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09/07 21:48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유대인을 숙청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노동조합원을 숙청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가톨릭교도를 숙청했다.

나는 개신고도였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나에게 왔다.

그 순간에 이르자, 나서 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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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7 21:48 2008/09/07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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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8/13 16:13

숲 속에 서서

                                정희성

 

인간의 말을 이해할 수 없을 때
나는 숲을 찾는다
숲에 가서
나무와 풀잎의 말을 듣는다
무언가 수런대는 그들의 목소리를
알 수 없어도
나는 그들의 은유(隱喩)를 이해할 것 같다.
이슬 속에 지는 달과
그들의 신화를,
이슬 속에 뜨는 해와
그들의 역사를,
그들의 신선한 의인법을 나는 알 것 같다
그러나 인간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
인간이기에,
인간의 말을 이해할 수 없는
나는 울면서 두려워하면서 한없이
한없이 여기 서 있다
우리들의 운명을 이끄는
뜨겁고 눈물겨운 여유를 찾아
여기 숲속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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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3 16:13 2008/08/1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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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8/13 13:02

뒷 자 리


맨 앞에 서진 못하였지만
맨 나중까지 남을 수는 있어요

 

남보다 뛰어난 논리를 갖추지도 못했고
몇마디 말로 대중을 휘어잡는 능력 또한 없지만
한번 먹은 마음만은 버리지 않아요

 

함께 가는 길 뒷자리에 소리없이 섞여 있지만
옳다고 선택한 길이면 끝까지 가려 해요

 

꽃 지던 그 봄에 이 길에 발디뎌
그 꽃 다시 살려내고 데려가던 바람이
어느새 앞머리 하얗게 표백해버렸는데

 

앞에 서서 그렇게 자신만만하던 이들이
참을성 없이 말을 갈아타고
옷 바꿔 입는 것 여러번 보았지요

 

따라갈 수 없는 가장 가파른 목소리
내는 사람들 이젠 믿지 않아요

 

아직도 맨 앞에 설 수 있는 사람 못된다는 걸
잘 알지만 이 세월 속에
드릴 수 있는 말씀은 한가지예요

 

맨 나중까지 남을 수 있다는... 

 

 

-도종환 님의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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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3 13:02 2008/08/1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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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 2008/08/12 06:21

○  작전술은 왜 필요한가?

- '전쟁, 전략, 군사 입문' (법문사, 2005. 10), pp. 151-152.


‘군사전략-작전술-전술’ 중에서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고, 당연히 모든 용병술은 균형을 이루는 가운데 조화롭게 발전되어야 한다.


그러나 전쟁의 양상이 아무리 변화한다고 하더라도 군사작전의 승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인데, 그러한 군사작전의 효과적 수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전문화시킨 용병술이 작전술이기 때문에, 작전술은 군사적인 차원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군사전략으로도 군사작전의 효과적 수행을 담당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군사전략에게는 전쟁의 대비, 억제, 국가제부문과의 연결, 전쟁지도의 실무적 역할 등 다양한 임무가 부여되어 있어 군사작전의 수행에 전념하기 어렵다. 따라서 작전술은 군사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군인들이 수행하는 최고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효과적인 작전술의 개발과 적용은 사상자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에 들어서 작전술의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작전술을 제대로 적용하면 부대의 집중, 기동, 기습을 보장함으로써 전투를 최소화하고, 따라서 사상자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한국전쟁이 교착상태에 접어든 이후 작전술적인 부대 기동이나 방어개념이 수립되거나 시행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성과도 없이 막대한 사상자만 결과하였다. 작전술의 영역을 독립시킴으로써 전투 일변도의 사고와 행동에서 탈피할 수 있다.


작전술은 지휘관의 창의력을 통하여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는 데 매우 유리하다. 전술 차원의 전투에서는 전투원의 수와 화력 차이를 극복하기 어렵고, 군사전략 차원의 전쟁에서는 국가와 군대의 규모 차이를 뛰어넘기가 어려운데, 작전술만은 지휘관의 군사적 식견과 통찰력의 우열에 의하여 그러한 객관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역에서 열세한 전력으로 우세한 상대를 제압한 사례가 많고 다수의 명장들이 탄생하였다. 약소국일수록 작전술의 비중을 강화시켜야 할 것이다.


특히 작전술은 현대에 들어서 그 중요성이 급증하고 있는 합동작전의 효과적 수행을 위하여 필요하다. 현대전에서는 육군, 해군, 공군의 전력을 통합함으로써 각 군간의 상호보완성과 상승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승리의 관건인데, 이러한 과제는 작전술이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술 차원의 합동작전은 각군 전력의 기능 발휘 및 통합을 위한 공간이 제한되고, 군사전략은 구체적인 내용에 관심을 두기 어려워 합동작전의 실질성이 보장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의 작전술 차원 전법은 합동전력의 극대화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발전되고 있다. 


