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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자

 

  영화 <방문자>를 봤다. 그리고 또 가슴 한 켠에 무거운 무언가가 쿵!하니 내려앉았다.

많이 울었다. 더 많이 울뻔했는데.... 다행히도!!!! 옆 사람들이 빨리 일어나길 재촉하였고, 간단한 눈화장 덕분에 화장실 가서 엉망이 되었을 얼굴을 보고 씻고싶지 않아서 그냥 꾹 참았다. -_-;;;;;;;; 꺽꺽~~ 울뻔했다.

 

  그냥 지난 3년간 내가 많지 않지만 만나왔던 분들의 모습 그대로였기 때문에 낯설지 않았지만. 그저 이렇게 영화로 만들어져 사람들 마음에 이유없이 세워진 편견의 벽이 조금이나마 무너질 수 있길 바라는 마음과 흐뭇함이 교차하였다. 그래. 흐뭇함이었다.

 

  하지만 영화가 종반부를 향해 달리며 불쑥 법정에 서있는 계상(강지환)을 본 순간부터 먹구멍으로 무언가가 꾸욱꾸욱 올라오고야 만다. 어머니를 향해 뒤돌아보던 그의 떨리고 불안한 눈빛을 바라보며 아랫입술이 부르르 떨리고야 말았다. 계상의 최후진술을 들으며....

또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들이 한컷한컷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법정에 앉아 바보같이 혼자 눈물을 훔쳤던 기억들, 눈물을 흘리시던 수많은 어머니들. 떨리는 목소리로 또박또박 자신을 이야기하며 수줍은듯한 웃음으로 인사하며 넘을 수 없는 벽 너머로 그렇게.... 잠시 이별하러 떠나는 사람들.

 

 

  면회를 갔을 때 꼬맹이가 계상을 보며 물었다. '삼촌.. 여기로 못나와?' 이 말이 두 사람의 대화 중간중간에 배경음악처럼 반복된다. 사실 난 다른 것들보다는 그 꼬마아이의 너무도 천진난만한 질문 '못나와? 왜?'라는 질문에 참고 참았던 눈물들을 쏟아내고야 말았다.

 

 

'응. 못나와. 왜 못나오는지 나도 도무지 모르겠어. 답답하고 화나서 가슴팍이 자꾸 아파.

 자꾸 무언가가 가슴팍에 쿵쿵 내려앉아. 왜 못나오는지 나도 모르겠어서 그냥 눈물만 나'

 

 

  너무 아파서.... 너무 아파서.... 그만 하고싶어졌다. 내가 더 견디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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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결론

 

이 곳은 절대적으로 내 운동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공간인데.. 어느 순간부턴가 내 넋두리가 더 많아졌다. 젠장. 오늘은 오랜만에 내 운동이야기를 좀 써볼까?? 흠흠....

 

오늘은 어떤 학교의 교지편집위원회에서 '평화운동'에 대한 간담회가 있었다. 그냥 두런두런 모여 수다를 떠는 자리라는데.. 사실 작은 자리든 큰 자리든 부담스럽고 하고싶지 않았지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거 아니라는데 사람들 섭외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그 사람들의 편의를 봐주고싶었고, 못하는 일들을 자꾸 피하는건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에!!!

 

아주 조그만 자리가 마련되었고. 역시 내가 잘알고 있는, 좋아하는, 조금은 존경하는 사람들이 둘러앉았다. 사실 내내 긴장하고 있었다. 뻘타를 날리면 안된다. 추상적으로 이야기하면 안된다, 잘 정리해서 말해야 한다. 나를 부른 사람이건, 나건 모두에게 성과가 있어야한다. 등등.

 

결과는 역시 만족스럽지는 않다. 많은 뻘타와 정리되지 않은 무의미한 단어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들이 가득한 자리였다. 하지만 내 자신에게 화살을 돌리지는 않았다. 역시 지금의 내 위치와 현실을 다시 한 번 깨닫고 나를 채찍질할 수 있는 기회였다.

