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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남기고 간 편지

 

나의 젊은날을 함께 한 동갑내기 친구. 내가 그 친구 등을 떠밀었다. 그래서 그녀는 독일로

떠났다. 독일로 가며 그녀가 나에게 보낸 편지를 오늘 받았다. 한참을 웃다가 한참을 울었다.

그녀의 편지와 그녀가 선물하고간 책을 들고 난 또 한 번 용기내어 한 발 내딛어본다.

부적처럼 날 언제나 지켜줄 그녀의 편지. '오현지'이름으로 처음!!!!! 받아든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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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지! 오현지! 오현지!

이 모든게 다 뭔가 싶어 허망한 마음 붙잡고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펜을 꺼내든다. 펜을 꺼내든다.

그 곳도 사람 사는 곳인데 나는 뭐가 이리 두려워 불안해할까.

내가 품었던 세상은 고작 이것밖에 되지 않을까.

아님 나도 모르는 사이 세상에 대한 불신만 키워왔던 것일까.

 

'아가가 잃어버린 꽃신 한짝 속에 아무도 모르게 바다가 숨었네.

 종이배 둥실 띄워 노를 저어볼까 하얀구름 벗삼아 뱃놀이 갈까

 비개인 풀밭사이 숨어있는 아가의 꽃신 속에 바다가 있네.' (한영애. 꽃신속의 바다)

 

뒤적거리다 보낸편지함도 열어보았어. 내가 아빠한테 썼던 편지가 있더라.

이천삼년 처음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고 3학점만 들었던 때

장학금 못받아서 미안한데 나 아직 젊고, 젊어서 공부만 하기엔 고민이 많노라,

진실되게 살겠노라 세상에 아주 작은 변화라도 만들어내겠노라

그 담엔 당신께 맥주 한 잔 사겠노라, 자신있노라...

 

내가 잃은 꽃신 속에 아빠의 바다가 있더라.

그 바다를 이제서야 나아가는데 뭐가 두려울까.

두려우면 난 사기꾼이 될거야. 허풍쟁이. 그렇지?

 

너, 참 웃긴다. 나는 너한테 잘, 편히 자라고 겉옷 한 번 덮어준 것밖에 없는데,

넌 왜 그리 커다란 옷을, 날개를 달아주냐? 왜 나를 도발해?

그냥 대충 살아보려 했는데 왜 밀어내냐? 왜 이 간밤에 아빠를 느끼게 하는거냐?

담배만 여럿 날렸다. 왜 대충 글 못쓰게 하냐?

 

나는 있잖아. 번듯한 허울 속에 갇혀 삶을 실감하지 못했다.

하영준 말마따나  ~척 하느라 계속 도망만 다녔어.

도망다닌 신세한탄으로 각종 술자리를 전전했던 것 같아.

스물여섯인데 지금 이 순간의 이야기보다 빛나던 과거 다가올 미래이야기가 전부였어.

이 썩어빠진 청춘! 그러지 말자, 우리.

지금 이 순간, 내 영혼과 내 육신에 진실해야지. 더부룩한 관습의 때 따윈 가당치 않아.

 

조금 더 삶 속으로 들어오게 된 건 너와의 대화 덕분이었어

또렷이 기억해. 인사동서 아빠 얘기했던 날. 대학로서 울었던 날,

그리고 독일 갔다와서 너가 학원계단에서 했던 얘기.

삶의 치명적인 부분들을 내 입으로 말하게 된 순간, 나는 어른이 된 것 같아.

 

죽음과 섹스.

이 말을 내 입에서 나오게 한 너, 참 강단지다. 너, 참 살아있어.

스물다섯의 가을과 겨울을 너와 함께 보내게 된 건 정말로 행운이다.

험준한 분수령에서 굴러 떨어지지 않고 잘 걸어갈 수 있었다.

 

잊지 않았지? 기대되는 새시간. 잘 살아낼 자신있지? 하나하나 느끼며 진실되게. 즐겁게.

눈물겹게 살아낼 자신있지? 겉늙지 않고 노회하지 않을 자신있지? ㅋㅋ

 

힘들면 학림에서 커피마시고 정신차리시오!

내가 왜 한 곳을 고집했겠냐? 다 이유가 있어서였어. 심어둬야지. 우리의 장소.

추억할 수 있고 힘 얻을 수 있는 그 곳. 그 곳 한곳쯤은 말야.

 

베를린으로 떠나는 날. 비온다네. 나 비오는 날 무지 좋아하는데 좋다!

일상 속에서의 너는. 멋졌어. 진실되었으므로.

비행기가 뜰 때 너에게 에너지를 보낼께. 웃을 수 있는 힘.

 

정말 너의 힘으로 새로운 세계로 간다.

진심으로 고맙다.

있는 힘껏 살고 새로이 생겨난 에너지로 네 날개도 퍼덕여줄께.

징징거리지 않고 세상에 나아가볼께. 잊고있었던 내 색깔 찾아볼께.

 

너, 너도 니 색깔 잘 찾고 있어야해 .꼭.

우리 다시 새하얀 팔렡에 투명하고 맑은 원래색 찾아 하나씩 하나씩 채워보자.

