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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08/20
    '입술틱'(?)
    태백산맥

'입술틱'(?)

찬희(우리 맏딸 이름이랍니다. 지금은 열한살이지만, 이 일기가 쓰여질 때만 해도 6살박이였지요.)는 어른들이 화장하는 것에 참 관심이 많다. 찬희를 할머니댁에 맡겼을 때 할머니가 화장을 하면서 가끔 립스틱을 발라주셨나 보다. 또 어린이집에서도 선생님들이 화장을 고치면서 가끔 발라 주신다.

언제부터인지 찬희는 내가 화장을 하면 많은 관심을 나타낸다.
  "엄마, 나 이거 발라도 돼요?"
  "안돼."
  "엄마, 한번만."
  "안돼."
하다 나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그래, 네가 화장을 하면 얼마나 하겠냐? 한번 실컷 해 봐라.'



어린이집에 다녀오면 저녁 먹고 내가 청소를 하려고 하면
  "엄마, 나 입술틱 발라도 돼요?"
찬희는 아직 `립스틱`이라는 발음이 안되고 또 입술에 바르는 화장품이니까 `입술틱`이라는 생각이 들었나 보다.
  "그래."

화장품 케이스는 서랍장 위에 있고, 거울이 달려있다. 서랍장 위에 올라가서 너무나 진지한 자세로 입술에 립스틱을 바른다. 처음에는 입술 주위까지 번져서 정말 웃겼다. 하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 하다보니 이젠 실력이 많이 늘었다. 정확하게 입술에만 아주 진하게 바른다.
  "엄마, 나 공주 같지요?"
  "그래."
그 다음엔 거울을 보고 뭐라고 혼자서 쫑알쫑알 알아들을 수도 없다.


* 1999년 3월 20일 토요일밤에 쓰여진 아내의 빛바랜 육아일기에서 또 꺼내보았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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