작전술은 군사전략과 전술의 부담을 감소시킨다. 작전술은 용병술의 허리에 해당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바, 작전술이 제대로 적용되면 군사전략은 군사작전에 대하여 관심을 절약한 채 기본적인 지침만 부여하면 되고, 전술은 성공이 보장된 상태에서 전투를 수행하는 입장이 된다. 따라서 군사전략은 국가 제분야와의 협조나 전쟁지도의 실무작업에 더욱 충실할 수 있고, 전술은 부여된 임무의 완수에 더욱 전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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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2 06:21 2008/08/12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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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 2008/08/12 06:20

○ 작전술의 요소(elements of operational art)

- '전쟁, 전략, 군사 입문' (법문사, 2005. 10), pp. 145-148.


작전술의 요소(Elements of Operational Art)는 작전술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을 말한다. 이것은 전쟁의 양상과 국가마다의 상황에 의해서 달라지지만, 대체로 서양에서 전통적으로 발전되어온 사항을 계승 및 변화시켜 적용되고 있다. 


작전술의 요소에 해당되는 사항을 체계적으로 설명한 사람은 조미니로서 그는 ‘작전전구(theater of operation),’ ‘결정적 지점(decisive point),’  ‘작전선(line of operation)’ 등의 개념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고, 그의 개념이 현재까지 계승되고 있다. 그리고 클라우제비츠는 ‘중심(center of gravity)’ 개념을 제시하였고, 이것은 현대 군사작전의 계획과 수행에서 가장 핵심적이면서 일반적인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대에 들어서 미군들은 작전술의 핵심적인 내용으로 이러한 작전술의 요소를 소개하고 있고, 그 내용을 확대시키고 있다. 미군들은 조미니와 클라우제비츠가 발전시킨 내용과 함께 합동작전 수행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식별된 요소들을 다수 포함시키고 있다. 그리고 한국군의 경우에는 지휘관이 작전술 차원의 부대 운용을 구상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이해하여 중심, 작전선, 작전한계점, 작전의 단계화, 우발계획 및 장차작전 등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중에서 전통적으로 계승되어 왔고 공통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주요 작전술 요소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 중심 : 중심이란 전체 전투력을 발휘함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힘이나 균형의 근원이다. 따라서 이것이 파괴되거나 무력화되면 전체적인 힘의 균형을 잃고 조직의 결집력과 효율성이 극도로 저하된다. 전쟁에서 피아는 상대방의 중심은 파괴하면서 자신의 중심은 보호하려고 하고 이러한 행위가 작전의 전반을 통제하는 초점이 된다. 타당한 적의 중심이란 이것을 파괴 및 무력화 시키거나 그 기능을 약화시키게 되면 적이 방책을 변경하거나 목표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것을 말한다. 상황, 임무, 단계에 따라 중심도 변화하기 때문에 유능한 지휘관은 중심의 타당성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 결정적 지점 : 결정적 지점이란 이의 확보 여부가 군사작전의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지리적 장소, 특정한 주요 사건, 주요체계 혹은 기능을 의미한다. 결정적 지점은 중심을 공격하거나 방호하는 데 있어서 지배적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작전술 제대들은 결정적 지점을 적절하게 선정하고 효율적으로 공격함으로써 적의 중심을 와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결정적 지점을 목표로 선정하거나 예하제대의 목표로 부여하게 되고, 가용한 능력보다 많은 숫자로 식별되었을 경우에는 우선 순위에 입각하여 그 중에서 일부를 목표로 선정하게 된다. 


▷ 작전선 : 작전선은 적에 대하여 아군 부대가 지향해 나가는 방향으로서, 주로 작전기지로부터 목표에 이르는 지리적인 방향을 의미한다. 현대에는 우리의 노력을 집중하는 개념적이거나 시간적인 방향도 작전선으로 인식한다. 적 상황, 지리적 여건, 가용 전투력, 시간적인 요소 등을 고려하여 단일 작전선을 사용할 수도 있고 다수의 작전선을 사용할 수도 있는데, 전자는 집중에는 용이하나 융통성이 제한될 수 있고, 후자는 융통성은 증대되나 집중이 약화된다. 현대에는 공간적인 제약을 극복하는 방법이 발달되었기 때문에 시간적인 요소를 더욱 중요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전쟁의 전과정에 걸쳐서 적의 작전선은 차단 및 위협하고 우리의 작전선은 보호하여야 한다. 