니 색도 쓰고, 내 색도 쓰면서 멋진 그림 하나씩 그려보자. 세상에 새그림 내놓아보자.

 

정말 고마워서, 정말 잘 살고 올께.

 

새 땅에서, 새 에너지 보낼테니 너도 꼭 더 잘 살아야해!

 

07.03.02 3:44AM

 

덧1. 공항가는 길은 설레는 것만은 아닌 것 같아.

뒤돌아보니 애달파서 눈물흘리고 말았어. 어쩐지 자꾸 눈물이 나와.

간다고 전화 못할지도.... 넌 '사람'이었어. 고맙다.

(리무진 버스 안)

 

->결국 그녀는 나에게 전화하지 않았다. 비행기 문앞인데 울까봐 전화안한다 문자만 남기고

 

덧2. 혹시라도 사고나게 되면 보험금 수령액 중 1/4 너에게 배당했어. ㅋㅋ

그럴 일 없겠지만 생기면 기꺼이 받아라. 기분 상하지 말고.

 

->이 덧을 보고 한참 웃고 한참 울었다. 그리고... 나도 내 보험의 수령인으로 그녀를 썼다.

 

덧3. '염쟁이 유씨'. 좋아하는 사람이랑 봐. 13일 에매했어.

 

->그녀는 나에게 연극티켓을 예매해 선물하고 갔다. '그'와 보라고.

   그래서 나.... 혼자 연극을 본다. '그' 자리에 '그'가 아니면 아무도 앉을 수 없으니까.

    이제 '그' 자리에 '그'는 없으니까. 처음부터 지금까지. 앞으로도 언제나 '그'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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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내 안에 잠들어있던, 억눌렸던 에너지들을 찾아주었다.

그녀가 용기내어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것처럼.....

나도 이제 용기내어 새로운 그 길에 한 발 내딛는다.

 

이젠 말과 언어가 아닌. 나의 음악 나의 몸짓으로 세상을 향해 외쳐보려고 한다.

나의 음악, 나의 몸짓으로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가려고 한다.

언제나처럼 진실지게. 그 진실이 언제나 통하는 것은 아니나 그래서 상처받을 때 많으나.

언제나 진실지게 살아가련다. 나의 그 어떤 언어보다 내 진심으로.. 삶을 살아가련다. 

 

그녀의 편지로 내 어깨에 짊어졌던 많은 짐을 내려놓는다. 미련과 이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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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멘토가 있으면 좋겠다.

 

눈이 참 이쁘게 온다. 이러면 나가는건 매우 귀찮아지기는 하는데..... ㅎㅎㅎ

 

어제 사랑방에서 연석회의 반전평화-평화적생존권팀(가) 회의가 있었다.(이하 평화권)

회의 내내 기분이 안좋았다. 회의끝나고 버스타러 가는 길에 3년 전 어느 날이 떠올랐다.

 

그 날도 무지 추운 날이었다. 어찌저찌 학생회를 꾸리게 되었고 어리버리 모든 일들이

실수투성이었다. (상황설명 : 그 때 학생회장 친구는 어느 '모'조직을 기반으로 나왔고, 난 그 '모'조직 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싫어서 그 조직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나갔더랬다. ㅎㅎ 근데 문제는 학생회장 친구가 중간에 학생회 활동을 정리해버렸다. 그래서 나만 남았다. ㅜ.ㅜ)

 

그 어느 날. 큰 결정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난 도저히 모르겠는거다. 그러니까 누군가의 조언이 너무너무 절실히 필요하던 때였다. 근데 난 선배가 아무도 없는거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없는 상황이다. 내가 조직을 기반으로 하지 않았으니까 그 조직의 선배들은 나에게 손을 뗀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나네 ㅎㅎㅎ 어쨌든 도저히 안되겠길래 어떤 선배에게 전화를 했다. 근데 그 사람. 바쁘다고 아무 말 없이 그냥 끊었다. 그 날. 길에서 너무 어이없어서 웃기만 했다. 그냥 어제 그 날이 문득 떠올랐다.

 

어제 회의는 나에게 너무 어려웠다. 어려웠고. 작년 하반기 내내 학원일땜에 집중하지 못했던 활동영역에서의 공백기를 너무 절실히 뼈아프게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그래서 부끄러웠고

그래서 슬펐다. 그래서 궁금하고 답답한게 참 많았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마구 물어보고 싶었고. 누군가에게 마구 하소연하고 싶었다. 그냥 맥주 한 잔이 간절히 생각이 났고 그냥 힘이 필요했다.

 

이렇게 가면 내 주위에 감사한 사람들이 너무 서운할까? 그니까 그들은 나에게 너무너무 큰 힘이 되고 있는데 말이다. 내 운동에 조언해줄 수 있는 선배가 한 명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나에게도 멘토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궁금한거 있음 잘 알려주는 든든한 선배 한 명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의견을 많이 존중해주고 무얼 하든 든든하게 옆에 서있어주는 지금의 친구들에게 항상 감사하다. 근데 그냥 내가 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날 도와주는 선배가 없었다는게 한으로 맺혀버린걸까? 그냥 선배라는 존재가 그리워진다.

