이 위아래로 다 나도

본격적으로 씹지는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미루처럼 갉을 수는 있습니다.

 

이 기쁜 일을 함께 나눠야 하는데

주선생님은 사무실에서 일을 합니다.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주선생님은 그 날 밤

곧바로 같은 일을 체험합니다.

 

"아..!! 아야!"

 

미루가 자기 팔에 얼굴을 묻으니까

주선생님이 어이구, 어쩐 일로 나한테 이쁜 짓 해..하고 있는데

미루가 팔을 물었습니다.

 

"이거 봐~이거봐~히히.."

 

주선생님 팔뚝에 선명하게

두개의 이빨자국이 나 있습니다.

 

아주 정겨운 이빨자국입니다.

 

제가 물 땐 신경질 내더니

주선생님

아주 신이 났습니다.

 

미루는 이 날 이렇게

몸을 푼 다음에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과일을 갉아대기 시작했습니다.

 

과즙망에 넣어 사과를 주니까

삭삭삭 소리를 내며 갉습니다.

 

미루 입속에는 지금

이빨 두 개가 우쭐해서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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