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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dream

  • 등록일
    2006/12/31 14:17
  • 수정일
    2006/12/31 14:17

좀 전에 자면서 꾼 꿈



나는 야구선수가 되어 있었다.

수비할 때는 우익수였고, (공이 절대 내 쪽으로 오지는 않는다.)

타석에서는 항상 1번타자였다.

 

다른 녀석들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데,

우리편 투수를 하는 녀석은 내 초등학교때의 친구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랑 맨날 둘이서 야구한다면서 같이 놀았던 친구.

그 친구는 게임의 중간쯤에 2점홈런을 맞은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잘 던졌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였다.

 

놀라운 사실은 이 야구장의 내야는 매우 작고, 정삼각형에 가까운 모양이었다는 거.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야구장은 점점 작아진다.

그래서 본루, 1루, 2루만 존재하고, 3루가 없다.

그리고 공이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전혀 튀지도 않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공을 방망이로 쳐서 공이 땅에만 떨어지면,

거의 1루까지는 살아서 갈 수 있는 거다.

 

9회말이 되었는데, 내가 타석에 들어갔다.

나는 1루수앞에 떨어지는 땅볼을 쳐서 1루에 나갔다.

이때쯤에는 두걸음만 걸어가니 1루가 있었다.

그리고 뒤를 잇는 애들이 비슷한 거를 두번 쳐서

내가 홈에 들어와서 2:1이 되었는데,

그 다음에도 계속 우리편 애들이 땅볼을 치는데,

2루에 있는 녀석이 머리를 깎느라고 홈에 안들어오고 있는 거 아닌가?

갑자기 왜 머리를 깎냐고 내가 물어보니까, 내일 입대한단다.

 

나는 승부욕에 불타올라서

이 녀석에게 막 성질을 냈다. 온갖 욕설과 함께... 내일 입대할 녀석이 왜 왔냐는 둥...

야구장은 어디로 가고, 이제는 미용실이다.

서있는 곳이 미용실로 바뀌면서, 나는 나의 희망을 잃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에게는 저 야구경기를 이기는 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였다.

이기는 모습을 보지도 못한 채로 미용실에 오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도 머리를 깎고 있었다. 바리깡으로 내 머리를 미는 듯한 소리...

머리를 깎고 있는 내 모습에 놀라면서, 일어났다.

 

전화기가 진동하고 있었다. 문자메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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