 

바보같은 말들이지.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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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0. 마이네임이즈오현지

 

내가 '오영은'에서 '오현지'로 개명을 한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반응은 하나였다. "재수없어!"

뜨씨~~ 이유는 하나다.

'현지'라는 이름은 뭔가 새초롬하고 이지적이고 그런데 난 아니라나 뭐래나. -_-;;

 

2주쯤 흘렀네. 지금 상황은 70%는 오영은으로 부르고 

20%는 '영은현지' 혹은 '현지영은'이라 부른다.(동방신기식 이름붙이기 쩝ㅜ.ㅜ)

5%는 학생들이다. ㅋ 이 녀석들은 내가 애초에 오현지로 소개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나머지 5%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의식적으로 노력해서 내 새 이름을 불러주니까. ^^;;;;;;;;

 

사실 나도 현지라는 이름이 매우 어색하다. 내가 생각해도 나랑 영 어울리지를 않는다.

그래도 내 새 이름을 애용하기로 했다. 나에겐 지루하던 인생에 새로운 자극제 역할을 해준

고마운 녀석이니까 말이다.   

 

할 일들이 너무 밀려있어 개명신청도 자꾸 미루고 있었는데 빨랑 해버려야겠다. 호적에 새이름 파내면 뭐 알아서들 익숙해지겠지. 쩝....

 

 

 

1. 불쑥 찾아온 무기력. 불쑥 찾아온 환멸

 

세상에 진실이 존재할 수 있을까? 온통 오해와 해석들 뿐인데.... 그리고 그 오해와 해석들은

사람들을 지치게 할 뿐인데.... '소통'이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는걸까?

 

논리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나같은 사람이 온통 논리로 무장하는 곳에서 밥을 벌어먹고 사는 탓일까? 자기논리에 심취하거나 논리로 무장한척 한 사람들의 이야기. 툭 까놓고 말하면 자기들 몸값 올리는 단순한 이야기인데... 뭘 그리 포장하고 돌려말하는지. 나같은 인간들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그 지난한 과정들을 보다보니.. 그냥 삶이 무기력해졌다.

 

누군가와 소통을 한다는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결국 자기해석의 몫으로 남게될 뿐인데 말이다. 자기 맘대로 해석해서 착각하고 과대해석을 하고 그 착각에 웃고 우는게 사람사는 모습인데.. 그냥 맥이 빠져버렸다.

 

  

 

2. 내 인생을 몽땅 도둑맞은 기분

 

 

내 눈은 특이하다. 이 나이에 노안이다.(멀리있는건 잘 보고 책은 잘 못보는 원시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특이한 눈이었다. 그래서 시력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안경을 항상 썼다.

 

그러니까 안경집 사람들의 논리는 한결같았다. 난시가 너~~무 심하고 원시까지 있어서

안경을 써야한다고. 안쓰면 두통도 심해지고 힘들꺼라고. 실제로 난 편두통이 매우 심한

편이다. 두통의 고통을 생각하니 얼마나 끔찍한가. 그래서 난 그 말들만 철썩같이 믿고

여태껏 안경을 쓰고 살아왔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원시이다 보니 사람을 보거나 멀리 볼 때 안경너머로 본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들을 꼴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 선생들에게

어찌나 많이 혼났었는지. ㅜ.ㅜ 그리고 그건 이제 어쩔 수 없는 습관으로 자리잡았다.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최근에 또 어른들에게 지적을 당했다. 그래서 안되겠다 싶었다.

 

안경을 벗어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난시교정수술을 받아야겠다고 생각.

오늘 안과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검사하는 언니가 씨익 웃는 것이다.

 

시력이 이렇게 좋은데 왜 왔냐고. 안경을 굳이 쓰는 이유는 뭐냐고. -_-;;;;;;;;;;;;

내가 가지고 있는 난시는 그냥 평범한 난시란다.

 

다만 문제가 되는건 원시인데. 내가 쓰고 있는 안경에는 원시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다고.

그 때 내가 세상에 느낀 배신감을 그 누가 알까? 내가 여태껏 안경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두통에 대한 공포때문에 일부러 피눈물 흘리며 비싼 렌즈를 했는데 이 렌즈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내 눈을 보호해준 적이 없다니...... ㅜ.ㅜ 분노.

 

요즘 내 상태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세상에 대한 불신. 사람에 대한 불신. 

 

안경 하나 팔아먹겠다고 내 인생 20년을 심리적으로 안경 하나에 의지하게 만들었다니...

그냥..... 내 몸이 기만당한 그런 기분이었다.  

 

 

 

모르겠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한다는게. 내 언어를 표현한다는게. 두려워졌다. 싫어졌다.

어차피 사람들은.... 자기가 듣고싶은대로 듣고 자기가 보고싶은대로 볼테니까.

 

나도 마찬가지겠지? 나도 끊임없이 해석하고 내 멋대로 평가하며 살겠지? 구역질난다.

 

 

이성. 언어. 소통. 현기증난다. 구역질나는 단어들. 우에에에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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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성으로 승부를 걸수는 없는걸까?

 

1,

하루종일 길을 걷고 또 걸으며 생각했다. 여성성으로 승부를 걸수는 없는걸까?

