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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큰신부님

큰신부님이 오랜만에 평택에서 전주로 내려와

사무실을 방문하셨다.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 얘기를 한참 하다가(듣다가!)

저녁을 사주신다고 해서 근처 보쌈과 부대찌게 집에 갔다.

사무실 식구들이 모두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여러사람을 만나는게 좋으셨던지

술을 잔뜩잔뜩 권하고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해주셨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 말,

휴가를 갔다가 평택에 들른 습지괴물 녀석이

활동의 성과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나보다.

신부님은 그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술먹고 들은거라 정확하진 않지만)

 

"운동이란 것은 성과를 보고 하는 것이 아니다.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고 하더라도

그게 보통사람들에게 성과가 보이는 일이냐?

운동은 더욱 그렇지 않다.

진득하게 투쟁하고 그러다가 '성과'란 것이 나오면

그렇게 받아들으면 되는 것이다."

라고... 그리고 또 한마디 덧붙이길...

"운동은 30년쯤은 하고 봐야 돼!"

(컥! 앞으로 몇년 남았냐!!!)

 

술을 거나하게 드신 신부님은 노래방도 가자고 하시더니

필리핀에 갔다가 딱 오늘 1년만에 귀국한 한 언니 환영식에

가시겠다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떠나셨다.

 

애정이 많으신 분이란 건 진즉 알고 있던 일이지만...

오늘 새삼 느끼는 것은, 안보면 잊어버리는 나에 비해...

신부님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한사람 한사람에 대해 가림없이 애정을 표하신다.

 

물론 애정이 많으시기 때문에 그만큼 많이 서운해 하기도 하신다.

신부님은 요즘 '우울증'에 걸린 것 같다고 말하신다.

고립돼 투쟁하고 있는 팽성 주민들을 보면서도 가슴이 아프고...

여럿이 함께 하다보니 생활에서 나타나는 갈등도 힘드시고...

얼마전 인혁당 추모행사에 나타난 정치인들에 대한 분노도 크다고 하신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우울증과 울화병의 합병증인 것 같긴 했다.

 

항상 큰신부님을 보면 기운을 얻고 나도 더 잘해야지~ 라고 생각한다.

...

그러나 오늘... 일의 퍽퍽함과 어려움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내게는

큰신부님 특효약도 그닥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했다...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지금 쓴 글을 다시 읽으며 생각을 정리해봐야겠다.

 

신부님! 건강하셔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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