 

 

옛날엔 날 너무 힘들게 했고 싫어했던 학원선생이 있다. 물론 지금은.. 난 그 사람을 참 좋아한다. 솔직하고 원칙이 있는 사람이여서. 자주 열받게 만들지만 그래도 내 말들을 가감없이 있는그대로 받아주는 사람이다. 그리고 진심으로 날 아껴주고 이야기해주는 사람.

 

그 사람이 나에게 그랬다. '오영은!! 공부좀 해라. 너가 매너리즘에 빠지지않고 언제나 네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 그 충고에 많은 충격을 받았고 조금은 위축되었었다. 내 자신에게 실망했었고 돌파구가 쉽게 보이진 않았다.

 

그 사람못지 않게, 남들못지 않게 나도 꽉 막히고 매우 고지식한 사람이다. 적어도 내가 가지는 원칙들에 있어서는 그렇다. 그 원칙에 벗어나는 사람들은 사실 용납하질 않는다. 나도 참 위험한 사람이다.

 

그 원칙들중에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건 노력한만큼 모든건 보상받아야한다!!!! 이것이다. 그래서 날로 먹으려고 하거나 빈대를 붙으려 하거나 쉽게 가려는 사람을 매우!! 안좋아한다. 그리고 받은만큼 하지 않는 사람도 매우!!! 안좋아한다.

 

내 자신이 지식!!!에 있어서만큼은 그 학원선생님 말처럼 날로 먹으려고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공부하는걸 매우 싫어한다. 책읽는 것도 싫어한다. 하지만 그걸로 벌어먹는다.) 물론 그 사람은 내가 날로 먹고 있다는 것은 아니었고 온전히 내 발전을 위해 이야기해주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 자신이 내가 용서가 안되었다.

 

그래서 아주 조금씩 노력하고 있다. 마음만으로 운동하지 말자. 현명함을 갖추기 위해 언제나 끊임없이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만큼 공부하며 성장해 나가자. 그게 얼마 전에 다짐한 나와의 약속이다. 많이 부족하지만 아주 조금씩 노력하고 고쳐나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난 오늘의 간담회를 가졌고, 나에게 그 자리는 내가 나를 심판하고 판단하고 평가하는 그런 자리이기도 했다. 역시 결과는 나에 대한 실망이다. 아직 갈 길이 멀고도 멀다는걸 느끼고 또 느낀다. 하지말걸 후회도 잠깐 해보았지만 역시 부딪혀보는건 중요하다. 남들에게 내 이야기들이 어떻게 평가되었냐는 사실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내가 내 신념, 내 목표에 대해 얼마나 확신이 있고, 그것들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며 사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이다.

 

난 내 인생의 큰 전환점에 와있다. 내 나이 스물다섯이 나로 하여금 큰 결정들을 많이 하게 만든다. 스물다섯이라는 나이는 많이 위태롭지만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나이인것 같다. 지금 내 자신이 남들이 뭐라하든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사람이라 믿는 것만큼. 난 지금의 내 모습과 내 나이, 내 판단들이 아름답고 자랑스럽다.

 

다듬고 또 다듬어 언제나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활동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큰 운동들에 함께 하지 못하고, 좋은 생각을 내놓지 못하는 부족함보다는 언제나 떠나지 않고 이 자리에서 둥글둥글하게 다듬어지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이제 조금은 알겠다. 언제나 내가 소망해왔던 '좋은 활동가'는.....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언제나 내 자신이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사람!!! 이라는 것을.

 

내가 꿈꾸는 나이 서른. 그 아름다운 나이 서른이 되어서도 언제나 변함없는 사람이길 바래본다. 10년 후에도... 언제나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큰 사람이 되지 않더라도 어리석음만은 가지지 않으려 노력하는 그런 좋은!!! 활동가이길 바래본다.

 

 

오늘 내가 내린 결론.