운동사회 속에서도 주도적으로(?) 아니다. 주도적이라기보단 대외적 활동을 왕성히 하는

여성활동가들은.... 대부분 여성적이진 않다. 얼핏 생각하면 그렇다. 씩씩하고 목소리가

굵직하고 걸걸한 경우도 매우 많다. 왜 그럴까? 왜 그럴까? 왜 그래야만 할까?

여성스러움으로 인정받기는 힘들기 때문일까? 여성스럽게 말하면 설득력이 없나?

여성스럽고 남성스럽고를 규정짓는 것도 좀 그렇지만..... 여성이 인정받고 성장하는건

남성성을 획득하는 과정은 아닐까? 여성성 그 자체가 가치를 획득하는건 아닌 것 같다.

 

 

나는 돈벌어 먹는 곳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많이 쓴다. 말도 행동도 거칠어진다.

때론 과장스러울만큼 난 폭력적으로 변한다. 처음엔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거라 자기합리화

시켰었는데..... 아닌 것 같다. 난 왜 남성성을 획득하며 인정받고저 했던 것일까? 슬프네.

 

 

사회 속에서. 운동사회 속에서 여성성 자체가 가치를 획득하는건 불가능한 것일까?

가사노동이나 옥바라지 하는 여성들 자체가 비판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평가절하 되어있는

그 활동들이 가치를 획득하는건 불가능한 것일까?

 

 

요즘 문득 생각이 많아졌다. 여성. 나이 어린 여성.에 대해서.

남성성을 획득하는 것만이, 나이를 먹는 것만이 방법일까?

 

 

2.

친한 사람이 있다. 혹은 친하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

여성주의자도 아니고 뭐 딱히 관심이 있는 것 같지도 않다. (나도 마찬가지니까..-_-;;;;)

 

언젠가부터 그 사람의 가부장성을 만나곤 한다.

언젠가부터 내 위에 군림하려는 그를 만나곤 한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숨이 콱콱 막힐 때가 있다.

그에 대한 실망은 아니지만.... 그냥..... 슬퍼졌다.

 

 

3.

어느 순간 너무 많은 것들을 소유하게 되었고. 어느 순간 놓치지 않으려 꽉 주먹쥐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덜컥 겁이 난다. 소유한다는건 조바심을 낳는다. 조바심은 나를 해치고

남을 해친다.

 

어느 순간 세상이 강요하는 많은 것들을 획득하려 바둥거리는 나를 발견한다. 역겨워진다.

많은 것들과 이별이 필요하다. 부질없는 것들을. 부질없는 관계들을 과감히 버려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때가 왔다.

 

하루하루 더 나이들며 더 많은 것들을 수유할 수 있게 되더라도 버릴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 새해 내가 나에게 해주는 덕담. ㅎㅎㅎ

 

버리고 버리고 또 버리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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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시작한 고민에 대한 단상들

 

 

0.

어제는 친한 학원선생의 결혼식이 있었다. 결혼식의 허례허식이 싫다고 주례도 없이 그냥

매우 간소하게 진행한 결혼식이었다. 그래서 순간순간 어설픈 모습들이 많았고 결혼식 내내

양가 어른들이 불편해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ㅎㅎ

 

무엇보다 축사를 해주던 임지현 교수가 '결혼하면 일심동체라고들 하는데.. 일심동체 그딴거 없다. 불평등한 관계를 조장하고 한쪽을 희생시키는 헛된 이데올로기에 휘둘리지 말고 서로 자유로운 부부가 되어라.'라고 이야기를 했을 때 어른들의 그 싸~~~~한 분위기를 잊을 수 없다. ㅎㅎ

 

 

결혼식이 끝나고 학원선생들하고 무려 12시간을 붙어 밤새도록 놀았다. 처음엔 그냥 심심하게

술만 마셨는데 2차로 옮긴 곳은 한 홀을 우리만 썼고 노래방 기계가 있어서 술에 취하고, 음악에 취해 한참을 놀았다.

 

누군가의 말처럼 사람들은 '추억'으로 삶을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학원 사람들은 김광석, 이문세 노래를 불러재끼며 제각각들의 추억 속에 빠져 밤새 목청껏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잠을 못자서 지금 상태가 거의 헤롱헤롱거리고 있다. ㅋㅋ

 

 

 

1.

오늘의 핵심은 '젊은 여성'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어떤걸까라는 고민이다.

난 스물여섯이다. 올해 1월 1일이 될 때 내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아무도 모를거다. 눈물겹도록 감격스럽던 아침이었다. 드디어!! 20대 후반이 되는 것이다. ㅋ 나에게 중반은 없다. 내맘대로.

언제나처럼 어제도 오늘도 나의 희망사항은 내가 빨리 서른이 되는 것이다. ㅋㅋㅋ

 

스물여섯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몇 가지 특징을 우선 정리하면....

-병역거부운동을 한다.

  : 운동 내에서의 여성/병역거부 당사자가 아닌 운동주체로써의 여성

 

-돈버는 직장에선 팀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다.

