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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7 앞으로의 루트 대략 확정

어이쿠나, 하루 종일 할 일 없다 보니 하루에 일기를 두 개나 쓰게 되네.

mama's 홈스테이에 새벽에 들어가니, 아침을 차려주시는 미덕을! 역시 훌륭한 곳이다. 혹시라도 솔로에 올 여행자들에게 강추!! 아침 먹고 좀 정신차려서 여행사 가서 티켓팅. 인터넷 잠깐 하고 모자란 잠을 보충하고 노트북과 론리를 들고 좀 괜찮아보이는 레스토랑에서 과일주스를 한 잔 시켜서 세 시간 쯤 붙들고 있었다.

 

사실, 최근 나에게 찾아온 우을증 증세의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앞으로의 루트에 대한 것이었는데,

한 달도 안남은 여행 동안 뭘 선택하고 뭘 포기해야 할지에 대한 판단이 부담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아시는 없을 기회, 여유 있게 보내자 싶어서 이제까지 가장 좋았던 여행지인 라오스를 메인으로 두고 짜기 시작.

그리고 부부로 올라가면 더 이상 해변놀이가 불가능해 질 것이므로 꼬피피라도 가볼까.

그랬더니, 캄보디아는 고사하고 베트남 국경도 넘기 어려울 것 같다.

아아, 포기하자. 앙코르와트는 부모님과 같이 다시 오면 되고, 베트남 북부도 언젠간 볼 날이 있겠지.

진작에 포기했던 미얀미도, 나중에 한 달 쯤 시간 내서 다시 오면 되지.

 

결국 루트는 대략 이렇게...

 

솔로(인도네시아) -> KL(말레이시아) : 비행기 이동

KL -> 핫야이(태국) : 기차 이동

핫야이 -> 끄라비 -> 꼬피피

-> 방콕

방콕 -> 치앙마이 : 기차

치앙마이 -> 빡세 (여긴 고민 중)

치앙마이 -> 치앙콩 -> 훼이싸이 (라오스)

훼이싸이 ->루앙남타 <-> 므앙싱

루앙남타 -> 농카이우

농카이우 -> 루앙프라방

 

루앙프라방 이후 루트는 나중에 생각해보자.

북쪽에 있는 국경을 넘을 수 있다면, 베트남 북부도 잠시 볼 수 있을 것.

어쨋든, 비엔티안에서 농카이로 넘어서 기차를 타고 방콕으로 간 다음,

적어도 14일엔 귀국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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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7 드디어 인도네시아 출국 티켓을 구하다.

인도네시아 다음 목적지는 태국이었다. 방콕은 동남아 여행자들에게는 거대한 터미널과 같은 곳. 인도네시아에서도 쉽게 갈 수 있을지 알았것만... 이런이런... 그 많은 동남아 저가항공사들은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발리 덴파사르 국제공항에서 바로 방콕에 가는 것은 커녕, 자카르타에서도 방콕으로 넘어가기가 힘들다.

 

겨우 선택한 경로는 발리에서 솔로로 돌아온 다음 솔로에서 쿠알라룸푸르로 돌아가서 거기서 육로로 태국 국경을 넘는 방법. 이 경우 저가항공인 에어아시아를 탈 수 있어서 항공료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KTX 요금보다 저렴하다. 물론 발리에서 솔로로 넘어가는 버스에서 쓸 시간과 돈, KL에서 방콕까지 가는 여정을 생각하면 만만치는 않지만.

실컫 여러 항공사 웹사이트를 뒤져 경로를 결정하고 에어아시아에서 신용카드 결재를 하려던 순간, 어쩐지 에어아시아 홈페이지에서 결재가 안되는거다. 급한 김에 집에 있는 동생에게 SOS를 쳐봤지만, 한국에서도 역시 안된다. 동생이 알아본 바로는, '태사랑''이라는 동남아 여행 사이트에 왜 에어아시아 결재가 안될까 하는 글들이 올라와있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런이런, 이렇게 되면 여행사를 통해 티켓을 구해야 하는데, 왠걸, 발리의 우붓과 쿠타라는 유명한 관광지 여행사 어디에서도 에어아시아는 취급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발만 동동 구르면서 빨리 살수록 싼 저가항공의 메리트가 사라지는 걸 지켜보는 수 밖에. 결국, 오늘 새벽 버스를 타고 솔로에 도착해서야 여행사에 가서 티켓을 살 수 있었다.

