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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 / 김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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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 오영욱


 

from. 행복한 오기사 블로그



매일매일 들르는 오기사 블로그를 통해 책이 나온다는 사실은 미리부터 알고 있었다. 구입하겠다는 생각까진 없었는데 막상 내가 좋아하는 작은 판형의 똥똥한 책이라는 걸 알고 나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예쁜 그림과 정감 어린 사진들, 바르셀로나 뒷골목에 대한 안내 정도로도 대만족이다.

 

여행과 삶의 중간적인 일상은, 나 역시 꿈꾸는 것.

이제는 좀더 구체적 현실로 그리고 있는.

영화과에 갈 거라고 처음 내 입으로 말했을 때, 그건 꿈이거나 바람이었다.

실제로 그럴 의지를 나 스스로도 가지고 있지 않은 그런 것.

하지만 어느 순간, 머릿 속에 전구가 켜지는 느낌을 받고 나면, 그건 꿈이 아닌 현실이 된다.

 

- 서른 살엔 남미에 갈 거야.

- 1년쯤 남미를 여행할 거야.

- 남미에 잠깐 살다 올 거야.

 

남미와 관련해서 내가 떠들었던 건 위의 대략 세 가지 정돈데,

꿈이었던 것이 현실로 바뀌는 것을 몇 번쯤 경험해 본 지금,

저 셋은 현실 가능성을 상당히 내포한다. 행복하게도~

 

- 서른 살엔 남미에 가서 1년쯤 살다 올 거야.

 

꿈이 있다면 1년이 2년이 되고 2년이 2년 반쯤 되는 것. 그 이상은 나도 힘들 것 같다.

 

문제는 엄만데,

자취는 죽어도 안 된다고 했던 엄마가 불과 1년 만에 자취방을 구해줬던 전력을 생각한다면, 그리 문제라고도 볼 수 없을 듯. 쿄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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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 오오타니 켄타로


 
glamorous sky / 나카시마 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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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 에르네스토 사바토

나를 이해할 수 있었던 사람이 하나 존재했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바로 내가 죽인 사람이었다.> p.17

 

이 문장은 다시 길게 서술된다.

 

나는 다음과 같은 꿈을 꾸었다. 밤이 되면 나는 낡고 쓸쓸한 어느 집을 방문했다. 이 집은 어떤 의미에서는 내가 어려서부터 알고 지냈고, 또 무한히 갈망한 곳이었기 때문에 내가 그 집에 들어서면 몇 가지 추억이 나를 인도했다. 하지만 이따금 나는 어둠 속에서 방향을 잃기도 했고, 또는 몰래 숨어 있던 적들이 내 뒤를 공격하거나 사람들이 나를 두고, 나의 순진성을 두고 속닥거리거나 조롱한다는 느낌을 갖기도 했다. 그들은 누구였으며, 또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지? 하지만 그리고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그 집에 있게 되면, 사춘기 시절에 품었던 옛사랑이, 그 사랑으로 인한 떨림과 더불어, 그리고 사랑에 빠진 사람 특유의 가벼운 광기, 두려움, 환희 같은 감정과 더불어 내게서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나는 꿈속에 나타났던 그 집이 바로 마리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p.104

 

시작과 끝의 간격이 까마득히 멀어 빛이 점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공간은 터널이되 터널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집요한 광기는 점점 터널의 길이를 늘여 종국에는 밀폐된다.

 

그리고 이 지옥의 벽들은 날이 갈수록 더 밀폐된 상태가 될 것이다.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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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타인들 / 빠뜨리스 르꽁뜨


 

그는 그의 방을 통째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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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흙 물고기 / 문태준

상두꾼들이 그녀의 무덤을 등 둥근 물고기로 만들어 주었다

세상의 모든 무덤은 붉은 흙 물고기이니

물 없는 하늘을 헤엄쳐 그녀는 어디로든 갈 것이다

 

('가재미 2' 중에서)

 

- 그의 '식물적 서정'에 타는 오후를 오롯이 헌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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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수프 / 야마다 에이미

이 섬에서 욕망은 늘 공기 속으로 녹아든다. p.88

 

그러고보니 <캔버스관>은 굉장히 화려한 축에 속했던 듯싶다. 자신이 밝혔다시피, 분명히 그 묘사에는 열대의 원색이 스며 있었으니.

 

글쎄다, 판단유보. 네 말마따나 끈적끈적하긴 한데, 뱀이 올라올 정도인지는 모르겠고, 그보다는 묽은 땀이 흘러내리기 일보직전으로 맺혀있는 정도? 그 매끈한 땀을 쓸어보면 끈적임없이 손도 함께 흘러내릴 것 같은. 종종 눈에 띄는 빼어난 묘사력을 제외한다면 그다지 흥미없다. 나는 이미 나대로 살고 있기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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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다시 영화광.

기억하기로, 수줍은 말투가 인상적이면서 영화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던, 한상준 선생의 번역서가 나왔다.

