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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어디로 갈 것인가?

앞의 글에서 당을 "혁명정당"과 철저하게 분리시킨 것은
그 성격을 명확히 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당과 나의 관계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나는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책임감만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너무 오래 해석없이 지내왔던 것이다!)

99년 발기인으로 당에 들어섰을 때
나는 (새로운-이 얼마나 정확한 표현인가?)"사회주의"적 강령에 의지하고 있었고, 그래서 (계급으로서)"노동"이라는 명칭을 선택했다.
2000년 이후 당의 성격을 의심할 만한 일들이 웹상에서 발견되곤 했지만 역시 강령에 의존하여 스스로 위로하곤 하였다.
2002년 선거를 전후한 시기에도 
당의 사회주의적 성격을 주장하는 토론을 벌이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얼마지나지 않아 내 꿈은 산산이 깨지고 말았다.
첫번째 징후는 당선자수련회에서 발견되었다.
그 날 만난 울산 당선자들의 면면은 내게 큰 충격을 주었다.
(결국 그들 중 한 명은 당선되자마자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사상의 부재, 실천의 부재, 노동조합 지도부의 관료주의화, 출세주의 등등..
게다가 당에 만연하고 있는 종파주의는 정파간의 사상대결과 검증의 기회를 앗아가고 그 자리에 정치적 야합과 권모술수를 밀어넣고 있다.
당은 이미 오래 전에 "사회주의적" 성격을 잃어버린 것이다.



"개량"을 할 수는 있지 않을까?
내 기대는 이렇게 소박해졌다. (그 결정체로서 기능하고 있는 내가 얼마나 고통스럽게 개량을 수행했는지는 <나를 괴롭히는 문제들>을 참고하시길..)
하여간 그렇게 마음을 잡아가고 있던 중 어느날 느닷없이 "당의 사회주의적 성격을 강화한다."는 거다.
성격이라는 것은 선언으로 규정되지 않는다.
역사적 배경과 구성원들의 의지, 실천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다.
폐쇄된 비밀조직에서는 지도부의 의지가 곧 조직의 의지가 되기도 했지만(물론 그마저도 온전한 것은 아니었다.) 개방된 대중조직에서 그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말이다.
당에 과연 사회주의자가 얼마나 있는가?
사회민주주의자들, 주체주의자들에게 "새로운" 사회주의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거의 "없지!!"않은가?


이제 당은 정체를 밝힐 때가 되었다.

당의 사회민주주의적 성격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말이다.


늦은 밤의 글쓰기가 혼돈스러운 머리를 조금은 차분하게 빗질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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