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환란때 잇단 활성화 대책… 집값 폭등 부작용 ㆍ이명박정부도 규제풀기 주력 '거품'조장 우려 이명박 정부가 경기진작을 위해 잇달아 내놓고 있는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이 10년 전 외환위기 이후
국민의 정부가 시행했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국민의 정부는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부동산 규제의 빗장을 모두 풀었지만 3년 만에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사상 최악의 부동산 버블(거품)로 이어졌다.
31일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민의 정부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5월 분양가 자율화, 양도소득세 한시 면제, 토지거래 허가신고제 폐지, 분양권 전매 한시 허용 등을 내용으로 하는 '주택경기활성화대책'을 발표한 이후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잇달아 내놨다. 이듬해인 99년에는 아파트 분양권 전매허용, 아파트 재당첨 제한폐지 조치를 내놨고, 2001년에는 전용면적 85㎡ 이하 신규 주택 구입시 취·등록세 25% 감면, 부동산 투자회사의 부동산 취득시 취·등록세 감면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국민의 정부가 98년부터 2001년 5월까지 3년6개월간 내놓은 부동산 경기 부양대책은 모두 10차례로 평균 4개월에 한 번꼴이었다.
당시 건설업계는 "주택투기의 우려가 없는 만큼 규제를 과감하게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국민의 정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국민의 정부는 또 경기부양을 위해 2001년 한해 동안 콜 금리(현재 기준금리)를 4차례나 내려 사상최저치인 연 4%로 떨어뜨렸다.
그러나 2002년 집값이 16%나 폭등하자 정부는 서울지역 아파트 분양권
전매 제한 조치를 시작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대책을 잇달아 내놨다. 규제 완화의 후유증으로 부동산 시장 불안이 지속되자 정권이
참여정부로 바뀐 2003년에도 정부는 분양권 전매제 부활, 수도권 투기과열지역 지정, 1가구 3주택자 양도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 집값 폭등을 막기 위한 대책을 쏟아냈다. 2005년에도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주택
종부세 과세기준을 6억원 초과로 강화하는 등의 부동산 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을 잡지 못했다.
경기대 엄길청 교수는 "10년 전 국민의 정부는 외환위기로 실물경기가 침체되고, 내수가 부진하자 부동산 경기 부양에 나서 집값 폭등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는 출범이후부터 부동산 규제를 푸는 데 주력했다. 지난 6월 지방 아파트 미분양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8월에는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발표했고, 9월에는 종부세를 대폭 완화키로 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자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한시 폐지,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건축 규제 완화,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속도는 국민의 정부 때보다 빠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려대
이필상 교수는 "10년 전 국민의 정부가 추진했던 부동산 경기 부양책은 엄청난 부작용을 일으켰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부동산 거품을 조장했다가 집값 폭등만을 부른 과거 정권의 실패사례를 답습하려 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 박병률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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