인권과 평화는 편리함과 효율성을 포기할 수 있는 용기. 한발자국 물러서더라도 그것을 실패라 말하지 않을 수 있는 것. 한발자국 물러서 조금 더 많이 보고 더 많은 사람 손을 잡을 수 있는 것. 그런 인권과 평화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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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의 사형..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보고 첫눈오는 날이 두려워졌었다. 왜냐면..

영화를 보는 내내 많이 울기는 했으나!! 강동원이 눈오는걸 내다보며 "와~ 눈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에선 정말 옷으로 입을 틀어막고 통곡을 했었다. 그냥 그 순간에 내 머리엔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들이 스쳐지났으니까.. 이번 겨울엔 저렇게 눈오는걸 바라봐야할 수많은 사람들이 생각이 나서... 그래서 정말로 눈이 오면 마음이 안좋을 것 같았다.

 

 

그저께 진눈깨비 첫눈을 보며 또 그들을 생각했고 어제는 하루종일 영화생각과 사람들 생각으로 보냈다. 그러다 잠이 들었고 꿈 속에서 난 어느새 사형수가 되어있었다.

죄명은 모른다. ㅋㅋ 여튼 근데 정말 잔인한 방식이었다. 약물투여인데 30초동안 난 말을 할 수 있다. 그리고 30초가 지나면 아무리 말을 해도 소리가 나지 않고 그렇게 천천히 숨이 콱콱 막히며 죽어가는 것이었다. 30초동안 난 눈물콧물 다 흘리며 무언가를 말했다. 무슨 말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정말 30초가 지나니까 아무리 소리를 쳐도 내 말소리는 세상을 향해 퍼져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렇게 죽었어도 끔찍한 꿈이었을텐데....

 

 

문제는!!!!! 내가 안죽은 것이다! 뜨씨~~~ 그리고 그 다음 과정들은 잘 생각이 안나고.

난 여튼 다시 사형을 당해야 하는 사람이었으니까. 또 언제가 될지 모를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 그냥 멍하니 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에게 어딘가를 가자고 하는 것이었다. 음.... 멍하니 있었던 그 순간들은 아마도 공포의 순간들이었을 것이다. 같이 가자 이야기했을 때 난 거부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덤덤했는데...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부터 눈물이 줄줄줄 흐르더니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을 했다. 그렇게 소리내어 펑펑 울다가 잠이 깼다.

 

 

모르겠다. 요즘은 세상의 모든 것들이 참 끔찍하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죽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쫓겨나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을 가두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이만큼 무관심하고 관대할 수 있는 것인지... 분노도 아니다. 그냥 가슴팍이 콱콱 막힌다.

 

 

종종 사람들의 원성아닌 원성을 듣곤한다. 하긴.. 난 갇혀있는 사람들을 무진장 걱정하는듯 하면서도 참 무심한 사람이니까.. 따뜻한 편지 한 통, 면회 한 번 잘 가지 않는 그런 사람이니까... 내 무슨 할 말이 있겠나.... 난 그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능력따위는 애초에 가지지 못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 원성과 자책의 화살들을 항상 내 자신에게 박아버리곤 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마저도 하지 않는다. 자책따위는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화살을 어디로 돌려야할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난 자꾸 그 화살들을 세상을 향해 쏟아내는 듯 하다. 세상을 원망하고 세상을 탓하며 그렇게 그렇게.....

바보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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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에 수를 놓아라!!

 

몇 일 전에 친구랑 심심해서 종로 길거리에서 점을 보았다. 괜히 봤다 . 젠장할.

아저씨는 한마디만 했다. '허벅지에 수놓으면서 살어.' 뜨씨~~~ 썅.

허벅지에 바늘을 꽂아!!도 아니고 수를!!!!! 놓으란다. 으아아악~ 너무하잖아. 엉엉~

 

아저씨가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너는 너무 고지식해!'     쳇. 고지식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보고 날 좋아하는 사람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단다. 부정할 수 없다. 

누가 날 좋아한다는데 내가 그 사람에게 마음이 없으면 난 그 사람과 연락을 끊어버린다.

과도하다 뭐라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래도 난 그게 최선이라 생각한다.