  :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아무것도 아니진 않더군, 누군가는 나의 직책을 부담 스러워하고(아무리 고민해봐도 이유가 이해가 되지 않지만 말이다.) 누군가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는 자리라고 시기, 질투하기도 한다. 아무 것도 아니진 않나보다. 하기싫다!!! 으아악~~

 

-유난히 어린양 가득한 말투가 나의 언어적 특성이다.

  : 이것때문에 내가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았는지는 나만 안다. ㅋㅋㅋ

 

-나이터울이 큰 언니들과 언제 어디서나 막내였다.

  : 이것때문에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피곤한 사람이 되고싶지 않아서 난 언제나 어른스러운

    척하려고 무진장 애를 쓴다. 그러지 말라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내 고민의 귀결점은 운동을 하는 여성들에게 요구되어지는 역할

자체가 운동 내에서의 미묘한 구조적 문제상 혹은 사회적 구조가 가지는 문제 자체가

운동사회 내에 고스란히 반영되어지는 것 때문이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애초에 운동을 하는 여성들에게는 정말 어른!!!!다운 모습이 요구되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것이다. 운동사회 내에서 지금까지 여성들이 가져온 역할들이. 그리고 구조적으로는 여전히 동등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명목상 남성 활동가들과의 동등함을 보이기 위해

여성들에겐 언제나 든든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이 요구되어진 것은 아닐까???

 

 

운동에서만은 아닌 것 같다. 내가 돈 버는 곳에서도 마찬가지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비해

난 나이도 가장 어린 편에 속하고 경력도 썩 길지 않은 조건 속에서! 전체적 조율을 하는 일을

맡아버리게 되는 순간 나의 말투, 나의 행동은 지타치리만큼 남성화되곤 한다. 감정적인 모습보다는 합리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나의 어린 모습을 보이는 순간 공격당할 여지가 많아진다는 자기방어 심리의 작용.

 

어떤 이들은 나에게 조금 더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또 어떤 이들은 내가 애써

어른인척 하려는 모습을 부담스러워하고 싫어한다. 그 누구의 장단에도 맞출 생각은 없다.

 

 

그저 이제부터 내가!!!! 고민을 시작하려고 하는 것은 말이다.

내가 어른인척!!!!살아가야만 하는 이유를 찾아가보려고 한다.

그리고 문득 이 미치광이 세상 속에서 '젊은'이라는 딱지가 붙고 '여성'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활동가'라는 딱지를 붙이고 살아가는 것들이 서로 긴밀하게 작용하고 영향을 준 부분이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소식지 기획기사에서 써보고싶다. '병역거부운동 속에서의 여성' '운동사회 속에서의 여성'

특히!!!!나이가 젊은!!!! 별로 중요해보이지도 않는 그 놈의 나이때문에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

 

단체의 정체성, 소식지의 정체성 때문에 쿠사리를 먹을 수도 있겠지만... 해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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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이란 존재하는가?

 

 

0.

2003년 학생회 간부. 그 일년은 내 머리속에 남아있지 않다. 애써 지우고 또 지웠으니까...ㅋ

2004년. 도망치듯 학교를 떠나왔다. 그리고 지금의 내 자리에 새 둥지를 텄다. 탁월한 선택!!ㅋ

2004년. 2005년. 2006년. 내 인생의 삼재라고 했다. 딱히 운명에 휘둘리며 살지도 않고 운명을 부정하며 살지도 않는데.. 생각해보니 내 인생의 삼재가 끝나고 있다. ㅎㅎㅎ

 

2007년 2월. 내 인생에 찾아온 한 번의 삼재가 끝나가고 있다. 지금의 나는?

 

1.

지금의 나는 너무 많은 것들을 가진 사람이다. 감히 이렇게 많은 것들을 가지며 살아도 되는걸까 하는 생각까지 들만큼 내 기준에서 난 참 많이 가진 사람이다.

무엇보다도..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며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날 싫어하는 사람들보다는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은 정말로 언제나 감사드리며 살 일이다.

 

지난 삼 년을 꾹꾹 참고 견디며 지나오고 나니 난 참 많은 것들을 가진 사람이 되어 있다.

부디 지금의 내 모습에서 더 욕심만 부리지 않길 바랄 뿐이다. 언젠가 내 인생에서 모든 것들을 잃어야 하는 순간이 올 때에도 부디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2.

지난 삼 년동안 내가 버틸 수 있었던건 나름의 열정과 오기였던 것 같다. 언제나 목표와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무언가 이루어야 한다 생각했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기는 한데....

 

내가 둥지를 틀고 있는 단체에 정체성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언젠가는 나올 이야기였으니 놀라지도 않았고 당황하지도 않았다. 이제 표면화되었을 뿐이니까.... ㅎㅎ

 

제기된 문제에 내가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할까 한참을 고민해보았다. 근데 딱히 생각이 나질 않는다. 정말로 제대로된 단체를 만든다는게 과연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 우리 단체가 체계도 없고 그래서 때론 정말 엉망같다는건 나도 언제나 가지고 있던 문제의식이니까 잘 알고 있는데... 체계가 있는 단체란게 뭘까를 생각해본다. 나름대로 그림이 그려지는 순간!!!! 내 머리에 번뜩이며 스치는 생각!!!!!!!!

 

으~~ 내가 과연 그런 단체에서 일을 할 수 있을까? 이 생각이 들었다. ㅋㅋㅋㅋ

 

3.