▷ 작전한계점 : 작전한계점(culmination point)은 더 이상 계획된 작전을 지속할 수 없는 상태로서, 수립된 계획의 한계를 식별하기 위한 개념이다. 작전술제대 지휘관은 작전한계점을 사전에 정확하게 판단함으로써 작전의 단계와 속도를 조절시킬 수 있다. 작전한계점은 주로 피아 군사력의 균형이나 작전지속능력에 의하여 결정되지만 기상의 변화나 국민 및 세계 여론의 지지도 변화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판단된 작전한계점에 도달하기 이전에 설정된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면, 작전목표를 수정하거나 단계화하거나 판단된 작전한계점을 연장시킬 수 있는 방책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적의 작전한계점을 단축시키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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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2 06:20 2008/08/1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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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 2008/08/12 06:18

○ 전쟁원칙


전쟁의 원칙이란 이것을 잘 이해하여 적용하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내용이다. ‘원칙’이라는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거의 모든 전쟁에 적용되고, 시간이 흐르더라도 변화하는 폭이 크지 않으며, 이것을 촉매로 하여 사고하면 승리의 방법을 발견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지휘관과 참모들은 전쟁의 원칙을 대입하여 상황에 부합되는 부대 운용방향을 결정한다. 예를 들면, 지휘관이 집중의 원칙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주공지역에 강하고 많은 군사력을 할당하는 대신에 조공지역에는 최소한의 군사력을 할당하고, 기습의 원칙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적을 기습공격하거나 기만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게 된다. 엄밀하게 말하면 ‘전쟁의 원칙’보다는 ‘전승의 원칙’이 더욱 타당한 명칭이라고도 할 수도 있다.


전쟁의 원칙은 무수한 전례(戰例)를 통하여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원칙이라고 판단되는 공약수를 도출하고 이를 몇 가지로 함축한 결과이다. 어느 한 사람이 집중적으로 연구한 것이라기보다는 수많은 명장들과 전략가들의 경험과 연구결과가 누적되어 형성된 결과이다. 다만 영국의 풀러(J. F. C. Fuller)는 이를 숙지하기 쉬운 몇 가지 요소로 정리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누구라도 이를 진정으로 이해하면 당시 상황에 부합되는 승리의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 질병치료에 성공한 사람이나 의사가 건강증진을 위한 원칙들을 몇 가지로 함축하여 제시하고, 사람들이 이를 촉매로 하여 자신의 신체에 부합되는 나름대로의 건강증진 방법을 개발하여 실천하는 것과 같다. ‘전쟁의 원칙’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국가도 있고 그렇지 않은 국가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이러한 차원의 내용은 보유하고 있다.  