괜스레 미안하답시고 맘쓰고 이러면 사실 서로 피곤해질 뿐이지 않나?

내가 안좋다는데 미안하기 뭐가 미안하냐. 개뿔. 그냥 싫다고 하면 되지 미안하기는....

괜히 착한 사람 되어줄 필요는 없는거다. 아닌건 아닌거지.

자기 혼자 착한 사람 되자고 상대방까지 힘들게 할 필요는 없는거다.

 

 

여튼 아저씨는 그래서 내가 사람을 만나기 힘들단다. 그래서 수를 놓으란다!!! 절규~~~

내가 좋아하고 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되는거지. 젠장. 그런 악담을 하다니....

그 날은 그냥 코웃음치고 나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거의 패닉상태다. ㅋㅋㅋㅋ

 

허벅지에 수를 놓느니... 나에게 죽음을 달라!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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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 NOVEMBER

 

0.

학원일을 하며 엉망이 되어버린 생활패턴을 빨리 회복해야 한다는 압박감.

그리고 스트레스, 술, 담배, 커피에 찌들며 누적된 피로가 회복되지 않는다는 압박감.

 

그래서 매년 이유없이 감성 200%가 되는 10월의 마지막날.

안되는 일 붙잡고 있다가 그냥 다 내팽개치고 나와버렸다.

집에 와서 밥을 먹고 서점에 가서 책을 사고 뜨뜻하게 이불덮고 보다가 자버렸다.

그리고 평소귀가시간에 잠이 깼다. 대략난감! 완전압박!

자기는 글렀고... 이러다 또 새벽에 잠들면 정말 돌이킬 수 없는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내린 결론은.. 오늘 하루 길게 쓰자! 새벽 일찍 집을 나선다!!!!

 

 

 

새벽 2시에 문자가 하나 띠릭 왔다. 

'SWEET NOVEMBER라는 영화가 있더라, 부디 그래라. 내가 좋아라하는 오영은아!!'

 

내가 정말 좋아라하는 친구가 이런 문자를 보냈다. 완전감동! 충전만땅! 이었다.

쓸쓸하고 우울한 10월의 기억보다는 달콤한 11월을 먼저 생각하게 해준 멋진 말이었다.

 

 

난 원래 11월에 약하다. 학교시절부터 10년이 넘게 선생들에게 맨날 혼났었다.

용두사미. -> 물고기자리 성격이란다.

우유부단/결단부재 -> 태음인의 성격이란다.

그러니까.. 공부를 하든 무언가를 맡아서 하든 11월이 되면 인간이 헤롱거리기 시작한다.

끝발이 정말 약한 성격이다.

(그러니까.. 고입연합고사와 대학수능이 연말이 아니면 내 인생에 그렇게 쓴맛을 안봐도

됐을지도 모른다. ㅋㅋㅋㅋㅋ 아~ 난 완전 9월 학기시작 생활패턴이 제격이다!! ㅋㅋ

완전 궤변이다. -_-;;;;;;;;;;;) 

 

20대가 되면서부터는 딱히 연간 계획이 세워지거나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달려본 기억은

없다. 그래서 연말에 취약해지는 나의 한계나 단점이 도드라보이진 않았다.

 

여튼 친구의 문자를 보고 문득 10대 때 날 괴롭히던 연말의 공포들이 문득 생각났다.

물론 이젠 다 추억이다. 괴롭진 않으니까.. 그냥 난 이제 나의 생활패턴을 알게 되었고

11월의 징크스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니까 말이다.

 

 

 

요즘은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해 무장해제 상태이다.

내 인생의 틀을 만들고, 내 사람을 만들고, 내 원칙을 만드는 것들에 짜증이 났다.

짜증이라기보다는 부질없음을 느꼈다. 사는게 재미가 없었고 싫었다.

그냥 죽음의 순간이 너무 두려워서 살았던 것 같다. 그랬다....

 

그래서 내 자신에게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았다.

비육식도 그만두었고, 술, 담배, 커피, 모든걸 무제한 상태로 설정하였다.

