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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떠나간 사람들이 생각났다.

내가 기억하는 흔적들을 찾아보았다.

 

누군가는 부스러기 하나 남기지 않았고,

누군가는 부스러기 정도는 남겨 주었다.

 

부스러기 하나 남기지 않아 고마워요.

부스러기 정도는 남겨 주어 고마워요.

 

p.s 결국 나는 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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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대신 압박감만 가득하다.

뭔가 풀릴 것 같기도 한데, 돌아보면 제자리다.

 

희미한 답이나마 찾고 싶고,

이런 부담은 아니었으면 싶다.

 

음.... 덧붙여,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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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리, 부수어진.

 

요 며칠새 밤새도록 도로공사 때문에 쿵쿵쿵쿵 드르르륵 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꿈에는 포크레인 두 대가 괴물처럼 꿈틀거렸고,

철거의 공포를 처음 알게 했던 풍동이, 그리고 수청동이, 평택의 이미지에 겹치어 지나갔다.

귀를 어지럽히는 굉음은 꿈에서도 사람들의 울부짖음을 삼키었다.

 

사람이 부수어지고, 집과 땅, 삶이 부수어진다.

그리고 소리없이 부서지는 수많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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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 브레고비치 <해피 엔딩 카르멘>

 

붉은 달이 천천히 내려왔고,

달을 비추는 조명 사이로 눈이 내렸다.

 

거의 유일한 무대장치,

아름답고 아름다운.




집시를 소재로 한 유일한 오페라가 <카르멘>이란다.

고란 브레고비치는 오페라 <카르멘>의 비극적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바꾸어 놓는다.

순진할 정도로 해피 엔딩을 꿈꾸는 집시들을 위한, 집시들에 의한 음악극.

 

뭐랄까, 마구 찬사를 던지지는 못 하겠다. 그러기엔 너무 낯설었으니까.

내러티브도 그렇고, 한 사람이 길게길게 독백하는 방식도 그렇고, 무대에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또 뭐랄까, 그러면서도 맘에 드는 점들이 있었는데,

 

연주자들이 직접 대사를 하고 노래와 연주를 함께 한다는 점이 좋았다.

어느 무대에서나 연주자들은 그저 연주자일 뿐이어서, 마치 그들에게는 목소리도 없는 것 같고 배경 같다는 느낌이 있잖은가.

<해피 엔딩 카르멘>은 그런 관념을 깨버리면서 시작한다.

별 장치 없는 무대와 연주자들에게 특별한 연기를 주문한 것이 아닌, 독백을 소화하는 정도의 역할만 부여한 건, 어디서나 누구나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란다. 무척 멋진 발상.

 

집시 브라스와 코러스는 참, 대책없는 생경함과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

여전히 고란은 멋진 뮤지션이지만, 마초적인 데가 있다. --;;

 


알렌 아데모비치, 꺄아~ 올해도 왔고, 올해는 고란이 뒤에서만 조종!하는 역할을 해서, 이냥반이 빛을 더했다. 손목보호대는 여전하고나!~

 

사실 포주의 이름이 차우셰스쿠라거나 잉글랜드라 적힌 의상을 입었다거나 하는 데에 역사적인 맥락과 고란의 정치적 관점이 포함되어 있을텐데, 쩝. 무지한 탓에 기표를 비집고 들어갈 수가 없다. 부끄.. 역사 공부도 하고는 싶은데 영 게을러서 어렵다. 경성 트로이카부터 열심히 읽어야지.

 

중간에 고란이 설명해 주는 그림 중 2번 그림이 참 맘에 들었는데, 웹상에서 구할 수가 없다. 하늘 가득 거위가 피눈물을 흘리며 주둥이를 땅으로 향하고 있고,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쥔 여인이 그려진.

 

월드 뮤직의 세계는 참 광대하고 오묘~하다. 풍덩풍덩 빠지고 싶어라.

