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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에서 날아온 음악..

우체국 아저씨가 뭔가를 들고 오셨다.

산청군 오부면 일*리.. 사이..라고 적혀있는 주소.
재밌는 우표6장이 빼곡히 각개봉투 우측상단을 덮었다.
봉투 겉면을 만지락만지락...
오랫동안 켜지 않았던 작은 소형 시디플레이어를 마당으로 내왔다.
그리고 봉투안에 들어있는 시디를 삽입...
온마당에 산청에서 온 음악과 그/그들의 음악이 시작되었다.

마당에서 가마솥을 닦고, 머리감을 물을 데우던 나, 고장난 목수공구를 고치는
최교가 마당에 놓인 낡은 의자에 앉는다. "오늘 점심은 이 앨범전곡을 다 들은후에 먹자"고
얘기하고 우린 음악을 계속듣는다. 17곡중 지금까지 14곡이 흘렀다.

가마솥에선 오전내 닦아 검은 빛을 내는 솥단지에서 맑은 김이 나오고
오랫만의 따뜻한 햇살아래 누운 동순이는 자기자리를 차고 누워있으며,
최교는 여전히 공구를 고치고 있다.

오랫만에 만난 햇살아래 평화로움.. 그리고 사이의 음악이 전해주는 묘한 감성들..
마당이 오늘따라 풍요롭다. 봄의 기운인가? 어쨌든 산청은 속리산 골짜기에 비하면
남쪽은 남쪽이니.. 그의 음악에 묻어온 봄이 마당으로 나온듯한 설레임..

나와 사이는 묘하게도 같은해, 같은 날 서울을 떠났고 한사람은 괴산으로 한사람은 산청으로..
재밌다. 그의 음악이 오늘 내게 나의 모습을 성찰케한다. 내가 잃어버리고 있는것과 내가
얻어가고 있는것과 삶에서 놓치지 말자고 내스스로에게 약속했던걸 다시 떠오르게 하는거..

여튼 고맙네..^^ 오늘의 이 햇살과 마당과 음악.. 그리고 가마솥의 하얀김까지..
ㅋㅋ 달콤함이 있다면 바로 이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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