운동이 무얼까 고민했었다. 운동을 잘 한다는게 무얼까 고민했었다. 열심히 한다는게 무얼까 고민했었다.

 

지금의 내 결론은!!!!!!!! 

겸손하게 삶을 살아가는 것만큼 중요하고 어려운 운동은 없다는 생각이다.

어떤 단체에 들어가 활동가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만이 운동은 아니다.

 

운동한답시고 누군가를 희생시키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운동한답시고 어깨에 힘넣고 그 어떤 권력자들보다도 구역질나는 사람들도 있다. 운동한답시고 인생에 지켜야할 최소한의 의무도 지키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운동은 운동일까? 적어도 나에게 그들의 운동은 운동이 아니다.

 

4.

최선이란 존재하는가? 사람들은 인생의 순간순간에 최선의 선택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최선이란 무엇일까? 결과가 제일 좋아야 최선일까? 행복해야 최선일까? 그렇다면 최선은 자기 자신이 만들어가는게 아닐까? 자신의 선택에 만족하고 자신의 행복을 만들어가면... 어떤 선택이든 최선이 되는게 아닐까?

 

5.

내 인생에서.. 스물여섯 지금 나에게 던져진 기회들이 정말 많다. 선택마다 내 인생은 정말 다르게 펼쳐지겠지. 그래서 난 어떤 것도 선택해보지 않기로 했다. 그냥 시간에 맡겨보기로 했다.

그 순간 하고싶은 일을 하고 그 순간 하기싫은 일을 하지 않으며 그렇게 살아보려고 한다.

 

6.

단체에 대한 이야기가 잘 정리되었으면 좋겠다. 정리되는 과정에 그동안 묵혀져있던 많은 갈등들과 오해들이 들춰지고 상처가 나겠지만.. 그래서 때론 서로 화내고 싸우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언젠가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이었다면!! 기꺼이 잘 넘어갈 수 있도록 해야겠지...

 

그냥.... 그 문제제기가 나오니 살짝 떨리고 긴장된다.

그리고 솔직히!!! 고민하는게 귀찮다. ㅋㅋㅋㅋㅋㅋ ㅜ.ㅜ

 

허무한 결론인가? 근데 나에겐 그렇다. 딱히 목표도 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무슨 정체성을 논할 수 있겠는가? 그냥 한발짝 물러서서 운명에 맡겨보고 싶지만.... 그러면 안되겠지? ㅎㅎㅎㅎ

 

아~~~ 난 인생이 언제나 귀찮음 그 자체인데.... 여튼 어떻게든 해보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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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에 대한 단상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약자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습성이 있는걸까? 그렇진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아니라고 믿고 싶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어갈수록 그리고 사회 속에서 새롭게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생각해본다. 권력관계에 따라 사람들은 참 다른 모습을 하며 살아간다. 아마 나도 거기에서 예외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슬픈 일이다.

 

얼만 전 보험설계사를 만나게 되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어찌어찌 만나게 되었다. 만나게 된 것이 죽도록 후회될 뿐이다. 그 사람을 만나며 우리사회의 서비스업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옛날에 TV에서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정신질환 문제를 다룬 것을 본적이 있다. 서비스업 종사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고. 고객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자신들의 밥줄이 왔다갔다 하기에 그들은 고객들에게 굽신겨려야만 하게 되고 약자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되먹지 않은 인간들 덕에 그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감당해내야만 했다. 스트레스는 자기파괴로 이어지곤 한다.

알콜중독, 폭식, 우울증 등등 정말로 인간이 인간에게 저렇게 잔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그들은 처절해지곤 한다.

 

나 또한 많은 서비스업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우습게도 나 또한 학생들을 상대로 한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학생들에게서 컴플레인이 나오면 안되니까.... 뭐 그렇다고 내가 학생들 비위 맞춘답시고 내 간이고 쓸개를 배밖으로 걸어두는 일은 없으니 논외로 해야지. ㅎㅎㅎ

 

자주가는 미용실, 가끔 가는 네일케어샵, 더 가끔 가는 옷가게.에 가면 난 매우매우 불편해진다.

왜 그 사람들은 나에게 그토록 고개를 숙이는걸까? 난 그냥 똑같은 사람인데.....

그리고 제일 짜증나고 제일 미안한 대출전화 상담원들... 그 사람들이 무슨 죄라고 난 그들에게 맨날 짜증만 내고 툭 끊어버린다. ㅜ.ㅜ

 

그리고 작년에 배트남에 잠시 들렸을 때 난 호텔 밖에 잘 나가지 못했다. 밖에 나가면 시작되는 그들의 호객행위. 어쩔 수 없는 굽신거림에 마음이 너무 불편해서 안보는게 속편했다. ㅜ.ㅜ

그래서 베트남이 매우매우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다시 갈 엄두는 나지 않는다. 내가 동남아 여행을 가고싶지 않은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이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지나치게 친절한 서비스업 가게들은 가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데 이 보험설계사 언니가 내 속을 박박 긁어놓았다. 지나친 친절함때문이 아니고 지나친 자기중심으로 날 열받게 해버렸다.