전쟁의 원칙은 군사학(military science)의 출발점이면서 결정체이다. 몇 가지 원칙을 적용하면 승리의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은 군사문제를 과학화하는 출발점이고, 과거의 전례를 분석하여 공통적인 요소를 도출해내는 것도 과학에 있어서 전형적으로 사용되는 경험주의적 접근방법이다. 전쟁의 원칙을 골간으로 하여 더욱 구체적인 개념과 구현방안을 발전시킨 것이 현재의 군사학이라고도 할 수 있다. 동시에 그러한 군사학의 발전내용들이 전쟁의 원칙의 내용을 계속적으로 개선하여 나간다는 측면에서 보면, 전쟁의 원칙은 군사학에 대한 연구와 발전 결과의 압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전쟁의 원칙은 군사문제의 법칙성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원칙’이라는 의미에서 보듯이 대체적인 방향을 의미한다. 제시되고 있는 원칙 자체로서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고, 지휘관이나 참모들이 그 당시 상황에 맞도록 원칙을 적절하게 적용하거나 구현해야 한다. 따라서 전쟁에서의 승리 여부는 특정 원칙의 질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휘관이 그 원칙의 깊은 의미를 깨달은 상태에서 실전에서 그것을 촉매로 하여 승리의 방법을 찾아내고 구현하는 질에 의존한다. 패배를 하는 지휘관은 전쟁의 원칙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것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 미흡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쟁의 원칙은 전쟁의 역사와 함께 다양한 형태로 정리되어 전파되었겠지만, 기록으로 남겨진 예는 많지 않고, 문서의 형태로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전쟁의 원칙이라는 명칭으로 기술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고대 장군들의 어록이나 병서들은 대부분 승리의 방법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고, 후세들에게 이를 상황에 맞도록 적용할 것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대부분 전쟁의 원칙에 해당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동양의 대표적인 이론서인 「손자병법」에서는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언급하고 있고, 전체적인 내용을 통하여 ‘기습’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서양에서 현대적 전쟁의 원칙에 관한 소재를 제공한 지휘관은 나폴레옹이지만, 그 자신은 전쟁에 관한 이론서를 남기지 않았다. 대신에 나폴레옹의 전례를 전체적으로 분석해보면 가장 강조한 전쟁의 원칙 차원에 해당되는 내용은 ‘집중’과 ‘기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수행한 대부분의 전역에서 나폴레옹은 상대적 우세의 달성과 보병들의 빠른 기동을 강조하였다. 나폴레옹이 수행한 전역을 연구하여 전쟁의 원칙에 해당되는 내용을 도출하고 제시하려고 노력한 사람은 조미니인데, 「전쟁술(Art of War)」의 저변을 흐르는 원칙적인 내용은 역시 ‘집중’과 ‘기동’이다. 조미니가 가장 강조한 것이 ‘작전선(line of operation)’과 ‘결정적 지점(decisive point)’인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전쟁의 원칙이라는 이름으로 과거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다양한 내용들을 몇 가지 함축적인 요소로 정리하여 제시함으로써 현재와 같은 틀을 형성한 사람은 영국의 풀러이다. 풀러는 평범한 군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쟁에서의 승리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들을 요약하여 1912년에 최초로 발간한 이래 지속적으로 수정하였고, 영국군은 제1차대전 후 풀러의 견해를 바탕으로 하여 ‘목표의 유지(Maintenance of Objective), 공세적 행동(Offensive Action), 집중(Concentration), 병력절약(Economy of Force), 보안(Security), 이동성(Mobility), 협동(Co-Operation)’의 8가지를 공식적으로 선정하였으며, 미군들은 1921년 그들의 훈련규정 100-5를 통하여 영국군의 전쟁원칙을 받아들였고, 이것이 현재 세계에 통용되는 전쟁원칙의 원형이 되었다. 따라서 이후에 진행된 전쟁원칙에 관한 연구는 이러한 풀러의 내용을 기초로 하여 몇 몇 군사이론가들이 가감 또는 변경하거나, 국가별로 그 국가의 상황에 맞도록 일부 내용을 수정한 데 불과하다.


미국의 경우에는 1949년에 미 육군의 「야전근무규정(U.S. Army Field Service Regulation)」에 9가지의 전쟁원칙을 선정한 이래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데, 목표(Objective), 공세(Offensive), 집중(Mass), 병력절약(Economy of Force), 기동(Maneuver), 지휘통일(Unity of Command), 보안(경계, Security), 기습(Surprise), 간명성(Simplicity)’이다. 그리고 영국의 경우는 현재 '목적의 선정과 유지(The Selection and Maintenance of the Aim), 사기 유지(Maintenance of Morale), 보안(Security), 기습(Surprise), 공세적 행동(Offensive Action),  군사력 집중(Concentration of Force), 노력의 절약(Economy of Effort), 융통성(Flexibility), 협동(Cooperation), 지속성(Sustainability)'의 10가지를 열거하고 있다. 그 외에도 세계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원칙의 명칭이나 일부 내용은 다르더라도 대체적으로 풀러의 틀을 수용하고 있다. 


한국군은 처음에는 미군들의 전쟁의 원칙을 수정없이 적용하였고, 전사의 분석이나 군사학의 교육시에 중요한 기준으로 사용하였다. 그러다가 점점 한국군 실정에 맞도록 원칙의 종류와 원칙을 설명하는 내용들을 발전시켰는 바, ‘정보, 창의, 사기’ 등의 무형적인 요소를 중시하여 추가시켰다. 최근에는 전쟁의 원칙의 명칭을 ‘군사작전 원칙’으로 변경하고, 그 내용도 합동작전에 중점을 두어  ‘목표, 정보, 방호, 지휘통제, 주도권, 통합, 지속성, 사기’로 대폭 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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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2 06:18 2008/08/12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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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 2008/08/12 06:16

○ 집중(mass)


집중은 무력충돌이 실시되는 일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적에 비해 우세한 전투력을 보유하고 행사하는 과정과 결과이다. 현대에는 전투력의 집중에서부터 제반 노력의 집중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집중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결정적이지 않은 시간과 장소에서는 노력을 절약할 필요가 있으므로 집중의 원칙은 절약의 원칙과 긴밀하게 연계된다. 집중은 상대적인 개념으로서 전체적으로는 열세하더라도 군사작전이 일어나는 결정적인 시간과 장소에서 우위를 달성하고, 이를 연속적으로 조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중의 원칙을 타 원칙과 결합시키면 수적으로 열세한 전투력일지라도 결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현대에는 집중이 병력보다는 화력을 중심으로, 공간적 집중보다는 시간적 집중으로, 동시성과 통합성을 위주로 하여 달성되거나 나타난다