뭐 결론은 몸이 아작나고 끝났다. ㅋㅋㅋㅋ -_-;;;;;;;;

 

지금도 변함은 없다. 운동에 대한 고민도 끊임없이 진행되고.

유혹의 손길도 많으며. 별로 삶의 의욕은 없다.

나중에 후회하기 싫어서 꾸역꾸역 해나가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더 많다.

 

삶이 전쟁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내 삶이 너무 전쟁같았다.

버티고 감내해야하는 것들이 너무 많았고, 공포의 순간들도 많았다.

 

 

하루에 열번쯤은 모든걸 포기하고 싶다는 유혹이 나를 찾아온다.

하지만 난 언제나처럼 '한 번만 더 해보면 안될까?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하고

바보처럼 웃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를 맨날 바보라고 놀리는가보다. ㅎ

 

그래서 나 또 바보처럼 웃어버리고 만다.

SWEET NOVEMBER래. 헤헤헤헤헤~

 

노벰버가 안되면 디셈버가. 디샘버가 안되면 또 다시 재뉴어리를 기다리면 되겠지.

언제나처럼. 지금처럼. 난 그렇게 바보처럼 하지만 나의 자존심 하나만 믿고 갈거다.

 

주문을 걸어야지. SWEET NOV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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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 아구는 끝나고....

 

아~ 오늘로 또 프로야구 한 시즌이 끝났다. 결과는 우울하게 삼성이 이겨버렸다.

언젠가부터 이놈의 삼성은 스포츠에도 점점 잠식해 들어오더니.... 모든 스포츠들을

그저 돈으로 잠식해 먹어버리고 있다. 젠장이다. 쳇.

 

여튼 난 LG의 팬이다. 2006 자랑스런 꼴찌의 기록을 세운 우리 쌍둥이 LG.

여름즈음... 9회에 역전을 하며 정말 늦게나마 신바람야구를 보여주나 싶었는데. 쩝.

왠걸... 엘지는 날 울게 만들어버렸다. 엉엉엉~ 거기에 마해영 방출이라니.. 이런 ㅠ.ㅠ

 

그래서 난 또 야구에 '야'자도 보지 않았다.

그런데 한화가 또 야구를 보게 만들어주었다.

3위 한화가.. 기아를 이기고, 현대를 이기고, 그렇게 가열차게 달려 삼성을 만났다.

역시 한국시리즈는 재미있었다. 지칠대로 지친 한화 선수들을 보는 것이 영~ 맘이

안좋았지만... 정말 매 경기 한화는 피를 말리며 가슴뭉클한 경기를 보여주었고.

 

졌지만... 그래도 기립박수를 치며 그들에게 축하를 던져주고 싶은 이유......

 

김인식감독의 재치와 현명함. 그리고 인간다움.

선수들을 마음으로 감싸안아주는 그의 마음과 선수들의 노력이 모든 순간 빛이 났다.

 

물론 난 내년에도 한화를 응원하는 일은 없을거다.

 

재박이 아저씨가 엘지 감독이 되었다. 푸하하하~~ 난 재박이 아저씨를 좋아한다.

물론.. 아직 엘지가 가야할 길은 산넘고 물건너 험하디 험하지만!!!!

그래도. 내년엔 또 야구장에 룰루랄라 놀러가야지. 신바람야구 구경하러. ㅎㅎㅎ

 

프로야구... 그 곳에서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기분좋은 야구를 보여준 한화때문에.

이번 시즌도 즐겁게 마무리 한다.

 

아~~ 제발!!! V2의 영광을 안은 우승팀이여!!! 돈지랄은 이제 제발 그만~~~

당신들때문에 모든 스포츠가 재미없어진다. 당신들의 우승이 전혀 아름다워보이지 않아.

