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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같이 하는 사람들

그동안 참 여러군데서 일했지만,

대부분의 직장 생활에서 보여지는 문제점이나 사람 사이의 트러블은 비등비등하다고 느낀다.

출판사든, 행사일이든, 동네 패스트푸드 가게든.

약간의 다른 점이 있다면 학력이 낮거나 노가다일 수록 갈등의 표출이 더 직접적이라는 것 정도-ㅠ-?

갠적으로는 이렇게 까놓고 노는게 더 맘에 드네요.

 

 

여기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 전부는 아니지만 기억하는 사람들만 :

 

노인네 : 주방의 신. 이 할머니 없으면 주방이 안 돌아간다. 사실 주방이라고 하기도 뭣한 곳이다만...여튼 남들 하기 싫은 일 굳은 일 많이 하고, 주방에서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이 할머니가 다 아니까. 이 할머니랑 일 같이 하면 편하다.

겁내 일 많이해서 그 돈 죄다 손주들 준댐. 미쳤음-_-';;

 

신시아 : 집청소같은 거 시키면 꼼꼼하게 잘할 타입이지만, 패스트푸드점 주방처럼 위험하고 일이 빠르게 돌아가는 곳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줌마라 봐준다. 이 아줌마도 돈 벌어서 다 자식들한테 보낸댐-ㅠ-

 

토니 : 나랑 동갑. 일 할 때 머리 안 쓰는 전형적인 타입.

신시아 아줌마야 나보다 어른이고 자기 나라에서 편하게 살던 사람이 외국 나와서 고생하고 있으니 봐주지만, 얘는 참...답이 없다, 답이 없어.

 

틴에이져 2인조 : 여기는 오래 일하면 슈퍼바이져로 올라가는데, 이 친구들이 그래서 슈퍼바이져. 10대라 어쩔 수 없이 시야가 좁아서 일이 늦어지면 왜 늦어지는지, 빨라지면 왜 빨라지는지를 잘 모른다. 그냥 시키면 다 되는 줄 알고 있는 거지.

형아가 적당히 이뻐하면 기어오르지 말아야 하는데, 기어 올라서 형아 맘이 안 좋다. 애들아...

 

조이 : 매니져. 매니져라기 보다는 경리...돈계산하고 시간 계산하는 게 주업무.

일은 꽤 빡씨게 한다만...그래도 바쁠 때 와서 깔짝대면 짜증나...

 

50보 100보 커플 : 허구헌날 싸운다던 그 한국인 2인조.

내 앞에서는 약간의 신경전만을 했었고, 둘의 하소연을 많이 들은 것도 아니고 원래 남의 일엔 거의 신경 끄고 있는 인간이니 뭐라 할 말이 없는데, 구경해보면 결론은 둘다 50보 100보. 우하하하.

근데 정말 말 안 통한다-ㅁ- 놀라울 정도로...

 

크리스형 : 한국사람. 나랑 동갑인데 왜인지 '크리스형'이라고 묶어서 부르고 있음.

그러게 존대를 쓰니까 '크리스'하기도 뭣하고, 크리스씨라고 하기도 뭣하고, 그렇다고 한국이름은 또 아리까리...외워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름을 또 워낙 잘 외우셔야지.

두루두루 웃으며 사람 상대하는 편이고, 변죽도 좋아서 잘 받아주기도 하는데 요즘 영 기어오르는 인간들이 많아서 스트레스 만땅임.

나와 다른 성격-생각의 타입이지만 일할 때는 편한 타입.

 

 

플러스 크리스형에 대해.

생각해보면 내가 직장 동료랑 이렇게 많이 이야기 했던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요즘 이 형아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하고, 그쪽 생각으로는 또 여자가 외국, 그것도 패스트푸드점 주방따위에 와서 고생하니까 도와주고-잘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이렇게 저렇게 말도 걸고 가끔 웃겨주기도 하고 그런다. 나야 재밌어서 좋음.

 

생각해보면 나와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표현이나 발산의 방법 또한 전혀 달라서 한국에 있었다면 절대 만날 일도 없고 이렇게 이야기나 대화를 할 일도 없었을 거라고 생각이 드는데, 둘이 주절주절 잘 떠드는 거 보면 '외국'이라는 특수성이 있긴 있는 것 같다. 물론 동년배라는 것도 있고.

본인이 생각하기엔 적어도 어느정도는 평등론자(? 이건 또 무슨단어야)라고 생각할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엔 마초끼가 상당하거든. 물론 이 형아도 '페미년'따위 싫어했을 것이 뻔하고. 한국에서 나랑 만나서 이야기 할 일이 있었겠어? 싸우면 몰라.

그나마 외국에서, 동료로 만나서 이야기를 하게 됐으니 이 정도나 대화를 하는 거겠지.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여기 와서 한국에서 만나보지 못했던, 혹은 안했던 사람들을 보면서 많이 배운다.

우야둥둥 Life goes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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