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오바마 비방자들 180도 태도변화..`정치무상'>

 

 

 

오바마 비방자들 180도 태도변화..`정치무상'>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11.10 02:48 | 최종수정 2008.11.10 08:27

50대 남성, 제주지역 인기기사 자세히보기


상임위원장직 박탈 위기 리버맨, `오바마 예찬론자' 변신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반미 주의자", "테러리스트와 함께 놀던 사람"
지난 미국 대선기간 버락 오바마에게 혹독한 중상모략과 정치공세를 폈던 사람들은 선거가 끝난 뒤 어떻게 달라졌을까.

뉴욕타임스는 9일 `오바마 비방. 이제 신경쓸 필요 없다. 그것은 역사다'라는 기사에서 선거운동 당시와 그 이후의 달라진 상황을 소개했다.

우선 미셸 바크먼 미네소타 하원의원의 경우 선거전 당시 MSNBC에 출연해 "그가 반미적 시각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지난 5일 오바마의 당선이 확정된 후 그녀는 "이번 선거에서 아프리칸-아메리칸(흑인에 대한 미국 언론의 공식 호칭)이 이긴 데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는 우리 사회의 변화에 대한 신호"라고 180도 말을 바꿨다.

공화당 존 매케인의 러닝 메이트였던 새라 페일린 역시 "테러리스트들과 어울렸던 사람"이라고 비방했었지만, 지난 8일 언론 인터뷰에서는 "선거운동 기간의 하찮은 말들이 이 역사적 순간에 대한 인식을 훼손시켜서는 안된다"며 "오바마와 그의 아름다운 가족들에게 신의 가호를 빈다"고 말했다.

가장 극적인 상황은 매케인이 한때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생각한 적이 있던 민주당 출신 조지프 리버맨 상원의원.

2000년 선거에서 민주당 앨 고어 후보의 러닝메이트였던 그는 이번 선거에선 공화당 매케인 후보 지원의 전면에 나서 "이번 선거는 항상 나라를 우선으로 생각했던 사람(매케인)과 그렇지 않았던 사람(오바마)의 대결"이라며 오바마 비방의 최선봉에 섰었다.

민주당 상원지도부는 그 보복으로 선거 직후 그가 맡고 있는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직을 박탈하려 하고 있다.

이 같은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리버맨은 최근 성명을 발표해 "오바마의 역사적이고 감명깊은 승리에 축하를 보낸다"면서 "미국 국민들은 비범한 공정성을 갖고 있다"고 몸을 바짝 낮췄다.

그의 보좌관은 "이제 국민 통합과 전진을 위한 길을 가야 한다. 오바마는 진짜 애국자이고 이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서 "선거운동 기간 했던 말은 당파적인 것일 뿐이었다"고 변명했다.

대통령 역사학자인 도리스 굿윈은 이 같은 급격한 태도 변화와 관련, "그들은 자신들이 역사의 나쁜 편에 서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면서 "또한 국민들이 이번 선거를 어떻게 보고 있고, 이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그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외관상으로는 모든 허물을 덮고, 새롭게 자신의 `팬'이 된 사람들을 껴 안고 가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오바마의 대변인인 스테파니 커터는 "오바마 당선인은 당파를 떠나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어려운 문제들을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는 명확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헤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리버맨은 분명 적절치 못하고, 나쁜 일을 한 사람"이라며 "그가 했던 짓들에 대해 방송이 아니라면 더 심한 표현을 썼을 것"이라며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정치 무상'을 실감케 하는 계절이다.
kn0209@yna.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