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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영치우 학교를 가다

NLD에서 나와 부찌의 오토바이를 타고 영치우학교에 갔다. 영치우란 "새벽빛, 여명"을 뜻하는 버마말로 아이들이 버마의 희망이라는 뜻에서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 학교는 원래 버마이주노동자단체에서 만든 학교이지만, 현재는 교육사업에 뜻을 둔 민트 아웅과 쵸쵸 카잉 부부에 의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버마이주노동자들의 자녀들을 위해 무료로 운영되는 이 학교는 1999년 23명의 학생들로 시작해 186명으로 학생들의 숫자가 늘어났고 현재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건물을 나누어 운영되고 있다.

 

학교는 말이 학교지 빈민촌 가운데 양철판과 나무판자로 얽어서 만든 가건물에 가깝다. 이 곳에서 일하는 선생님은 모두 여덟분으로 모두 자원활동가다. 이 중에는 전 정치범으로 옥고를 치른 후 국경을 넘어 이곳으로 흘러든 분도 있고, 버마에서 지하학생운동을 하다가 더 나은 활동공간을 위해 메솟으로 오신 분도 있다. 선생님은 모두 자원활동가이긴 하지만, 선생님일을 전업으로 하고 있기에 선생님들에게는 한달에 한화로 5만원 정도의 월급이 지급되고 있다.(메솟에서 4인가족의 최저생활비로 U$200이 든다고 하므로 이들에게 지급되는 돈의 액수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한 선생님이 저학년 학생들과 수업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는데 칠판에 쓴 글씨를 손으로 지우는 것을 보고 부찌가 왜 손을 지워요?라고 물으니 선생님이 "칠판지우개가 없거든요"라고 말하며 멋적게 웃는다. 이곳의 교장인 민트 아웅은 내년부터 미국의 한 단체로부터의 지원이 끊기게 되어 걱정이 크단다.

 

한국에서는 이곳을 지원하는 APEBC(Assistance Program of Education for Burmese Children)이라는 모임이 있다. 한국에 있는 버마이주노동자들이 한달에 5천원, 1만원씩 자신들의 월급에서 각출해서 송금해주는 모임으로, 사회의 가장 밑바닥 생활을 하는 이주노동자들이 그나마 얼마되지도 않는 자신의 월급에서 기부금을 낸다니 얼마나 역설적인가? 이 모임에서 총무역할을 하고 있는 친구 마웅저는 일본에는 한국보다 10배나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생활하고 있지만, 한국의 모임만 같지 못하다며 정치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과 역동성이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하여간 갈수록 메솟으로 유입되는 버마이주노동자들이 증가하고, 휴일도 없이 종일 일터에 매여 있어야 하는 노동자 부모가 많아질수록 영치우학교의 존재의미와 역할은 막중해진다. 태국에서, 특히 메솟과 같은 국경도시에서는 아동에 대한 불법적인 인신매매가 횡행하고 있으며 그렇게 구입된(?) 아이들은 마약밀수단의 운반책과 판매책, 성매매, 구걸과 각종범죄에 이용되고 있다. 끔찍한 일이다.

 

[영치우 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수업모습, 양철판과 합판으로 얽어만든 학교는 위태위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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