근데 월드 뮤직이라는 단어가 적당한 걸까? 세상의 모든 음악을 영미권과 비영미권으로 반땡하는 사고는 비영미권의 다양함을 그저 '비영미권'으로만 묶어두는 문제가 있는 듯.

 

고란, 내년에도 와줘요~ 알렌 데리고. ㅎㅎ

기왕이면 엘지아트센터나 성남아트센터 같은 공간 말고, 진짜 질펀하게 이 땅의 한없이 낮은 곳에서 낮은 사람들과 무대와 객석의 경계없이 놀아보면 얼마나 좋을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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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도다!

 

요즘 들어 일찍 잔다는 게 크나큰 기쁨이다.

여세를 몰아 11시면 잠자리에 들까 한다.

5-6시만 되면 피곤해 진다는 게 여전히 문제긴 하다.

차분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서 일찍 퇴근한 날에도,

저녁 먹구 나면 컴 앞에 앉아 있는 게 고역일 정도니, 오늘처럼 말이야.

 

그래도 이 악물고 하려던 건 좀 하고, 아아.

오늘은 10시 좀 넘으면 픽 고꾸라지겠구나아.

덤벨 운동 복원은 내일로 미루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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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집중이 통 안 된다.

 

내 집중력은 초등학교 이후로 점점 떨어지기만 했다.

그 때는 앉은 자리에서 5시간 정도는 너끈히 집중하곤 했건만.

하긴 그 땐 인터넷이 없었구나.

 

집중해야 한다.

한 가지씩, 집중해서, 해치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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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운명 / 정현종

이 세상은
나쁜 사람들이 지배하게 되어 있다.
(그야 불문가지)
'좋은'사람들은 '지배'하고 싶어하지 않고
'지배'할 줄 모르며 그리하여
'지배'하지 않으니까.
따라서 '지배자'나 '지배행위'가 있는 한
이 세상의 불행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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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져서 죽었다고 말하지 마라

=> 넘어져서 죽었다고 말하지 마라

 

고 하중근 아저씨의 영정사진을 보면, 한없이 서글퍼진다.

눈매가 아래로 처진 그의 인상은, 내가 알지 못 하는 서러운 그의 삶 같았다.

가난과 고된 노동을 그저 받아들이며 참고 살았을, 순박하고 영악하지 못한 인상.

 

국과수는 하중근 아저씨가 넘어져서 죽었을(전도) 가능성을 우선 살펴보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진상조사단의 꼼꼼한 반박을 보고 있노라면, 울화통이 치민다. 그러니까, 하중근 아저씨는 방패로 뒷머리를 가격당하고, 쓰러진 채 기어나가려다 무서운 속도로 달려드는 새까만 전경들에 뒤덮힌 몇 분 사이, 집중적으로 구타를 당하고, 결정적으로 소화기에 맞아 사망까지 이른 것이었다. 어디 또 이렇게 억울한 죽음이 있을까. 그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새까만 전경들에게 얻어맞아서 죽어야 한단 말인가.

 

죽지 못해 살아온 세월이 길었다. 남은 세월은 제대로 살아보자고 아스팔트를 밟았다. 그것은 그들의 권리였다. 그들의 권리를 짓밟고 생명까지 앗아간 것은, 이 나라 정부요 공권력이다.

 

=> 포스코 건설노동자 사태 관심 호소에 무관심한 국회 

 

국회 자유발언 시간에 단병호 의원은 포항 사태 해결을 위해 힘모아 줄 것을 호소하지만, 국회의원들은 그의 호소 따위 아랑곳 않고 자리를 떴다. 번듯하고 너른 공간에서, 그가 얼마나 외로울까 싶었다. 그의 이유있는 주름은 사람을 울컥하게 만드는 것 같다.

 

... 물 없는 하늘을 헤엄쳐 그가 어디로든 갈 수 있기를.

