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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랑이

요새 연우를 안으면 정말 따뜻하고 말랑 말랑하고.. 너무 좋다.

그래서 왠갖 핑계를 대고 안고 꼬집고 부비 부비하게 된다.

 마른듯한 연우지만 그래도 아이답게 뼈주위로 고르게 찰진 살이

붙어있어서 어디를 꼬집어도 좋다.

그래도 제일 손이 많이 가는건 역시 엉덩이하고 볼.

이래도 되나, 하면서 엉덩이 양쪽을 꼬집 꼬집하고

볼도 앙, 물려고 하면

대개 연우는

" 먹지마!" 한다.

이주일 전에 키를 재었는데 그 사이 또 키가 조금 자랐다.

정말 새싹들이 쑥쑥 자라는것처럼 아이들은 자란다.

아주 잘 자고 일어난 날 아니면 늘 울면서 일어나는 아이였는데

언제부터인가 나보다 일찍 일어나면

 뒹굴 뒹굴하거나 옆에서 내가 자는걸 바라보고 있다가

"할머니 (아빠) 뭐하지?"

그러고 나간다. 잠시후에

"엄마, 좀 일어나!" 하면서 들어오긴 하지만.

 

아는 사람이 몇달전에 만났을때 둘째를 가졌다고 했다.

그 말을 들었을때 내 마음은

아주 기뻤고 둥실 둥실 구름위를 잠깐 걷는 기분이었다.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은 이렇게 기쁜 소식인거구나...

물론 처음에 연우를 가진 걸 알았을때는 이렇지 않았지.

계획한 아이였지만 그래도 당황스러웠고

입덧을 한다는게 매일 매일 우웩할거라는게

너무 싫었다. (실제로는 다행히 그렇지 않았지만 )

그리고 좀 있다가 초음파로 작은 고구마같은 걸 보았을땐

귀엽기도 했지만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이건 연우를 낳고도 다른식으로 지속되는 느낌인데,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연우가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꽃씨에서 떨어진 인간처럼 여겨지고

그래서 입양한 아이도 이렇게 키울수 있겠다는 생각도 가끔 든다.

아무튼 그 소식을 들은 후로 또 그때 내 마음을 접한 후로

둘째 생각을 가끔씩 하고 있다.

어떨때는 아주 구체적으로 한다.

여름에 일본 학회까지 갔다 와서 가지면

봄에 낳을거고 그러면 3개월 휴가받으면 바로 방학이니까

웬만큼 키우겠구나, 이런 생각도 하고

흠, 연우 가지기 전엔 요가도 꽤 하고 체력이 좋은 편이었는데

한 두달 바짝 체력을 키워야겠구나

이런 생각도 한다.

(마음만 먹으면 바로 아이를 가질수 있는것처럼 생각하고 있네?)

어제는, 이런거 물어보지 말아야하는데 하면서도

연우의 반응이 궁금해서

"연우야, 우리집에 아기가 있으면 어떨까?"

물어보았더니

" 싫어." 그런다.

응, 얘가 무슨말인지 모르는구나, 넘어가려는데

바로 이어지는 명확한 의사표시.

"난 우리집에 애기 없었으면 좋겠어."

그래, 알겠어, 그러고 다시 책 읽고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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