그냥 돈으로 산 우승같단 말이야. 제발~~ 돈으로 땀의 영광을 사려하지 마라.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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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일 하고싶은 일

 

연휴다운 연휴를 보내고.. 주말내내 학원에 20시간을 넘게 있었다. 그리고 그 긴 시간동안

난 단 한순간도 일 이외의 생각을 하며 지낼 수 없었다. 바빴고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나에게 주어진 역할이 원래 그런 것일까? 10명도 훨씬 넘는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눈치껏

상태를 파악하고 일정을 확인해야하고 배치를 하고 문제가 생기는 곳은 없을까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한다.

 

학원에 있으면 유일하게 모든 생각을 멈추고 쉴 수 있는 시간이 담배를 필 때이다.

그래서 학원에 가면 담배를 자꾸 피게 된다. -_-;;; 하지만 오늘은 그 시간마저도 모두

일 생각을 하는데 보내야만 했다. 그래서 정말 힘든 하루였다. 사람들과 마주치고 이야기

하는 것도 싫어서 그냥 하루종일 고개를 푹 숙이고 돌아다녔다. 으으으~~~~ 

 

그 피곤함의 결정판으로 발제를 아주 거지같이 마무리했고 나의 지적 궁핍함을 절감하며

내 무식함과 단순함에 치를 떨며 집으로 돌아왔다. 오마이갓이다. -_-;;;;;;;

 

 

내가 지금 제일 하고싶은 일은!!!!!!

사람들 앞에서 엉엉~~ 우는 것이다. ㅎㅎ 우습게도 정말 그게 제일 하고싶다.

 

내 나이, 내 경험, 내 능력에 비해 나에게 주어진 역할이 너무 버겁다.

지고싶지 않고,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징징거리기 싫어서.

나의 힘듦을 억누르고 또 억눌렀는데.... 이젠 표현할 자신도 없어졌다.

 

그래서 사람들 앞에서 힘들다고 펑펑 우는걸 제일 하고싶다. ㅋㅋㅋ

 

 

내 자리는 어디일까? 운동에서 내 자리, 내 역할은 무엇일까?

돈버는 그 곳에서 내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가족안에서 내 자리는 어디일까?

 

내 자리를 찾아가는게 원래 이렇게 어렵고 힘든걸까?

정말 내가 있어야할 곳을 잘 찾아갈 수 있을까?

 

 

흠.... 내가 이렇게 쓰면 또 많은 고마운 사람들이 많이 걱정해주겠지.

그런데 그냥 이건 짜증날 때 징징거리고 마는거다. 살면서 이정도 힘든 일 없는 사람이

있을까? 이렇게 짜증과 근심을 이 곳에 잠시 놓아두고 쉬는 것뿐이다.

 

하루하루가 고달프고 순간순간 도전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보일듯 말듯 조금씩 단단하게 성장해가는 나를 만날 수 있는건 행복하다.

순간순간이 지루하거나 무기력하지도 않다. 언제나 긴장감 넘치고 살아있음을 느낀다.

이정도라면 난 정말 복받은 인간이지 않을까? 그래서 그 힘듦에 감사하며 살아간다.

 

언제나 고마운 사람들이 걱정해주고 힘이 되어주고 있다는걸 잘 알고 있다.

항상 감사하고 미안하다. 이제 푹 잠을 잘거고 일어나면 또 일주일을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야겠지만..... 난 포기하지 않을거고, 잘!!!하진 못해도 최선!!!!은 다 할거다.

 

언젠가. 무르익고 무르익어서 정말 '좋은'활동가가 될 수 있을 그 날을 굳게 믿으며 말이다

 

실수투성이. 사고뭉치. 오영은. 언젠가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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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달이 이쁘게 떠있던 날이다. 나무에 걸려 앉아있는 달을 보고 앉아있었다.

혼자 가서 조용히 술을 마셔도 좋을 그런 술집에 앉아 음악을 들었다.

그 날 운명처럼 만난 나의 친구가 나에게 건네준 책이다.

그 친구는 나의 병을 진단한다. '넌 스물다섯병이 지독하게 걸렸어. 떠나야해.'

