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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최면효과

소녀시절 새벽4시에 일어나 아버지와 함께 등산을 다닌 적이 있다. 나즈막한 산에 오르기 전 교회에서 새벽마다 들리던 "아버지!"소리에 섬찟함을 느끼면서부터 난 종교를 부정한 것 같다. 그것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들만의 세상, 그들만의 종교..
오늘 상애원에서 한결같이 조합원을 성토하던 비조합원들을 보면서 그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그들은 사회복지시설인 상애원의 주인이 누구인지, 폭행사건을 둘러싼 진실이 무엇인지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니 자신들이 어느 곳에 서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보려고 하는 만큼만 보인다고 했던가?
공공연맹 김동지는 그들이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있고, 시설과 집을 오가는 단조로운 생활을 하기 때문에 시설로부터 제공받는 일방적인 정보를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애처롭다.
진실을 외면하고 있으면서 그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상애원의 비조합원들과 시설생활노인들의 편협한 세계가.
비조합원들과 조합원을 분리시키고, 조합원들에게 두 배 수 이상의 노인을 배정하고, 노동강도를 강화시키고, 사고율을 높이고, 미리 설치해 놓은 CCTV로 사고장면을 녹화하고, 녹화테잎을 편집하여 폭행혐의로 고발하고, 노인을 폭행하는 나쁜 사람으로 매도하고, 폭행에 대한 소문을 내 노인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노인들로 하여금 조합원들을 폭행하게 하는 시나리오가 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일까?
심지어 동행한 기자들에게 노조로부터 돈을 받아먹었다는 얘기까지 서슴치않는 그들의 편협함은 집단최면에 다름아니다. 이건 정말 세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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