[추가 설명]

집중은 ‘큰 것은 작은 것을 이긴다’는 단순한 원리를 기초로 하고 있다. 이러한 계산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전투력의 크기를 정확하게 계산하지 못하였거나, 크기만큼의 전투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요인이 존재하였기 때문일 뿐이다. 따라서 우선은 전체적으로 우세한 전투력을 보유하고, 그러한 전투력들이 제대로의 기능을 발휘하도록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무력충돌이 연속적으로 일어날 경우에는 부분적인 집중의 연속적 달성으로도 승리할 수 있다. 따라서 집중은 주로 우리의 약한 부분이 적에게 격파당하기 전에 우리의 강한 부분이 적의 약한 부분을 격파한 후, 적의 강한 부분을 협공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달성방법]

우선 전쟁의 전반적인 차원에서 집중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전쟁의 목적을 분명하게 정립하고, 충분한 군사력을 육성한 바탕 위에서, 장기적인 차원에서 전쟁수행계획을 수립하며, 목표를 단계화 및 조직화하고, 일관성있는 계획 하에서 제반 요소의 노력을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 최선의 계획이야말로 전투력의 효율성과 집중을 보장하는 근본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군사작전에 관해서는 항상 명확하고 결정적인 목표를 선택함으로써 전체적인 전투의 소요를 최소화하거나, 상대적 우세의 지속적 달성을 보장하거나, 전투력의 효과적인 통합을 보장해야 한다. 결정적이지 않은 임무나 지역에서 노력과 전투력을 절약하고, 전투력의 기동성을 향상하고 기습을 추구함으로써 우리의 전투력 효율성은 향상시키고 적의 효율성은 저하시킬 수 있어야 한다.

특정한 군사작전에서 집중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이거나 최소한 특정한 전장에서 우세한 전투력을 보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적에 비해 전투력이 우세하여야 절약지역에도 적절한 지탱력을 할당할 수 있고, 충분한 규모의 예비대도 보유하며, 결정적 지점에 압도적인 집중이 가능하다. 특히 예비대를 효과적으로 운용하여 포착되는 전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집중을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 신속한 기동과 공세적인 행동, 적절한 전투근무지원이 필수적이다.

현대의 집중은 병력보다는 화력을 통하여 달성되고, 분산된 상태에서 존재하다가 일정한 시간에 목표에 시간적으로 집중하며, 제반 군사력을 효율적으로 통합함으로써 달성한다. 합동작전을 통하여 다양한 군사력의 상호보완효과를 극대화하고 상승효과를 달성하면, 외부적으로는 군사력이 유사하나 실질적으로는 훨씬 큰 전투력을 발휘하게 됨으로써 전체적인 범위에서 집중을 달성할 수 있다. 네크워크와 기동력을 통하여 제반 군사력의 시간적 운용 효율성을 극대화하면, 적은 규모로서도 많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고 따라서 전체 전투력을 증대시키게 된다. 미군들은 걸프전쟁과 이라크전쟁에서 적 전쟁수행체계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타격함으로써 최소한의 타격으로도 전체 전쟁체계를 무력화하는 방식, 즉 ‘효과기반작전(EBO, Effects-Based Opetrations)’을 사용함으로써 집중의 효과를 더욱 강화하였고, ‘네트워크 중심전(NCW, Network Centric Warfare)’의 개념으로 현대의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군사력 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나가고 있다. 


[주의사항]

어느 한 지점에 대한 집중은 다른 지점에서의 전투력 열세를 수반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그 지점에서는 자동적으로 적에게 집중을 허용할 수 있다. 집중은 밀집과 다르다. 밀집은 특정한 시간과 공간 속에 투입된 군사력의 양만을 언급하는 것이다. 집중은 그러한 군사력들이 각자의 전투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공간과 여건을 구비한 상태를 전제로 하고 있다.  


[다른 원칙과의 관계]

다른 모든 원칙들이 이에 기여하기 위하여 노력한다고 할 정도로 집중의 원칙은 가장 근본적인 원칙이다. 집중의 원칙과 목표의 원칙이나 절약의 원칙은 동일한 내용의 다른 표현이라고 할 정도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기동의 원칙 및 기습의 원칙에 의하여 가장 효과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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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2 06:16 2008/08/12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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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 2008/08/12 06:14

○ 기동(maneuver)

