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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을 주는 선수

 

나는 요즘말로 승냥이가 되었다.

예전에 07월드때 록산느 동영상을 접하고

잠시 그랬었는데

이번에 그랑프리 시리즈 하면서 진짜 걸려버렸다.

연아 선수 말고는 남자 싱글과 페어, 아이스댄싱 동영상들이 좋다.  보다 보면 소름이 쫙 돋고

나도 모르게 한숨쉬고 감탄하고 있다.

(여자선수들은 보통 스피드와 정확성이 부족하기에 연아 선수를 빼면

아직 여자 싱글에 매료된것 같진 않다.)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의 쇼트와 프리 모두 감동적이었다.

프리는 나중에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 컴퓨터로 다운 받아 보았는데

러츠 1회전으로 그치고 6초간 스파이럴 시퀀스 하는 부분에서

처음엔 점프 실수때문인지 무덤덤하다가 중반부터 웃고 마지막 부분에선 진짜 환하게 웃었는데

그게 그렇게 감동스럽더라.

그리고 연기를 마치고 다른때 같으면 멋지게 인사하고 (아무래도 그것도 안무중 하나겠지 싶게)

들어가련만 눈 질끈 감고 허리에 손 올리고 한참을 링크위에 서 있는 화면에선

눈물이 나왔다.

진부한 표현으로 이 선수를 노력하는 천재라 하는데

 어느 한 분야에 짧은 시간에 탁월한 깊이에 도달하는 사람들을 천재라 한다면

수학사의 등장한 천재는 갈르와 라는데 거의 동의할 것이다.

으... 빨리 마무리 하고 텍쳐야 하는데 말이 산으로 가려고 한다.

하려던 말은 어느 정도 경지에 다다른 사람들은 나이와 무관하게 삶의 깊이를 맛보았다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시간이 일반인과는 다른 농도로 흘러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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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 방정식 후기

 

이전 포스트 댓글에 쓴대로 다음날인가 한 학생이 찾아왔고

지난주 수요일인가에 세학생이 또 찾아왔다.

네 학생 다 소리 지른 학생은 아니었다.

나는 진짜 그 목소리 데시벨 크리였는데 학생들은

목청이 크든 작든 똑같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뒤에서 궁시렁 궁시렁 대는건 모든 수업시간에 다 그런다고 하고

사실 진짜 찾아오리라 생각못해서 좀 당황했고  

앉혀놓고 몇마디 이야기 나누고 찾아오느라 애썼다고 생강 절인것 좀 먹여서 돌려보냈다.

 더 어려운 대수학을 일년간 같이 할 염이 안 나서 시간표 조정했단 얘기도

솔직히 해주었다.  가르치는 쪽도 감정이 있고 학생들의 행동과 태도가 어떤식의 귀결이든

영향을 준다는 얘기도 했다.

돌려 보내고 나니

목청 크리 학생 말고 정작 한 학기간 수업에 몰입을 힘들게 하던 학생 두명이 떠올랐다.

찾아온 학생들은 아닌데 진짜 어깨 힘빠지게 하던 표정들.

아무튼 사과하러 오너라 하고 한 학생 찾아오고 하면서 진짜 감정은 다 사라졌고

지금은 좀 훈훈하기까지 하네.  감정적으로 힘든 문제를 상대쪽과 함께 무난하게 풀어낸 첫번째 경험이라할만한데  자아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학생들의  학교 생활이며 졸업후 진로며 무엇보다 욕나오는 한국사회까지

무수한 문제들이 있기에 아예 터치를 안 하고 싶었다.

문제 많은거 맞다. 그래도 배우고 가르치는 일상은 엄연히 우리 시간을 이루고 있고

 자잘한 돌멩이라도 빼주면

굴러가니까 수업시간에 생긴 문제들은 조금씩 조금씩 응답을 해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이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재미가 없는건 이 아이들의 시각으로 보면

변변한 남자 동기가 없고 (거의 군대 갔음) 복학생들은 너무 실력차, 온도차가 커서 데면 데면하단 이유가 컸다.  내가 생각하는 '조금씩 응답'이란,  조용히, 그치만 솔직히 재수없이 수다떨던 두 학생은 학기초에 따로 불러서 '너희들의 태도가 수업의 질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 고 상의하는거, 그리고 뒤에서 궁시렁 거리는 몇몇 학생들은 찾아오라 해서 커피  같이 마시는걸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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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3

 

오늘 2학년 수업하나를 종강했다.

준비가 그다지 많이 필요하지 않은 수업이었는데

학생들이 애를 먹였다.

여학생 절반과 복학생 절반인데 복학생들 중에는 전혀 수업을 못 쫒아 오는 학생이 다섯정도고

수업 분위기는 여학생들이 좌지 우지 해왔는데

어떠냐면 꼭 고등학교 때 싫어 하는 선생님 수업 같이 행동을 했다.

문제 풀다가 부호나 계산이 틀려서 칠판을 지우면 내놓고 "아~ 씨~" 이런다고 보면 된다.

정면 대면은 거의 없다. 뒤에서 수군거릴뿐.

왠 응석? 어이 없음---> 이번 학기 내내 내 생각이었고.

아효~

지난 수업시간에 3학년 졸업여행 따라가서 빠진 일주일치 수업 보강에 대해 얘기 하던중

 한계를 시험하는 일이 있었다.

내놓고 싫어하는 분위기가 역력한데 어떤 여학생이 뒤통수에 대고

"선생님 사정으로 휴강한걸 왜 우리가 보강해야 되요!!!" 소리를 꽥 질렀다.

 

 

 

며칠간 문득 문득 생각이 나고 이대로 덮고 넘어가면

상처가 복구가 안될것 같아 오늘 수업 마치고 짧게 얘기를 했다.

가슴이 두근 두근... 심장이 목까지 올라오는것 같았다.

이러 저러하니 그 학생은 찾아와서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

누군지는 알지 못하지만

뒤에서 그렇게 짜증을 내지르는것 옳지 않고

마음이 많이 상했다고.

기린스럽게 얘기하려고 했는데 뭐 어찌나 가슴이 뛰던지.

그 학생이 찾아 올지 모르겠다.

사실 이 학생들 다시 만나기 싫어 내년 수업 시간표까지 조절했다.

응석을 받아주기가 싫다. 

 

 

 

처음에 문제의 싹이 보이면

싹이 자란다.

그대로 놔두면 계속 자란다.

그럼 어떻게?

1. 아예 신경끄고 애들 입맛대로 한다.

(보강 안하고 종강 빨리 하고 시험 쉽게내고)

2. 원인을 파악하고 응급 조치를 한다.

(원인이 파악이 안되거나 너무 늦게 되면?

파악이 되더라도 손쓰기 힘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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