 



그간 우리는
전국팔도를 떠돌며
너희의 집을 만들어주었다
너희들의 더럽혀진 영혼을 버릴 하수구를 만들어주었고
학교와 공장과 교회를 만들어주었다

너희는 우리가 만들어준 배관을 타고 앉아서야
먹고 싸고 따뜻할 수 있었다
너희는 우리가 연결해준 전선을 통해서야
말하고 듣고 소통할 수 있었다
우리는 너희를 위해 결코 무너지지 않을
세상의 모든 천장과 벽과
계단과 다리를 놓아주었다
아무말없이, 불평도 없이

하지만 너희는 그런 우리에게
착취와 모멸만을 주었다
불법다단계 하청인생
일용할 양식조차 구하지 못하던
일용공의 날들
우리의 밥은 늘 흙먼지 쇳가루 땡볕에 섞여졌고
우리들의 국은 늘 새벽진흙탕이거나 공업용기름끼였다

우리는 사회적으로도 늘 개차반
쓰미끼리1) 인생이었다
나중에 나중에 줘도 되는 근로기준법의 마지막 사각지대
못나고 공부 못하면 저렇게 되는 불량표지판
말 안 듣고 버릇없는 것들이 가는 인생 종착역
죽지못해 사는 인생이 우리의 자리였다

그런 우리의 요구는 소박했다
옷 갈아입을 곳이라도 있다면
점심시간 몸 누일 곳이라도 있다면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쉴 수 있다면
일한 돈 떼이지 않을 약속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원청사용자들과 이야기라도 해볼 수 있다면
너희의 노예로 더 열심히 일하고
충성하겠다는 약속이었다

하지만 너희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못배우고 더러운 노가다들이 감히
신성한 우리 자본의 왕국 포스코를 점거하다니
밀어버려, 끌어내, 목줄을 짤라 버려
58명 구속에 가담자 전원 사법처리
그리고 시범케이스로
하중근 동지의 머리를 깨부셔놓았다

그래서 우리도 이젠 다르게 생각한다
전면전을 선포한 너희에게 맞서
우리가 그간 해왔던 건설과는
전혀 다른 건설을 꿈꾼다
더 이상 너희의 재생산에 봉사하는 건설이 아니라
일하지 않는 너희의 비정상적인 비만을 위한 건설이 아니라
진정한 사회의 주인으로 우리가 서는
새로운 세계를 설계한다

그것은 더 이상
우리가 너희의 하청이 아니라
우리가 너희의 원청이 되는 투쟁이다
우리의 노동에 빌붙어 과실만을 따먹는
너희 인간거머리들, 인간기생충들을 박멸하는 투쟁
진정한 사회의 주인
건설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명백히 하는 투쟁이다

비켜라
비키지 않으면
이 망치로 너희들의 썩고 굳은 머리를 깨부술 것이다
물러서라
물러서지 않으면
이 그라인더로 너희의 이름을
역사의 페이지에서 영원히 지워버리고 말 것이다
사죄하라
사죄하지 않으면
우리 가슴에 박힌 대못을 빼내
너희의 정수리를 뚫어놓을 것이다
이 성스런 건설노동자의 투쟁 앞에
돌이켜라. 썩은 시대여
항복하라. 낡은 시대여

 

... 시인은 이 시를 낭송했다는 이유만으로 소환장이 발부됐다. 잘 된 일인가? 시인은 분노의 시를 또 한움큼 쏟아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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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 조영아

+ 진득한 촛농이 머릿속 가득 들어찼다. p.286

 

 

for no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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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피크닉 / 온다 리쿠

 

그러니까 말이지,타이밍이야.

...
하지만 잡음 역시 너를 만드는 거야.
잡음은 시끄럽지만 역시 들어두어야 할때가 있는거야. 네게는 소음으로 밖에 들리지 않겠지만, 이 잡음이 들리는 건 지금 뿐이니까
나중에 테이프를 되감아 들으려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들리지 않아.
...

세상은 정말 타이밍이야. 순서라고 해도 좋겠지만.


 

나는 말하자면 사생아지.

...

러브차일드라고 하는 거야. 그렇구나, 다카코는 러브차일드구나.

그래서 그런 얼굴을 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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