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증....

from 단순한 삶!!! 2004/09/20 23:57

토요일 자개골로 간다면서 서울역 앞에서 동행을 기다리다가

문자를 받았다.

산기평에 단위노조 신고필증이 떨어 졌다고...

어쩌면 그동안의 과정에서 예측된 부분이 있었다 하더라도

막상 그 순간 깊고 먼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당장 일정을 포기하고 산기평으로 가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당장 할 일이 마땅치 않다고 일요일 오후 회의를 대전에서 잡았단다.

자개골을 가고 오는 길이나

그 골짜기에 있던 1박2일동안 시도때도 없이 떠오르는 '산기평' 때문에

애시당초 즐겁거나 재미있거나 하는 건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집에서 끙끙 앓는다고 해서

별다른 수도 없다는 것이었다.

 

돌아와 오늘 산기평에 가서 하루종일 있으면서

이런 저련 피곤에 절어서인지,

아니면 몸보신 하자고 가서 먹은 장뇌삼 닭백숙을 못받아 들여

설사를 해서 때문인지,

뚜렷하게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분노와 서글픔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하루종일 약먹은 병아리처럼 졸다가,

으슬으슬한 몸살기운까지 있다가

그러다가 늦게 집으로 돌아왔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때

해야 할 수단들이 제대로 된 처방이 안될것처럼 보일때

그럴때 느끼는 무력감과 답답함이

스스로를 더욱 무기력하게 만드나 보다.

 

내일은 내게도 다른 모습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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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0 23:57 2004/09/2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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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산기평 지부가 이겼다.-4월 21일...

    Tracked from 2005/04/24 22:39  delete

    * 이 글은 산오리님의 [무기력증....] 에 관련된 글입니다. 산기평 어용노조가 만들어진게 1년은 더 된듯 한데, 뒤져보니 지난해 9월에 일어난 일이네. 겨우 6개월쯤 지났는데 이렇게 멀고 아득하

  1. babo 2004/09/22 13:0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힘내세요...산기평 언젠가 후회할 겁니다. 노동자가 아닌 노예로 살아갈 그들.. 더 이상 미련 갖지 마십시오. 담담하게 생각하십시오.

  2. 박서희 2004/09/22 20:2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제르미날님 덕에 우연히 찾았습니다.
    산기평 소식 들었습니다. 참 가슴이 답답하네요.
    산기평지부 지부장님과 사무국장님의 사람좋은 미소가 어른거려서...
    힘내십시오! 힘내라고 전해주시구요!!!

  3. sanori 2004/09/22 21:5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서희씨 잘 지내시죠? 서울 집회에만 가면 얼굴 뵐수 있는데,
    요즘 그것도 잘 안해서 못뵌지 오래네요..
    산기평 답답한데, 또 세월이 지나면 상처를 치료하고, 회복하겠죠..
    담에 집회가면 꼭 뵈요..

  4. neoscrum 2004/09/22 23:1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저께 산기평 지부에 연락해봤습니다. '잘 되겠지요', '힘 내소'라는 인사치례를 하기에도 웬지 그래서.. '고생 많지요' 이야기 밖에 못 했습니다. 어제는 대의원대회 중에 강남구청에 가 있다는 이야기를 이성우 위원장님과 잠깐 통화로 듣긴 했지만, 그 뒤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5. sanori 2004/09/22 23:2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강남구청 항의하고, 대의원대회까지 갔죠...
    그 서글픈 대의원대회 보고 오느라 또 힘이 빠졌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