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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3

우리 사회에서 존경할만한 어른을 만난다는 것,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적개심에 가득찬 반공주의자이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강철같은 심장으로 무장한 채 인정사정없이 돌진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적인 경우는 있기마련이라서 가끔은 저같은 젊은이들을 감동시키는 어른들을 만나게됩니다.

 

얼마 전 모 오락프로그램에 소설가 황석영씨가 나오셨죠.

천만원에 달하는 등록금 때문에 젊은이들이 자살하는 세태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하셨습니다.

청소년들에게는 꿈을 가져라, 너의 꿈을 바라보며 살아라,  사람은 누구나 오늘은 산다 하셨습니다.

 

달변과 함께 쏟아져나오는 그의 따뜻함에 저는 감당하기 벅찰만큼 감동을 받았습니다.

 

가슴이 참 시렸습니다. 상처투성이, 미움투성이인 제 가슴을 어느 따뜻한 손이 다정히 어루만져 주는 것 같았습니다.

 

황석영이라는 사람이 참 부러웠습니다.

훌륭한 어른이라는 자질을 타고난 사람인 것 같아서 많이 부러웠습니다.

 

우리 근현대사의 많은 곡절들을 몸으로 겪으며 그 아픈 시간들을 묵묵히 견뎌낸 그의 삶이

나에게 자꾸 말을 걸었습니다.

 

너는 어떻게 살아내고 있니.

 

팍팍한 세상,  점점 강철 같아지는 것만 같은 내 가슴이 따뜻함으로 채워졌습니다.

그렇게 덥혀진 가슴으로 또 세상 살아가게 됩니다.

차갑지 않게 따뜻하게. . . .   혹은 뜨겁게. . . .

 

그처럼 묵묵히.  미움없이, 분노없이, 폭력없이, 무거운 삶을 견뎌내고 싶습니다.

 

그와는 달리 훌륭한 어른의 자질을 타고나지 못한 저는 최소한 우리 사회의 많은 이들이 그러한 것처럼 추한 어른이 되긴 싫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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