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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황사다!개학이다!

 

으...얼마만인가.

시차적응 다섯번도 더 할 시간이 지났다.

주말을 평택에서 아기자기 재미나게 보내려면 어떤 내공이 필요할까.

어제는 드뎌 주말에 서울바라기 하던걸 탈피

안성톨게이트에서 오른쪽으로 진출하였다.

대전에 있는 아주 미술관을 갔는데 미술관 이층으로 나갔더니

350년 된 홍성땅 한옥이 남향으로 넉넉한 터에 자리하고 있었다.

미술관 뒷산이 담도 없이 한옥 앞마당부터  시작되어 봄이면 진짜 좋을 것 같다.

 모르고 무슨 특별전 관람비 만원씩을 내고

들어갔는데 입구를 통하지 않고 그리 통하는 계단도 있었다.

처음엔 많이 아까워하였으나

아무런 후원도 없이 개인이 고군분투 운영하는 곳이라기에

후원비 내는 셈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날씨 좋으면 또 가야지. 이층으로만.

 

쓰고보니 제목이랑 별 관계 없는 글이 되어 버렸다.

 

오늘 연우가 책을 보면서 중얼거리는 걸 들었는데

"이건 빨갛고, 이건, 이건 분호코..."

푸하하 자동으로 '분홍+ ㅎ고' 로 변형을 했는데

그 누구냐, 20세기 초기 소련 아동 문학가이자 비평가인

츄콥스키(?) 의 두살부터 다섯살까지에서 본 예랑 너무 똑같다.

아이들이 문법을 곧이 곧대로 활용을 한다는 건데

재미있는건 러시아의 어느 지역에선가는 '분호코' 라고 말하는 곳이

있다는 것이다.(말하자면)

 

아이들이 쑥쑥 커버리니까 일일이 말이나 행동을

포착해서 적기가 게으른 엄마에게 너무 힘들구나.

(이렇게 느끼는 엄마들이 많으리...)

그래도 나중에 연우가 이 글들을 본다면

맨날, 밤에 자다 깨서 젖먹어서 힘들다, 이런 말만

있는 걸 보면 재미없을텐데.

 

요새 연우가 싫어하는건,

좀 오래된 현상이지만

자기 빼고 엄마가 아빠나 할머니랑 이야기에 열중하는거.

(이야기 하지마! 라고 소리를 지른다. 어떻게 해야하지?)

그리고 미국가서 눈에 띈건데 

박물관 실내로 들어 가는것도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특히 싫어하는 그림이 있다.

어두운 유화나 피카소 그림.

또 엄마나 아빠가 우는거,

우리가 실제로 울진 않는데 가끔 고개를 숙이고 있거나

시늉할때

'울지마~' 그런다.

 

저녁 때 평택 어린이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을

곧 반납해야겠기에 그 중 한권을 다시 보고 있었다,

그림책이라 연우 장단 맞춰주면서 슬렁 슬렁 넘기면서 봤는데

제목은 '1964년 여름'.

리자와 가스파르 시리즈같이 유화 그림책인데

흑인 차별금지 법이 공포된 다음날 친구와 새벽같이 동네 수영장에

갔더니 다 아스팔트로 메꾸고 있더라는,

마음이 두근 두근 한채 그걸 아침 내내 바라보고

나란히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어가는 이야기를

백인 아이 시각에서  쓴 책이다.

'나도 너랑 똑같이 수영하고 싶었어.'  마음속에 있던 말을

존 헨리가 말하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장면이나

어른들의 무지한 폭력앞에서

가슴이 두근 두근해하는 아이들 둘의 모습이

처음 읽을 때보다 마음이 더 아파서 진짜 눈시울이 빨개졌는데

(아마 갖다 준다고 집중력이 두배가 된듯...)

연우가 와서

"엄마 뭐해?" 물었다.

" 어, 엄마 이 오빠들 이야기 보고 슬퍼서 울고 싶다"

그랬더니,

저기서 자기가 좋아하는 바솔로뮤 이야기 책을 갖다 던져 준다.

" 그거 읽지마! 이게 안 무서워, 이거 읽어줘."

알았다, 알았어.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바솔로뮤'시리즈를 엄청 좋아한다.

아이곰이랑 아빠곰의 일상을 다룬 그림책인데

바솔로뮤의 대사는  거의 대부분

'싫어!" 이다.

얼마나 좋아하느냐면,,.

" 연우야, ~~ 하자 (목욕이나 밥먹기 응가하기 등등)"

그러면 냉큼

" 바솔로뮤가 싫어! 그랬어!"

하는데 얼마나 득의만만+ 능청스러운 표정인지 모른다.

 

하긴 요새 전체적으로 떼도 늘고 능청도 늘었다.

그리고 엄마에 대한 애정표현이 굉장해졌다.

가끔 밤에 재울때 옆에 누워있다가 나를 껴안고 뽀뽀 세례를

던진다든가 바짝 붙어서 손으로 머리카락이랑 볼을 쓰다듬는다.

(그런데 어제는 '이 머리카락은 싫어! 이 머리카락이 제일 좋아!' 그러던데

무슨 뜻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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