 

사실 보험따위 들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그런데 너무 미안해서... 바보같이 들기로 했다.

그리고 열심히 자기합리화를 시켰다. 어차피 나이들면 받는거 좋은일 한다 생각하자고.

 

그런데 이 사람이 끊임없이 자기 맘대로 일처리를 하는거다. 내 일정은 고려도 안하고 내가 연락이 안되면 주위 친구에게까지 전화해서 나와 연락을 취하는 것이다. 썅. 완전 열받았다.

 

그래서 절대 서비스업의 사람들에게 화내지 말고 짜증내지 말자 다짐했었지만 너무 열받아서 짜증을 내버렸다. 흠.......

 

 

뒷골땡기며 머리아찔하게 열이 받았었는데 화내고 나니 또 오후 내내 찜찜하게 맘에 남는다.

 

 

서비스업. 그거 뭘까? 더 나은 인간이 있고 더 못난 인간이 있나? 그리고 그게 단지 직업의 차이 때문에 버는 돈때문에 어쩔 수 없는걸까?

 

개뿔 가진거 하나 없으면서, 기본적 인성도 못갖추면서 식당이나 가게에 가서 맘대로 반말이나 지껄이고 사람 무시하는 그런 인간들. 진짜 싫어진다.  나도 싫다. 휴우~~~

 

왠만하면 서비스업에 있는 사람들 만나지 않으면 좋겠다. 그럼 덜 사고 덜 먹음 되나? 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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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럭펄럭 팔랑귀~

 

그러니까... 내가 사무실 일을 정리해야겠다고 고민한게 지난 해 가을부터였다. -_-;;;;;

무려 6개월정도를 고민하며 울며불며 어렵게 내린 결정!!!!

내 펄럭펄럭 팔랑귀 덕분에 이틀만에 깨갱하고 철회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들의 몇마디에 그냥 철회했다. 내 귀가 원래 힘없이 부들부들한데... 귀에 뼈를 좀 심어야 하려나? 흠흠흠. 여튼 사람들 말에 내 귀가 하도 날개짓을 하길래 그냥.....

 

 

그러니까.... 사무실 정리를 하고나서 짐을 다 쌌는데... 지금 다시 짐을 풀고 있다. ㅋㅋㅋㅋ

아~ 진짜 대략 쪽팔림이다.

 

모르겠다. 우선 상반기동안 피튀기며 활동해보기로 한거니까 그 때 어떤 선택을 하게 되건 우선 또 다시 달려보는거다. 될대라 되라~~ 나는야 간다. -_-;;;;;;;;;

 

 

펄럭펄럭 팔랑귀~~~~~ 날아라 날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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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새벽 6시까지 술을 마셨다. 물론 난 술을 좋아하지도 않고 취하는건 더더욱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대부분 이야기를 하거나 듣거나였다. 집에 돌아와 잠깐 잠을 청해보지만 언젠가부터 나를 괴롭히는 불면증 덕분에 한참을 뒤척였다.

 

살면서 요즘처럼 많은 사람들의 입에 나의 이름이 오르내렸던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심히 괴롭고 짜증나고 돌아버리겠다. 그게 좋은 이야기이건 나쁜 이야기이건.. 사람들이 '나'를 이야기하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냥 있는듯 없는듯 뭍혀사는게 항상 내 인생의 로망이었는데.. 왠일인지 그게 잘 안된다. 사람들은 근거없이 날 지나치게 좋아하거나,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지나치게 싫어한다. (사실 싫어하는 인간들이야 신경도 쓰이지 않지만....)

 

 

물론 내 이름이 회자될 수밖에 없는 많은 상황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여튼 별로다. 날 좋아하는 사람들도, 날 싫어하는 사람들도. 그냥 지금 나에겐 매우 부담스럽다.

 

 

 

사무실에 나왔다. 미루고 미루었던 일을 후다닥 해치워버렸다. 내 책상을 정리하는 일.

더 이상 지지부진 끄는 것이 더 안좋을 것 같아서 그냥 후다닥 내 짐을 정리해버렸다.

솔직히 뭘 해야할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도저도 아닌게 싫어서 홧김에 해버린 것도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아주 조금은 찔리고 있는 중이다.

 

이젠 뭔가 정리하는 글을 하나 써야할 것 같은데.... 손이 떨어지질 않네. 후훗~~

맘에 걸리는 것들이 한가득인데 이럴 때 보면 나란 인간은 참 모진것도 같다.

 

사람들의 서운함따위야 별로 고려하지 못하는. 나의 옹졸함으로 더 나은 선택은 항상 재껴버리고 마는. 그래서 그런 나의 속좁음에 자꾸 화가 나는. 그냥 그런 인간인 것 같다.

 

오늘 아랫집을 나서면 아마도 한동안은 한참을 이곳에 오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아랫집으로 이사오면서 나의 활동은 좀 더 선명하고 즐거워졌었는데... 이 곳을 나서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것만 같다. 아랫집으로 이사오기 전의 사무실들의 기억들은 나에겐 대부분 상처와 짜증들 뿐이었는데.....

 

 

3년.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을 꼬박 채웠다. 순간순간을 다시 떠올리며 정리해야 할텐데. 조금은 두렵네. 뿌듯함보다는 후회가 더 많을 것 같아 두렵네.

