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노조 창립 11주년 기념식이 선운산에서 있었다. 기념 등반을 한다고 좋아했는데, 8시 10분쯤 일산에서 출발한 버스는 12시 반가까이 되서 선운산 입구에 도착했고, 김밥 떨어져서 더 사온다고 좀 기다리는 바람에 1시가 넘어서 매표소를 통과했다. 안형수 지부장과 둘이서...

 

2시부터 기념식 행사가 있다고 했는데, 설마 그렇게 일찍 시작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3시쯤에나 시작하고, 4시쯤에 끝나지 않으려나 하고, 이 멀리까지 왔으니까 산에라도 좀 갔다 와야 될 거 같았다.

 

급한 마음에 빨리 걸었더니 도솔암지나 낙조대에 이르니 1시간 조금 더 걸렸나 보다. 김밥 한줄 먹고 다시 되짚어 내려오는데, 2시 20분이 되니까 전화가 오기 시작한다. 어디까지 왔냐? 왜 안오냐? 도저히 기념식에 맞추기는 어려우니까 그냥 진행하라고 하는데,이사람 저사람한테서 전화가 오고, 꽉수석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는 현장중계문자까지...

임원취임식이 있으니 지난 임원들에게 감사장 준다고 했는데, 산에서 내려가고 있는 중이고 기념식장에는 없으니...

내려오는 동안 내내 두 사람의 전화가 울려서 미안하다 못해 짜증이 날지경이었다.  한 30분 지나니까 이제는 버스가 출발해야 하는데, 왜 아직 안오냐고 또 전화, 전화...

 

내려와서 욕 많이 얻어 먹었다. 보고싶은 사람들 보지도 못하고... 죄송. 또 죄송... 그놈의 산이 뭐라꼬.

 

그 와중에서 꽃사진은 몇장 찍었다.

 


마애불 옆의 동백나무다. 곧 꽃이 필 모양이다. 선운사 뒤 산비탈의 동백은 가까이 가 보지 못했는데, 붉은 색이 안보이는 걸 보니까 이정도에 못미치고 있는 듯했다.



꽃들을 찍었다...

 


 

벚꽃은 절정을 지나 색깔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다음주에는 꽃닢이 휘날리지 않을까 싶다.

 



 

막상 도착하니까 빨리 차 타라 해서 탔더니 겨우 주차장 옆에 있는 음식점에서 풍천장어와 복분자를 먹기 시작했다. 복분자에 침만 삼키고 장어만 집어먹고선 5시 반쯤 출발했는데, 대전간다는 차도, 서울간다는 차들도 그 부근의 다른 음식점에서 장어와 복분자 먹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럴 거면 안온다고 탓하지 말고 식당으로 움직이면 될 것을...

그리고 그렇게 있었다면 그동안에 얼굴 못본 친구들이라도 찾아 볼 것인데...

 

올라오는 길은 차가 밀리지 않아서 다행. 그렇게 또 한 번의 창립기념식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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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7 00:04 2005/04/1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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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얀모카 2005/04/17 18:5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창립행사 못가서 아쉽네요. 집사람은 병원에 정기검진을 가야하고, 장모님은 병원에 입원하시고... 참석하려고 노력했지만, 아이구....

  2. sanori 2005/04/17 21:0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하얀모카/글게요, 왜 하얀모카님이 안보이냐고 물어봤더니 여러가지 일이 겹쳤다고...다들 건강하시길 빌게요.

  3. 자일리톨 2005/04/17 23:3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야~ 벚꽃놀이 기차게 다녀오셨네요. 저는 모처럼 학교 갔더니 아직 꽃망울이 터지기 전이더라구요. 다음주 중에는 아마 환하게 피어있을 듯 한데... 아쉽더라구요.

  4. 꿈꾸는 애벌레 2005/04/18 09:4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지난 3월의 눈내리던 도솔암 생각나네요..저 벚꽃들을 보니 DMZ 지나서 북한의 민둥산들에 만발하던..진달래가 생각나네요

  5. sanori 2005/04/18 18:2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자일리톨/너무 회사에만 '충성'(?) 하지 마시고 일단 도망가 보세요... 어딜가나 벚꽃에 진달래에... 넘 좋아요.
    애벌레/담에 만나면 금강산 얘기 찐하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