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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매 정착기

지난 주에 B모 엄마와 H모 엄마 두 사람이

집에 놀러왔었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제가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목소리가 소곤소곤 변합니다.

 

귀를 쫑긋하지 않았는데도

다 들립니다.

 

"전 진짜 뱃살이 장난 아녜요...H모 엄마는 좋겠어요.."

 

"저도 속에 뱃살 많아요..."

 

"어휴, 저는 정말 뱃살이 이게 몇 겹으로..."

 

다시 대화의 공간으로

진입했을 때

 

B모 엄마는 자신의 뱃살을

옷 위로 잡고 있었습니다.

 

저를 보고도 계속 얘기합니다.

 

이야기의 요지는

뱃살의 표면적이 몸 나머지 부분의 표면적과 맞먹을 만큼 팽창했으나

과거로 돌아갈 기미가 전혀 안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내가 아는 선배 중에 한 명은 애 돌 전후해서 급격히 빠졌대요..."

 

"그런 경우가 정말 있긴 한가봐요..."

 

두 사람 다

자신이 그런 사례가 되리라고 믿고 있는 듯 합니다.

 

그 B모 엄마가

다른 날 또 우리 집에 놀러왔습니다.

 

그날은 또 C모 엄마도 우리 집에 놀러왔습니다.

 

B모 엄마는

돌 전후 뱃살 수축설을 또 힘주어 주장합니다.

 

저는 옆에서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그 말이 일리가 있다고 응원해줬는데

C모 엄마가 착한 얼굴을 하고 진실을 말합니다.

 

"그런 경우는 거의 없대요...그냥 7~8개월때 몸매가 그대로 간다던대요...?"

 

B모 엄마는 지금이 바로 그 8개월입니다.

몸매가 정착되는 그 시기인 겁니다.

 

C모 엄마의 발언은

B모 엄마에게 좌절을 안겨줬을텐데

그것 때문에 B모 엄마 살이 좀 빠졌을 수는 있습니다.

 

암튼 일련의 대화를 들으면서

전 주선생님이 이미 예전의 몸을 거의 회복한 게 참 다행이라고 여겼습니다.

 

다큐 감독은 몸으로 때우는 직업이라

몸이 밑천입니다.

 

새삼 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싶습니다.

 

그나 저나

1년 있다 급격히 살 빠지는 사람이

분명히 있긴 하답니다.

 

B모 엄마에게도

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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