- '전쟁, 전략, 군사 입문' (법문사, 2005), pp 51-53. 참조


기동은 무력충돌이 전제된 상태이거나 이를 준비하는 과정이거나 무력충돌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특정한 목적과 계획에 바탕을 두고 전투대비태세를 구비한 상태의 전투력을 이동시키는 활동이다. 실제로는 특정한 임무를 수행하다가 새로운 임무를 수행하거나 변화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하여 부대를 전환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전쟁에서는 기동을 통하여 주도권을 확보하고, 전과를 확대하며, 행동의 자유를 확보하고, 우리의 취약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기동을 통하여 집중을 달성할 경우 충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고, 적에 대한 심리적 마비가 가능하다. 기동력을 구비함으로써 부대는 성공의 기회를 높이고 실패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추가 설명]

기동은 전투력을 공간적이거나 시간적인 차원에서 연속적으로 사용하도록 보장함으로써 전투력의 운용 효율을 증대시키고 집중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기동을 통하여 전투력을 신속하게 전환시킴으로써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부분적인 성공을 전체적인 성공으로 지체없이 확대할 수 있다. 행동의 자유를 확보하고, 적을 기만할 수 있으며, 경계에 소요되는 노력을 절약할 수 있어서 부대의 안정성을 증대시킨다. 그리고 기동은 광범위한 전장을 긴밀하게 연결시킴으로써 전체 전장의 조직성을 증대시킨다. 기동력은 발휘되는 전투력과 기동속도로 구성된다고 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규모를 줄이면 기동속도는 높아지나 전투력은 작고, 부대 규모를 늘리면 전투력은 커지나 기동속도는 줄어들기 때문에 이 둘 간의 균형이 중요하다. 절대적으로 높은 기동력을 보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세한 기동력을 보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또한 기동을 통하여 다양한 요소들간의 통합과 상승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달성 방법]

기동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부대의 전반적인 기동속도를 증대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대의 차량화나 기계화를 추진하고, 장비들의 기동속도를 증대시키며, 각 부대간 기동력의 균형을 보장하여야 한다. 동시에 야간을 비롯한 악천후와 착잡한 지형을 극복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장갑보호 등을 통하여 이동간 생존성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연속적인 기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군수 등을 비롯한 작전지속능력을 향상하고, 장병들의 강인성을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 소규모 부대의 신속한 기동과 대규모 부대의 안정된 기동을 효과적으로 조직화할 수 있어야 한다.

명확한 목표와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불필요한 기동을 예방하고, 적의 최소예상선과 최소저항선을 지향함으로써 적에 의한 지체를 최소화하며, 기동과정에서는 분산하고 무력충돌의 현장에서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연속적인 작전을 계획하고 실시함으로써 적에게 대응시간을 박탈하고 적시에 전과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 정확한 전장정보를 획득함으로써 경계 소요를 최소화하고, 행동의 자유를 극대화하며,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동원칙의 성공적인 적용을 위해서는 화력과 긴밀하게 보완되어야 하고, 사고와 계획의 융통성이 요구되며, 편제상의 융통성과 전투근무지원 및 적절한 지휘 및 통제가 요구된다.  현대에는 공중의 활용성을 극대화함으로써 기동속도의 대폭적인 상승을 보장하고, 공(空)․지(地)․해(海)를 통한 입체적인 기동을 보장하여야 한다.


[주의사항]

신속한 기동만을 강조하게 되면 후속부대와의 연락이나 병참선이 차단되어 오히려 적에게 포위당할 수 있다. 충분한 전투력을 구비하면서 상호지원하에 기동할 수 있어야 한다. 기동은 지형의 험난함이나 거리보다는 적의 저항에 더욱 크게 좌우된다. 비록 험난한 지형이거나 장거리라고 하더라도 적의 저항이 없으면 빠르게 기동할 수 있다.


[다른 원칙과의 관계]

기동은 집중의 원칙에 가장 결정적으로 기여한다. 동시에 기동의 원칙은 기습의 원칙과 상호 보완의 관계를 지니고, 공세의 원칙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며, 부대의 보안성을 강화할 수 있다. 기동의 원칙은 집중의 원칙 및 기습의 원칙과 결합되었을 때 결정적인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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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2 06:14 2008/08/12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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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 2008/08/12 06:10

○ 기습(surprise)

- '전쟁, 전략, 군사 입문' (법문사, 2005), pp 53-55. 참조


 기습은 적이 예상하지 않는 의도, 시간, 장소, 방법으로 군사적 행동을 실시함으로써 주도권을 확보하고 전투를 유리하게 이끄는 과정과 결과이다. 성공적인 기습을 달성하면 전투 및 작전 자체를 불필요하게 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 기습은 군사행동이 시작되기 이전에 이미 힘의 균형을 결정적으로 변경시킬 수 있고, 적의 심리상태 및 전투력 배치의 균형을 파괴할 수 있다. 기습은 다른 어떤 요소보다 인간의 창의성에 의존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전투력이 열세한 지휘관의 경우에 가장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원칙이다.