 

몇 가지 변수들로 인해, 애초에 알아봤을 때에 비해 티켓 가격이 3만원 쯤 비싸졌다. 그 변수들이란 1. 구입 시기 늦음. 2. 여행사에서 커미션을 받음. 3. 신용카드로 결재한다고 또 3%를 받음... 아아, 현금으로 결재할 수 있음 좋겠지만, 통장에 남은 돈이 간당간당하다. 지금 카드를 긁으면 한국 가서 어떻게 돈을 만들어 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심정인데, 제기랄, 수수료라니 말이다. 다행히, 솔로 공항에서 국제선을 타면 자카르타에서 타는 것 보다 공항세가 25,000루피아 싸다. 이걸로 신용카드 수수료 셈셈 한 셈 치면 되지롱~~

 

여하간에, 드디어 티켓을 받아드니 속이 다 후련하다. 내일 새벽 드디어, 인도네시아를 뜨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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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4 발리, 우붓에서의 나날

당신에게도 행운을...

아침마다 발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행운을 비는 제물.

 

발리라고 하면 대부분 바다를 떠올리게 되지만, 지금 내가 있는 이 곳은 우붓이라는 작은 마을. 발리의 예술가들이 많이 사는 아름다운 동네로, 오래 전 부터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었다고 한다. 덕분에 마을이 점점 커지고 여행자 중심의 느낌이 나긴 한다.


그래도, 어찌나 아름다운지. 한마디로 묘사하기는 어렵지만, 어떤 곳이냐는 동생의 질문에 대답했던 것 처럼, (여행자들이 많고 그를 위한 편의시설과 그들을 타겟으로 한 가게들이 많다는 점에서, 그리고 여행자들 특유의 분위기가 감돈다는 점에서) 카오산 같기도 하면서 (곳곳의 사원들과 평화로운 분위기 덕분에)루앙프라방 같기도 한 동네.
볼 것도 할 것도 많은 이 곳에서 닷새나 머물렀지만 한 일은 별로 없다. 단지 싸고 소박한 숙소에서 여유작작 게으름을 피우다 동네 가게와 사원들을 조금 둘러보다가, 인터넷 되는 식당에서 친구들이랑 수다나 떨고... 그도 그럴 것이 눈만 돌리면 곳곳이 사원이고 미술품 들이며 시시때때로 보이는 것이 기도하는 사람들이라, 뭘 딱히 찾아볼 생각도 나지 않았다. 이 곳의 나른한 공기가 나의 게으름 병을 더욱 부채질 해서일 수도 있다.


그래도 나중에 섭섭할까봐 가까운 석굴사원인 구능카위와 발리에서 가장 중요한 사원이라는 베사키 사원에는 다녀왔다. 가서 본 것도 좋았지만 더 좋았던 건, 우붓을 벗어나서 볼 수 있었던 작은 마을들의 풍경. 사람과 논밭과 크고작은 사원들이 어우러진 아름답고 평화로운 모습들이었다. 그리고 발리 전통 공연인 케챡 댄스 한 번, 아, 그리고 발리 맛사지 강습.
처음 이 곳에 발을 들였을 때는 사고 싶은 것도 많고 보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막상 떠날 때가 되니 조금 아쉽긴 하다.
만일 다시 올 기회가 있다면, 이 곳의 분위기를 같이 즐길 수 있는 사람과 함께였음 좋겠다. 그리고 운전을 배워서 오토바이를 하나 렌트하고 상세한 지도를 하나 구할 것. 오토바이에 두 사람의 몸을 싣고 발 가는 데로 달리는거다. 좋은 곳이 나오면 멈추어 서서 사진도 찍고, 맛있어 보이는 것이 보이면 또 멈추어서 먹고, 그야말로 자유롭게 발리의 공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 지금 발리는 밤이 되면 꽤 춥다. 어제 새벽 베사키 사원에 가기 위해 해 뜨기 전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을 땐 정말 오랫만에 뼈속까지 느껴지는 한기. 밤에는 드디어 여간해서는 귀찮아서 꺼내지 않는 패딩점퍼를 꺼내 입고 잤을 정도였다. 적도에 있는 나라인데, 신기해서 이곳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8월 중순 부터 9월 한달은 원래 밤에는 온도가 뚝 떨어진다고.

 

# 수마트라에서 진도 6.7의 강진이 있었다고 한다. 아마 많은 피해가 있었겠지. 이런... 그래도 나는 수마트라가 아니라 발리에 있었던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오늘 부터 대부분의 이슬람 문화권이 라마단에 들어간다고 한다. 발리는 힌두문화권이라 별 문제가 없겠지만, 다음주 초, 태국으로 넘어가는 길, 자바 섬의 솔로로 돌아가서 비행기를 타고 쿠알라룸프르에서 태국 국경을 넘는 길엔 뭘 얻어먹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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