 

 

김영진의 은근한 책광고 : http://film2.co.kr/column/roughcut/roughcut_final.asp?mkey=167



트뤼포도 지독한 영화광으로 알려져 있지만, 나는 지독한 영화광의 800페이지로 요약된 삶을 번역해 낸 또다른 지독한 영화광을 떠올리며 웃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이런 방대한 작업을 또 누가 할 수 있었을까.

 

내가 비브르 사 비를 좋아하게 된 데에는 한상준 선생의 수업이 한몫 했다. 그는 영화에 대한 애정을 한껏 안은 채로 수업했고, 수도 없이 본 그 영화에 대해 여전히 아련하다는 듯한 표정과 말투로 학생들의 동의를 구할 땐, 저 지칠 줄 모르는 애정이 철없어 보여 참 많이도 웃었더랬다.

전혀 생각해 보지 못 했던, 지금 들으면 그건 과도한 해석이라고 놀릴지도 모를, 그런 영화읽기가 참 많이 즐거웠는데.

 

선생님은 여전히, 때로 동네 치킨집에서 홀로 맥주를 마시며, 외로움을 달래며, 영화를 꿈꾸고 있는 것일까?

 

"영화라는 것도 결국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종의 시체애호증처럼 필름이 마모될 때까지 우리는 스크린 속 꿈의 실체를 거듭 음미하고자 영화관을 찾는다. 비디오와 DVD로 매체가 호환되는 현대에 그런 영화광의 매혹은 점점 과거의 것이 돼가고 있지만 유한한 실제 삶과 달리 실제 삶을 모방한 이미지는 불멸의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영화를 사랑하는 것이라는 트뤼포의 영화적 스승이기도 한 평론가 앙드레 바쟁의 명제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영화는 현실에서 되살릴 수 없는 일종의 시체와 같은 것이지만 동시에 영원히 마모되지 않는 불멸성의 화신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하기에 영화에 대한 내 감정도 양가적이다. 도대체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고민스러운 요즘 같은 때 더더욱 그 간극은 멀어졌다 좁혀지기를 반복한다.

 

시원한 골방에 처박혀 지나간 대학시절을 추억하며 한상준 선생의 땀이 고스란히 배어있을 800페이지를 천천히 음미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라고 쓰면서도 아아아... 정말이지, --;;;;;; 당장 끝내야 할 리포트와 녹취 작업과 가슴에 묻어둔 프로젝트와 포항건설노동자들과 깨진 빼트의 카메라와 찢어진 안프로의 뒤통수와 종로구청 앞에서 노숙 중인 장애인 활동가들과 여전히 싸우고 있는 하이텍 노동자들과 9월에 있을 한미fta 3차 본협상과 한미정상회담과 광우병 쇠고기 수입 재개와 국정홍보처의 횡포와.. 강제철거를 코앞에 둔 평택 상황과.. 냉방병과 더위 먹은 나의 삐리리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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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B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나의 십대는 공일오비와 함께 시작했고,

그들이 활동을 접을 무렵, 나의 십대도 저물어갔다.

 

10년 만이다.

그 시절 함께 공일오비를 흥얼거렸던 친구들과 대부분 연락이 끊긴 지금,

공연장을 가득 메운, 또다른 나의 친구들을 만났다.

십대였던 우리는 이제 삼십대를 전후하여 한 공간에 모였고,

십대 아이돌이었던 공일오비는 사십줄에 접어들어서도 여전히 그 때 그 느낌이어서

세월은 이렇게 되돌아가기도 하는 건가, 웃음이 났다.

 

특히 정석원의 빨간 운동화. 왜소한 체구에 노래만큼이나 어설프지만 귀여운 춤 하며..

그리고 공연 막판, 난데없이 스타워즈 음악을 배경으로 다스 베이더 가면을 쓰고 나타난 이는, 윤종신이었다.

 

 

 

이제 곧 7집이 발매된다면서 새 노래도 몇 곡 했는데, 이제 갓 스물을 넘긴 객원 싱어들은 노래를 너무 잘 했고, 너무 트렌디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노래들도 그랬다. 나쁘진 않았지만, 그리운 015B는 아니었던 거다. ㅎㅎ

 

아무튼 015B 공연이라니. 10년 넘게 묵힌 소원 성취했다. 기쁘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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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어느 시점부터.

머리 속엔 수많은 물음표가 꿈틀거리기 시작했지만,

간간이 숨을 몰아쉬듯 토해낼 뿐 차분히 돌아보거나 해결해 낼 여유는 가지지 못 했다.

 

아마도 회피....하려는 마음이 컸을 터.

그래서 자꾸 여행이 고프다.

뭔가, ...  제작도 고프다.

지금껏 쫓기다시피 걸어온 길이 무척 고맙지만,

뭔가 어긋나 있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고..

 

혹시 느꼈을지 모르겠는데,

요즘은 손을 오래 잡는다.

변화는 느리지만 꾸준하다.

 

이유는 많지만.. 1도 있고 2도 있고 3도 있고 4도, 5도...

다 잊어버리기로 하고 다 잊어가는 중.

 

우리가 한 테이블에 앉아 수다 떨 날도 머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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