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친구와 함께

추석 연휴 기간에 친구와 함께 팔공산을 올랐다. 대구와서 동갑내기 친구를 사귄 건 처음인데, 산을 좋아한다는 것에 마음이 맞아 첫 산행으로 팔공산을 잡고 몇 주 전부터 준비를 했다. 1박 2일 코스로 비박을 하기로 했다. 민간인 신분이 아닌 군바리 때 혹한기 말고는 비박이 처음이라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파계사에서 시작하여 파계재를 지나 헬기장에서 잠을 잘까 한참을 둘이서 고민하다 조금만 더 가보자는 결론을 내리고 갔는데, 얼마 못 가서 어둑해주지는 바람에 적당한 곳에 자리를 폈다. 라면에 소주에 한잔 걸치고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술술 나왔다. 이렇게 비박하며 한 잔하는 맛 정말 괜찮은 것 같았다. 헬기장에서 잤다면 야경과 별을 보며 더 좋았을텐데, 아쉬웠다.

 

몇 잔이 오고가며 말도 트고, 다음 산행 약속도 잡았다. 모난 성격에 죽마고우 빼고는 다시는 친구를 못 사귀줄 알았는데 이렇게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있으니, 그럭저럭 살만 한 것 같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짐을 꾸렸다. 갈증으로 원래 가고자 했던 곳까지 마실 물을 확보해서 갈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마당재를 지나 서봉에서 라면에 맥주를 곁들여, 국물은 밥을 살짝 삶아서 아침을 해결했다. 알콜 파워 덕분에 동봉까지 가뿐히 올랐다. 원래는 신령재를 지나 갓바위까지 산행하려고 했으나, 그냥 신령재에서 내려왔다.

 

다 내려와 버스 타고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음식점에서 또 맥주를 까고 말았다.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나는 산행이었는데 낮인데도 취하기 보다는 말똥말똥 했다. 이런 기분 간만에 느꼈다.

 

  팔공산, 동봉을 얼마 안 남겨두고 내려다보니 대구가 손바닥하게 보였다.




  내 친구다.

 산행에 맞춰 티셔츠를 선물해준 재홍이형 고맙소~ 옷이 때깔난다^^

 내려오면 찍었는데 '구절초' 인 것 같은디^^;;

 쑥부쟁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