[추가 설명]

기습을 달성하면 우리의 전투력은 온전한 상태이고 적의 전투력 발휘는 매우 제한되는 상태로 전환되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집중을 달성하게 하여 결정적인 승리를 획득하게 한다. 나아가 기습은 적을 심리적으로 마비시켜 공항상태에 빠지게 함으로써 전투력 발휘 자체를 불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기습이 절대적일 때는 집중, 기동 등의 다른 원칙들을 불필요하게 할 만큼 그 효과가 크고, 단순한 집중에서 얻어지는 효과가 선형적이라면 기습의 성공에서 파생되는 집중의 효과는 비선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기습은 전쟁의 수준에 따라서 전략적 기습, 작전적 기습, 전술적 기습으로 나눠질 수 있고, 상위의 기습이 더욱 결정적인 효과가 있다. 기습은 의도, 장소, 시간, 방법 그리고 기타 전쟁과 관련된 모든 영역에서 발생하고, 각 영역에서의 효과는 기하급수적으로 통합되어 나타나며, 현실적으로는 쌍방 모두 다양한 영역에서 기습을 달성하기도 하고 허용하기도 한다. 기습은 주로 공자의 입장에서 거론되지만, 방자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달성방법]

기습의 근본은 우리 전투력은 제대로 발휘하는 상태를 유지하고 적의 전투력은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 상황을 조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당연한 사항이지만, 적의 취약성을 공격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기습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우리가 군사행동을 실시할 것인지 여부나 그 목적을 모르도록 하는 의도의 기습을 달성하면 가장 효과가 크지만, 현실적으로는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시간, 장소, 방법상에서 적이 예상하지 못하는 접근을 시도하고, 그러한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전체적인 기습의 효과로 나타난다.

기습을 위해서는 적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 그 결과로 파악한 적의 의도, 시간, 장소, 방법을 역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경우에 주어진 상황을 유리하게 활용할 수도 있고, 기만행동 등을 통하여 인위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조성할 수도 있다. 기습은 보안성, 기만, 창의력 및 대담성에 의하여 달성된다. 특히 지휘관의 창의적인 발상과 주도면밀한 준비 및 시행이 결정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그리고 기습은 이를 적극적으로 추구하여 달성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지만, 우리는 최선을 다하여 적절하게 대응하였을 뿐이지만 적이 실수하거나 방심하여 기습적인 효과를 거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주의사항]

기습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적에게 역이용 당할 수 있다. 기습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취약성도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습을 달성하기 위해서, 또는 기습의 효과가 워낙 크기 때문에 전쟁에서는 기습을 달성하는 것보다는 적으로부터 기습을 당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고, 따라서 보안의 원칙이 발생하였다. 전쟁의 초기에 쌍방간의 파악도가 낮을 경우에는 기습이 자주 발생할 수 있으나, 전쟁이 계속될수록 쌍방 간의 파악도가 증대되어 기습의 가능성이 줄어든다. 그리고 의도나 방법상의 기습효과는 상대적으로 지속성이 강하지만, 시간이나 장소에 의한 기습은 일회성이 많다.


[다른 원칙과의 관계]

기습의 원칙은 집중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고, 이것이 성공적일 경우 다른 원칙들이 자동적으로 달성되게 할 정도로 위력이 크다. 기동의 원칙과 보완관계를 지니고 있고, 보안의 원칙과는 대비되는 개념이다. 적의 기습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 보안의 원칙의 핵심 내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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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2 06:10 2008/08/1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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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 2008/08/12 06:08

섬멸전과 마비전, 소모전과 기동전

- '전쟁, 전략, 군사 입문" (법문사, 2005. 10) 中

 

○ 섬멸전과 마비전


섬멸전과 마비전은 모두 결전의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승자의 화려한 전쟁수행을 미화하는 형태라는 점에 있어서는 공통적이나, 그 지향하는 방향은 전혀 다르다. 섬멸전은 적의 군사력을 철저하게 파괴함으로써 적의 저항의지를 박탈하고 우리의 의지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방식이다. 이에 반하여 마비전은 적의 지휘체계를 파괴시킴으로써 적의 전투력 발휘를 불가능하게 하고 그 결과로서 적 국민이나 적지도부에 직접적으로 접근하여 우리의 의지를 수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전자는 적 군사력의 물리적 파괴에 중점을 둔 수회의 결전과 쌍방 군사력의 상당한 희생을 필요로 하고, 후자는 적의 심리적 와해에 중점을 둔 신속하면서도 기습적인 후방으로의 기동을 중시한다. 


