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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8

  • 등록일
    2008/05/08 02:37
  • 수정일
    2008/05/08 02:37
- 학원에 자기 아이가 전교 1등이라면서, 수학 수업을 듣게 하고 싶다고 어머니들께서는 막 찾아오시는데, 막상 아이들을 앉혀놓고 테스트를 해보면, 뭐 그리 문제를 잘 푸는 것도 아니다. 또 어쩌다가 문제를 좀 푼다고 쳐도, 그게 논리적인 사고 체계로 검증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워낙 많은 문제를 풀어봤기 때문에 경험으로 답을 찍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문제를 많이 풀었으면 그렇게 하는 데도 90점은 나온다는 거지. 학원 바닥에서 수학을 제대로 가르치는 사람들이 과연 몇명이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특히 학원가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더 그렇다. 공교육만을 겪는 아이들보다 그저 시험성적이 몇 점 앞서기 위한 것으로, 학원을 다니지 않은 아이들을 꺾고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학생들 앞에는 엄청나게 많은 문제들이 던져지고, 그걸 꾸역꾸역 다 풀도록 훈련받는 학생들. 그렇게 해서 성적이 어느정도 나온다는 학생들. 다른 과목은 다 100점 맞을 수 있는데, 수학은 잘해야 90점이고, 그 나머지 10점을 올리기 위해, 나를 찾고 있는 거지. 그리고 아이들에게 고작 객관식 5문제와 단답형 2문제를 풀게 해놓고는 합쳐서 2개밖에 맞추지 못하였다고, 나는 마치 여태까지 니가 배운 수학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일단 전교1등의 권위를 가진 아이와 학부모의 기를 죽이는 데에는 성공했다. 여기 학원은 학부모와 강사 사이의 기싸움이 치열한 곳이다. 학부모는 다른데서는 잘한다고만 이야기를 들었는데, 여기서는 학생이 여태까지 배운 방법들의 논리적 결함들을 지적해버리니 강사가 대단한 것 같이 느껴져서, 어떻게든 수업을 시키려고 하는데 학생은 이미 어느정도 우울해졌다. 그래서 수업은 꽝났다. 차라리 잘되었다. 학부모는 안되면 방학때라도 다시 시켜보고 싶단다. 그때는 아이에게 좀 더 부담이 적을테니까. 그래서 그렇게 하시라고 했다. 난 학생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래도 지금 나를 만나서, 니가 배운 수학이 그저 암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깨달았다면 다행인거라고... 계속 지금과 같은 패턴으로 흘러갔으면, 고등학교때는 어찌어찌 수학 점수가 나온다고 해도 수학은 결국 니가 향유할 수 있는 학문이 되지는 못할 거라고. - 학원에 생물선생님이 딱 한 분 있는데, 이 분이 나에게 광우병 관련해서 탄핵서명 하라고 그랬다. 그래서 나는 안하겠다고 했다. 나는 '미친소'라는 말이 이상하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미친건 사람이지 소가 아니잖아. 사실 그 사람이 매우 잘나가는 '생물'선생님만 아니었어도, 좀 더 강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뭐 그렇다.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인데, 그렇다고 국산 쇠고기는 괜찮은가? 탄핵서명을 해주고 나면, 나는 한국산 쇠고기의 판매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사태의 본질을 '미친 사람'이 아닌 '미친 소'로 왜곡하는 짓을 동조하는 꼴 같아서, 웬만하면 안하려고 한다. 또 내가 이렇게 말한다면, 누군가는 그래도 정세상 탄핵을 시키는 게 맞다고 하겠지. 근데, 그럴 거면, 차라리 대운하를 가지고 탄핵을 시켜야지. - 요즘들어서 이런 저런 이유로 채식을 못하고 있는데, 이것도 뭐 그냥 그렇다. 약간 무기력하다고나 할까... 집에서 채식식단으로 밥을 해먹으면 속이 참 편하고 좋다. 똥도 잘 나오고.ㅋㅋ 근데 그게 안되니까, 아무래도 변을 보는 주기가 불규칙해지는 것 같다. 내일 아침에는 반드시 밥을 해먹어야지. - 요즘 여름방학을 겨냥해서 수리논술 문제를 꽤 만들고 있는데, 나름 재미있다. 나는 자꾸만 사람들에게 이런 저런 것을 생각하게 만들고 싶은가보다. ㅋㅋ 덕분에 평소에 전혀 안보던 전공책까지 다시 들춰보고 있다지. 영어로 한두문제쯤은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해서. 대학때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수학적 이론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도 신기하다. - 내가 다니는 또다른 학원에서는 내가 맡은 아이들의 집에 상담전화를 돌리란다. 이거 뭐 완전 짜증나는 일이다. 가뜩이나 낮선 사람들과 전화통화하는 거 싫은데, 내가 먼저 걸라니. 뭐 걸어봐야 할 말도 없는데. 상담하는 게 아쉬우면 학부모들에게 내 번호 알려주고, 그냥 그쪽에서 걸도록 하면 안되나? 며칠전에 한 집에 전화를 걸었더니, 대략 30분 통화했다. 내 전화기 10초에 20원씩 떨어지는데, 30분이면 3600원이다. 이 추세로 8집을 걸면 전화비만 3만원이다. - 근데 이명박정부, 여당에서 촛불집회나, 중고생들을 억압하는 꼴은 정말 짜증난다. 촛불집회 현장에 생활지도교사를 마치 사냥개처럼 풀어놓고, 중고생들을 차단하려고 한다. 촛불집회에다가도 늘 그렇듯이 불법이라고 낙인부터 찍어버린다. 이놈의 집회는 늘 불법이라는데, 정확하게 무슨 법이 어디에 붙어있고, 그것이 왜 위반인지는 잘 알기 힘들다. 그냥 정치적 구호들을 외치면 불법이라고 하다가, 밤에 하면 불법이라고 하다가, ... 5월 17일에 동맹휴교를 하자는 문자메세지, 광우병의 문제에 대해서 떠드는 문자메세지에 대해서까지 내사를 하려는 작자들. 사실 거짓말은 이명박이, 정부가, 한나라당이 하고 있잖아. 축산농민은 자살하는데, 정부는 세금으로 미국 소고기를 홍보해주는 아이러니, 광우병은 잠복기가 10년이상이라는데, 아직 10년도 안지난 상황에서 안전하다고 믿으라고 우기는 장로님 휘하 병사들. 그들이 서민의 생활에 직결되는 무언가를 하나하나 급격하게 안좋은 쪽으로 바꾸어가는 한편, 치솟는 소비자물가에 대해서는 가격을 관리하겠다고 뻥치고는 가격이 오르든 말든 방관하고 있고. 어쨌든 이명박 정부는 무능하지는 않아. 유능해. 근데, 이럴 거면 차라리 무능했으면 좋겠어. - 어쨌든 중고생들은 그나마 촛불집회라도 나와서, 급식의 불안함을 말하고 있기는 한데, 지금 군대에서 몇병달고 고생하시는 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는 그것이 좀 궁금하다. -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선물도 안샀고, 꽃도 안 샀다. 전화라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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