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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괴롭히는 문제들

나를 괴롭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나 자신이 개량의 결정체라는 것이다.
내가 의원이 아니었을 때에는
'개량'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회변혁의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은 일상적 시기에
노동자, 민중의 삶을 자본의 미친 회오리 속에 마냥 던져둘 수는 없으므로..
그러나 내가 막상 개량의 시술자가 되고보니
미칠 노릇인 거다.
특히 대중투쟁이(심지어는 소박한 운동조차) 없는 지점(무풍지대)을 개량하는 일은 더욱 그렇다.
2년가까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그렇게 매달렸던 "학교급식조례"를 거들떠도 보지않던 이해당사자들이

성명서라도 발표한 건
타협적 개량의 산물로서 조례안이 발의되고 난 뒤였다.
조례 건은 비교적 큰 사건이었지만
내가 의회에서 다루고 있는 (수십 건이 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의 대부분이

이해당사자들의 무관심(혹은 무반응)속에 진행되고 있다.
- 예를 들면 대중교통수단 확충 문제, 도청 내 비정규직 문제, 기금 개혁문제 등등..
단체와 개인들에게 문제제기하는 일만으로도 난 녹초가 되곤 했다.
지금은 그로기 상태..

나도 가끔은 대중투쟁을 지원하는 개량을 하고 싶다.
하지만 그런 일이라 하더라도 고민없이 매달리지는 못한다.
특히 주체적 역량에 의지하기 보다
의원의 영웅적 개량에 기대려는 분위기가 느껴질 때마다 심각한 고민에 빠지곤 한다.
"내가 정말 이 일을 해야 하는 걸까?"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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