개념상의 명확한 대비에도 불구하고 실제에 있어서 섬멸전과 마비전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기습적인 공격으로 단기간에 큰 희생없이 승리를 달성하면 마비전으로 평가되고, 혁혁한 대규모 군사작전의 결과로써 승리를 획득하면 섬멸전으로 평가되는 것이 대체적인 경향이지만, 대부분의 전쟁에는 그러한 특성들이 혼합되어 있고, 시각에 따라 다르게 분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초에는 마비전을 의도했다고 하더라도 적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쳐서 결국은 섬멸전이나 소모전의 형태로 변화될 수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유럽에서의 제2차대전은 영국 풀러장군의 ‘마비전’ 이론이 바탕이 되었으나 실제에 있어서는 섬멸전적 결과가 많았다. 


섬멸전은 전쟁원인의 분명한 해소가 가능하고 전후처리가 용이하나, 보복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대신에 마비전의 경우에는 우호적 관계로의 원상회복에는 유리하나, 전쟁원인의 해소나 전후처리에 있어서 예상하지 않던 저항에 부딪칠 수 있다. 현대에 들어서는 인명존중이 강조됨에 따라 마비전이 중시되고 있다. 걸프전쟁이나 이라크전쟁의 진행과정과 결과를 보면 전형적인 마비전의 형태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 소모전과 기동전


소모전은 섬멸전과, 기동전은 마비전과 관련되어 있는 개념이다. 무력에 의한 결전으로 단기간에 승부를 결정짓느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섬멸전과 소모전을 중요한 전쟁형태로 대비시키기도 하지만, 이 둘은 파괴의 규모와 지속기간의 차이일 뿐 군사력의 파괴라는 기본방향은 동일하다. 섬멸전은 적 군사력을 주된 대상으로 하여 이의 제거에 집중하는 용어인 반면에 소모전은 적 군사력뿐만 아니라 적의 모든 자원을 대상으로 하고, 장기간에 걸쳐 피해를 조금씩 누적해가는 개념이다. 또한 마비전이 기동전의 한 형태일 수도 있고, 반대로 기동전이 마비전의 한 형태일 수도 있다. 다만, 마비전은 적 지휘체제의 붕괴라는 결과에 중점을 두는 반면에, 기동전은 전투력을 동적으로 운용하는 과정에 중점을 둔 용어이다. 따라서 섬멸전과 마비전에 비해서, 소모전과 기동전은 방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분류라고 할 수 있다.


소모전에서는 접촉하고 있는 쌍방의 전선을 중심으로 하여 모든 영역에 걸처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한다. 전 영역에 걸친 지속적인 전투와 소모를 통하여 결국은 상대방의 군사력, 국력, 의지를 소진시킴으로써 굴복을 얻어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략적이거나 작전술적인 책략이 적용되는 소지가 적고, 부분적인 성과가 지속적으로 누적되어서 최종적인 결과를 결정한다. 승패가 금방 결정되지 않을 경우 대부분의 전쟁은 소모전이라고 할 수 있다. 소모전은 장기간에 걸쳐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 비효율적인 방법일 수도 있지만,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성과를 보장해 준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군사력과 국력이 강한 국가의 경우에는 유리한 방법이다. 약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피해를 줄이면서 소모전의 기간을 연장시켜 강자를 피곤하게 하는 형태로 소모전을 수행할 수 있고, 이것을 지구전이라고 표현한다. 


기동전은 고정된 전선에 집착하지 않고, 부대를 끊임없이 기동시켜 우리가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우리의 의지대로 전장을 형성한다. 특히 부대의 기동을 통하여 집중과 기습을 달성함으로써 전투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우리의 계획에 의하여 전투를 수행함으로써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다. 그러나 전쟁의 장소, 시간, 방법을 수시로 변화시키고 결정해야하기 때문에 탁월한 지모를 구비한 군사지휘관의 존재가 필수적이고, 전략적 및 작전술적인 책략이 필요하며, 신속한 기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훈련 및 병참 분야에서 상당한 준비와 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 성과가 누적되는 정도가 약하기 때문에 수차례에 걸쳐 성공을 거두더라도 한번의 실패로 전체적인 결과를 무산시킬 수 있다.


통상적으로 전체적인 군사력과 국력이 강한 국가들은 만전지계(萬全之計) 차원에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는 전쟁을 수행하고자 하는 까닭에 소모전적인 전쟁을 추구하면서 기동전의 요소를 활용하게 되고, 전체적인 국력이나 전투력이 약한 국가는 소모전적인 수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기동전을 추구하게 된다. 전체적인 군사력이나 국력이 열세한 국가의 경우에는 기동전이 유일한 승리의 방법일 경우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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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2 06:08 2008/08/12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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