 

그리고 건네준 책이다. On the road.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여행에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았고 한동안은 세상과 타협하며 나의 체력과 정신을

열심히 팔아먹으며 살리라 다짐했던 나에게 내 친구는 정말 제대로 된 처방전을 던지고야

말았다. 나쁜 녀석 -_-;;; 고마운 녀석 -_-;;;;;;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나의 마음은 자리를 일어나 짐을 싸기 시작한다. 뜨씨~ 

 

다음은 맘에 들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1. '무엇을 보자, 이런 것보다도 같이 손잡고 1년을 돌아다니자' 이런 생각이었어요.  

 

여행해서 행복하다. 이런 것보다는 그냥 여행을 잘 왔다는 생각이 이따금씩 들어요.

...언제부터인가 매일 실실거리고 다녀요. 여행하는게 즐겁기 때문인 것 같아요, 생각할 시간, 두 사람이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 좋아요, 시간이 여유로우니 불필요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좋고, 예전에는 바빠서 미루어뒀던 생각들을 많이 해요.

 

 

2.

여행이란 어쩌면 내가 살고싶은 곳을 찾으려고 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달과 6펜스>를 보니까 이런 대목이 있어요. 자기가 살아야 할 곳에서 태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살고싶은 곳을 찾아 여행을 하는 거라고. 그 곳이 어디가 될지 모르니까 아직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조바심 나도 상관없어요. 그마저 자연스러운 과정이니까. 그렇지 않나요? 

 

3.

혼자있는 시간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할까. 예전에는 외롭거나 힘들면 밖으로 나갔어요.

친구를 불러내 수다를 떨며 위안을 얻었죠. 내가 여기 사람들 사이에 속해 있구나, 다행이다, 하면서. 지금은 나 자신에게 집중하니까 혼자 있는 게 가장 편해요. 사람들 사이에 끼어 보내는 시간이 전처럼 즐겁지가 않아요.

... 아, 제일 많이 바뀐 점은 그거다. 여행을 하다보니 내가 좋아졌어요. 그리고 사는게 전보다 조금 더 즐거워졌어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또 얼마나 많은 거리를 걸어야 할까.

좀 떨린다. 다시 여행을 시작하는 기분이다.

나는.... 이렇게 내 길을 만든다.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샨티샨티...

 

 

 

 

이번 연휴에는 정말 휴식다운 휴식을 가지고 있다.

햇살 잘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 바람소리를 음악삼아 커피향을 맡으며 책을 본다.

 

 

또 열심히 달릴 수 있겠지.. 열심히!!!!

그리고 또 어느 날 문득.. 떠날 수 있겠지? 그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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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꿈

 

최근에 읽고있는 책중에 한 권이 '아인슈타인의 꿈'이라는 소설이다.

아주 얇은 책이라 들고다니기 좋아서 골랐는데 지금 나에게 필요했던 책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물리학 중에서 '시간개념'에 대해서 소설로 풀어놓은 것이다.

(영화 시월애가 정말 가능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들과 같은 여러가지 시간의 개념들)

우선 작가에 대한 존경심과 더불어.. 그냥 이 세상에 대한 답답함에 조금 위안이 된 책.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속도로 가는 시계를 간직하며 살아간다는 설명이 가능한 이야기.

누군가의 시계는 오늘 하루가 10년같지만. 누군가에게는 10분처럼 짧았을 그런 시간.

 

저마다 다른 속도로 가는 시계를 간직했다고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난다.

어떤 사람이 무언가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어떤 사람의 심정이 어떠했을지도.

이해하기 훨씬 쉬워진다. 그냥 그 사람은 나하고는 너무 다르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나이 스물다섯에 새로 받아간직한 나의 시계는 아무래도 에너자이저가 끼워졌나보다.

이 놈의 시계가 미친듯이 빨리 돌아간다. 나를 대표할 수 있는 'slow'가 도저히...-_-;;;;;

내 자신도 빠르게 변화하고. 내 주위도 빠르게 변화한다. 처음엔 그 속도감을 즐겼는데.

 

조금씩 살짝 겁이 나기 시작했다. 너무 빨리 돌아가는 나의 시계에 겁이 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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