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싼 멸치로 국물을 냈으나 고급 황태가 단점을 커버해준 김치수제비를 만들고 먹었다

분류없음 2013/01/26 07:02

이다지도 추울 수 있는가. 믿을 수가 없구나.

오늘은 멸치국물김치수제비를 만들어먹었다. 강추위기념김치수제비in멸치황태무우국물.

사막은 언니가 보내준 찢긴 황태와 얼마전 떨이로 산 몹시 냄새가 나는 국물멸치, 그리고 냉동실에 있던 출처를 알 수 없는 조각난 무우를 다시주머니에 넣고 육수를 냈다.

역한 비린내가 온 집안과 아파트 건물을 뒤흔드는 것 같다. 생강을 좀 넣고 와인을 넣으려다가 일단 생강을 넣었으니 참고 기다린다.

별도로 넣은 다시마를 좀 일찍 건져낸 뒤 불을 줄이고 반죽 시작. 마지막 밀가루로구나. 아...반죽이 질게 되면 큰일이다. 밀가루 더 없음.

그런데 반죽이 질게 되었다. 함께 드실 양반이 진 게 된 것보다 낫다고 하시는데 첨엔 뭔소리야 했다가 그냥 어차피 떼어 넣어야 하니까 된 것보다는 낫겠다 생각하기로 했다.

반죽을 냉장고에 넣어 십여 분이라도 숙성을 해야 옳으나 그냥 발코니에 방치하기로 함.

국물은 이만하면 완성. 감자를 숭덩숭덩 썰어 넣고 김치, 그러니까 나머지식사반 김치모듬, 즉 손님상엔 절대 올릴 수 없는 김치끄나풀들이 있어서 그것을 그냥 넣기로 함.

김치를 넣고, 국간장, 마늘, 코셔솔트 넣고 끓임. 그동안 파를 다듬고 썰어 준비함. 사이사이 거품을 떠내었다. 다 됐군. 좀 싱거운 듯 하지만 싱거운 게 낫다.

이젠 죽자고 반죽을 얇게 떠 넣으면 된다. 열심히 무아지경으로 반죽을 떼어 넣고 다시 거품을 걷어내고 이 짓을 반복하다가 파를 넣고 한 번 후루룩 끓인 다음 불을 끔. 완성.

식탁에 냄비를 통채로 올려놓고 국그릇 두 개 갖다 놓음. 미친 듯이 퍼먹고 보니 한 십인분은 되어보였던 수제비가 채 일인분도 남지 않음.

목구멍까지 차도록 먹은 것 같구나. 끄윽. 잘먹었습니다.

설겆이는? 설겆이도 깨끗이 마치고나니 대단히 만족스럽군. 스위스에서 날아온 초콜릿을 먹으니 좋다. 고맙습니다. 스위스에 계신 분. 다음에는 설겆이도 좀...응?

2013/01/26 07:02 2013/01/26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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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13/03/03 21:03 Modify/Delete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 꽃개 2013/03/15 22:01 Modify/Delete Reply

    하하하 남은 건 그렇게 해 볼께요. 가끔 유통기한 다가온 걸 아주 싸게 파는데 그게 냄새가 좀 나요. 고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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