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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하는 존엄성이 아니라면 우리는 시장에서 사고 팔리는 상품이 된다”

한미 FTA 저지 총궐기를 호소하며
“반역하는 존엄성이 아니라면 우리는 시장에서 사고 팔리는 상품이 된다”


 100여년 전 강도 일제와의 을사늑약 후 40여년 동안 빼앗긴 땅에서 얼마나 많은 민중들이 도륙당했는지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외세의 개입으로 두동강난 산하에 민족상잔의 비극을 지나, “잘살아 보세”라는 경제성장의 허울을 뒤집어쓴 개발독재의 마력에 휘둘려 또 얼마나 많은 민중들이 비참한 삶으로 떠밀렸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산을 깎고 들을 파헤치고 강을 막고 바다를 메우며 하늘을 가리는 건설공화국의 명성을 얻는 동안, 빈부귀천 없이 우리를 품어주던 공유지 금수강산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도시와 수도권의 기형적인 비만은 농촌과 지방의 야위어진 제 살을 뜯어먹고서야 가능했다. 온 나라가 투기판이 되고 도박을 걸어야 살아갈 수 있는 땅이 되어 버렸다.

 

 일제가 패퇴하고 되찾은 이 땅에 활개치며 들어와 주둔한 미군기지에 옥토를 내어주며 자동차 팔고 휴대폰 판 돈은 미제 무기 사는 데, 미제 학벌 사는 데 갖다부어도 모자란다. 그러던 중 IMF 난리통을 거쳐 이제 결국 한미 FTA를 통해 무자비하고 악랄한 초국적 금융자본의 아가리에 남김없이 다 떠밀어넣겠다는 이 노무현 정권을 ‘광인(狂人)’이라 말고 달리 어찌 부르겠는가?

 

 세계 도처에서 자립적·자주적으로 살던 민중들의 삶을 폭격으로 짓뭉개고 침략하여 남의 피눈물을 제 양식으로 삼아 수탈하길 일삼았고, 전세계 곳곳에 725개가 넘는 군사기지를 보유했지만, 빈부격차가 가장 극심하고 국민의 5천만명이 의료보험의 혜택조차 누리지 못해 병들어 죽어가고 있는 나라가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다. 자국민의 기본적인 삶도 보장하지 못하는 이런 미국의 길을 따라가자는 ‘광인’의 논리를 도저히 용납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험악한 세상 모진 기후의 여름에도 수십 가마니의 나락을 키워내는 우리 농민들. 눈 내리는 들판으로 쟁기를 매고 보이지 않는 봄을 향해 늙은 발걸음을 옮기듯 때때로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아스팔트 농사지을 때, 자식 같은 경찰들에게 얻어맞아 수십, 수백이 다치고 죽어나가고, 그 울분을 삭이지 못해 농약 마시기를 반복하는 농민들은 또 얼마던가. 그러나 세상은 묵묵부답, 냉담하기만 하더니 이제는 농토를 버리고 땅에 뿌리박은 삶을 통째로 내놓으라 한다. 이런 개망나니 세상이 또 어디 있으랴.

 

 이에 우리는 민중의 생존과 평화적 삶의 근본인 농업과 농민의 명줄을 뿌리째 뽑아 처참한 파국을 몰고 올 한미 FTA를 저지하기 위해 결연히 일어서고자 한다.
 우리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명백히 반대한다. 동시에 다양한 대안적 세계를 바란다.
 여러 다양한 세계가 아닌 하나의 세계화 지배체제로 인해 유린당한 모든 민중과 연대하고자 한다.
 “우리쌀 한되가 지엠 자동차보다 더 고귀하다.”

 “멕시코 원주민과 농민이 가꾼 한개의 토종 옥수수가 삼성 휴대폰보다 더 소중하다.”
 우리의 경제 인식은, 한되의 쌀과 한개의 옥수수가 장차 그 낱알들보다 더 많은 수의 민중과 후손을 먹여 살릴 인류의 자산이며, 농민의 존엄과 사회적 건강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요란한 굉음을 내며 폭주하는 스포츠카 핸들이나 잡는 게 어울릴 삼성 이건희 같은 인간들에게 나라와 민중의 운명을 조종할 면허증을 확실히 내어줄, 이 미치광이들의 한미 FTA를 전민중의 단결과 항쟁으로 저지하고, 자급과 자치의 희망을 노래하자.

 

 우리는 희망의 세상을 일구는 항쟁의 길에서 반드시 부딪힐 민중의 적들인 카길, 몬산토, 맥도날드, 스타벅스, 테스코 따위의 초국적 자본의 타도와 농민들의 생존에는 아랑곳없이 오로지 수익 경쟁만을 염두에 두고 저가의 쌀을 공급하는 국내 대형 유통자본들의 타격에 기여하는 어떤 투쟁도 숭고한 도덕이며, 인간다운 사명으로 의심치 않는다. 

 

 민중이여 일어나라, 저항하라, 반역하라!
 반역하는 존엄성이 아니라면 우리는 시장에서 사고 팔리는 상품에 불과하다. 굶주린 자본의 통치하에서 쪼개지고 뼈 빠지는 노동은 소비문화를 위안삼아 민주주의, 정의, 자유를 통째로 내어주고 노예로서 사는 일이다.

 

 오직 자급을 가꾸는 들녘에만 평화의 아름다움이 있을 뿐이다. 자급이 없다면 민주주의도 인권도 없으며, 자치도 없다. 남의 땅을 침공하여 가져오는 석유와 식량으로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산해진미를 차리는 성장은 결코 민중의 몫이 되지 않는다.

 

 온 나라 온 세계의 민중을 쥐어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철폐하고 한미 FTA를 저지하기 위한 민중대항쟁으로 새롭고 다양한 세상을 일굴 것인가, 아니면 ‘광인’들의 잔칫상 옆에서 비육당하고 말 것인가? 이제 선택의 순간이다. 비육당하기 싫은 자, 떨쳐 일어나 함께 외쳐라.


 서민 살림 쥐어짜는 한미 FTA 반대한다!
 부자들만 살찌우는 한미 FTA 반대한다!
 주권과 민주주의 팔아넘기는 한미 FTA 막아내자!
 우리 농업 다 죽이는 한미 FTA 막아내자!
 제2의 을사늑약, 한미 FTA 협상 중단하라!
 미친 소고기 먹기 싫다, 한미 FTA 협상 중단하라!
 농업은 상품이 아니다, 한미 FTA 저지하고, 우리 농업 지켜내자!
 식량주권 팔아먹은 노무현 정권 물러가라!
 농민 살해, 노동자 살해, 노무현 정권 물러가라!

 

 민중생존 압살하는 노무현 정권 타도하자!
 제2의 ‘을사오적’ 김현종, 김종훈을 처단하자!
 우리쌀 헐값 판매, 홈플러스 규탄한다!
 농민 가슴 못질하는 홈플러스 규탄한다!
 지역경제 다 죽이는 홈플러스 박살내자!
 노동자-농민 직거래로 우리쌀 지켜내자!
 땅을 농민에게! 공장을 노동자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자율! 자급! 자치!


2006년 11월 22일
         땅과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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