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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역

  • 등록일
    2006/09/07 23:48
  • 수정일
    2006/09/07 23:48

저녁 6시 40분쯤... 광화문에 가려고,

사당역에서 4호선을 타기로 했습니다.

(물론 이미 2호선 타고 여기와서 한번 갈아타려고 하는 것입니다.)

저녁시간인데다가 환승역이라 사람들은 엄청 많은데,

내가 가려는 방향은 열차가 꽤 오랜 시간동안 오지 않고 있었습니다.

플랫폼에 줄이 자꾸 길어집니다. 또 지옥철을 타겠군...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안에 있던 사람들도 대체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듯...

표정이 밝은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고개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열차가 아주 느린 속력으로 들어옵니다.

이건 사당역에서 지금 출발한 열차입니다.

즉, 열차안에 아무도 없는 것입니다.

 

그걸 확인하자, 사람들의 표정에서 서서히 미소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꼭 저 열차때문에 웃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또 그게 아니라고 할 수도 없는 타이밍의 미소입니다.

 

나도 덩달아 웃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문이 열리자 잽싸게 뛰어가서 구석자리를 꿰차고 앉아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좀 전의 미소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는 않고 그냥 잠들었습니다.

 

 

눈을 뜨니, 내려야 할 서울역은 이미 지났답니다.

그래도 사람이 적은 열차를 타서 그런지 기분은 좋았답니다.

그리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것에 민감하다는 것도 표정으로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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