 

부디 지금 나의 선택에 후회가 없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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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와 영웅 그 사이 어디쯤엔가...

 

'많은 사람들은 나를 겁쟁이라고 부른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나를 영웅이라 한다.

 그 사이 어디쯤엔가 내가 있을 것이다.

나를 영웅이라 부르는 사람들에게 나는 말한다.

영웅 같은 건 믿지 않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나를 겁쟁이라 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말한다.

그들은 틀렸지만, 그 사실을 모으는 한 그들 또한 옳다고.

내가 죽음이 두려워 전쟁터를 떠났다고 생각하는 한 그들은 틀렸다.

두려웠다는걸 인정한다.

하지만 거기엔 무고한 사람들을 죽여야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살인을 해야만 하는 위치로

스스로 내몰리는 두려움이 있었다.

내 몸뚱이를 건사하는 과정에서

내 영혼을 잃어버릴까 두려운 공포가 있었다.

내 딸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이전의 나와 내가 되고자 했던 사람들을

저버리게 될 거라는 두려움이 있었다.

어느 날 아침 깨어나...

내 인간성이 나를 저벼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까봐 두려웠다.

 

 

2007년 나의 마음을 처음 쿵쿵 두드리고 간 책 한구절....

카밀루 메히아(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이라크에서 추가복무를 거부)의

'인간성을 되찾으며' 중에서..

 

 

 

0.

오랜만이다. 이 곳. 이 곳에 글을 쓰기 위해서는 백번쯤은 자기검열을 하고, 백번쯤은 죄책감을 느끼고 글을 쓰게 되니까 말이다. ㅎㅎㅎ 내일 논술시험을 보러 가는 아이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진심으로 글을 쓰고 오렴. 불안함과 두려움에서 한발짝 물러날 때 진실의 선물이 네게 올거야.'라고 말이다. 술도 좀 마셨겠다 그냥 손가락이 가는대로 썼는데... 그 말은 내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는걸 깨달았다. 불안함과 두려움에 나의 진심 따위는 애써 모른척하며 살아온 내 자신에게.. 그래서..... 새해 다짐을 했다.

 

1.

2006년 12월 31일. 사람들이 나에게 새해계획과 다짐을 물어왔다. 코웃음을 쳤다. 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오늘이고 내일은 내일인데... 새해라고 다짐하며 사는게 웃기지 않냐고. 그냥 어제처럼, 그냥 오늘처럼 살거라고 말했다. 그래서 조낸 욕먹었다. 20대면 꿈을 좀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또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살아봤자 별거 없는데 꿈 그 따위꺼 가지면 뭐하냐고. -_-;;;

 

2.

2007년 첫날에는 늦잠을 자다가 학원에 지각했다. 그런데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학원에서 내가 살아남는 생존방식은 '성실함'이었다. 그 족쇄에서 벗어나는 느낌. 비일상성이 나에게 가져다주는 해방감.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지각을 하며 여유부리며 탄 지하철에서 새해가 왔음을 실감하였다. 그리고 무언가 계획과 다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올 한해는 조용히 공부를 하기로 했다. 무슨 공부든.. 지금껏 읽어내지 못한 활자들을 원없이 읽어내려갈 생각이다. 다짐 별거 없다. 그냥 혼자 조용히 책을 읽는 시간을 많이 보낼 생각이다. 1년쯤 내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않는 것. 이게 나의 올해 목표이자 다짐이다. 부디!!!!!! ㅋㅋㅋ

물론 현실과 떨어진 이야기들 공부하며 입만 나불거리는 인간은 되고싶지 않다. 나의 운동을 찾아나갈 수 있는 그런 공부를 하며.. 관계에선 한발짝 물러서 조용히 살고싶다.

 

4.

그래서 나는 올해 핸드폰을 없애기로 했다. 물론 학원에서 맡은 일들의 특성상 연락이 안되면 곤란하므로 추억의 삐삐!!!!!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두근두근 마구 설레인다. 삐삐!!! 쓸데없는 전화와 문자따위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삐삐. 연락하기 싫으면 안해도 되고 받기 싫으면 안해도 되는 삐삐!!!! 으흐흐흐흐~~~ 그렇게 나는 자유로워질 생각이다.

 

5.

바라고 바라고 또 바라던 20대 후반이 되었다. 어리다고 무시하면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고 싸가지없이 꼬라봐줘야지. ㅋㅋㅋㅋ 나도 나이 먹을만큼 먹었어~  ㅋ 감동의 물결이다.

 

 

 

내 인생의 9회말 역전만루홈런이란......

 

지하철에 탈 때 노약자석에 가 앉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지는 그런 날들에도....

'난 많이 부족한가봐. 나의 오만함이 부족함을 이겨버렸나봐. 그만두어야겠어.'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지하철을 놓칠까 급히 내려왔는데 나와 함께 내려온 동반자가 늦게 내려와 지하철을 놓치더라도 나의 동반자에게 다그치지 않고 짜증내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내 인생 정리하고 떠나는 그 날.

사람들이 나의 뒷모습을 보며 '좋은 활동가였다'고 웃으며 보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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