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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에게 한 표를 행사한 사람으로서 한마디

  • 등록일
    2010/06/03 14:44
  • 수정일
    2010/06/03 14:44

이번에 노회찬을 지지한 사람들이

노회찬이 사퇴했을 때, 한명숙을 지지했을 거라고 착각하지는 말아라.

그냥 대충 그놈이나 그놈이나 야권이니까 똑같으니 단일화 했어야 한다고 본다면,

제발 부탁하건데, 정책이나 정치경력을 좀 확인하고 단일화를 언급해라.

 

한명숙이 오세훈하고 경합할 거라는 거 알면서도

굳이 진보신당의 노회찬을 찍은 3.3%의 유권자들의 심중을

그냥 대충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이런 상황이 올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노회찬을 찍은 게 아니라,

한명숙에게서 현실을 돌파할 대안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에 비해서 노회찬이 조금이라도 나은 정책들을 제시했기 때문에

노회찬을 찍은 거다.

 

나도 이번에 노회찬에게 한 표를 줬는데,

노회찬이 없었으면 기권했을 표였다.

노회찬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완주했기 때문에, 한 표를 준 것이다.

 

이런 상황이 오더라도, 그리고 설령 노회찬이 사퇴하더라도

한명숙에게 표를 줄 수는 없을만큼

한명숙에게서,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등에서

대안을 발견하지 못한 것일 뿐이다.

민주당의 기초단체장 후보들은 전부다 뉴타운을 어떻게든 하겠다는데,

서울시장 후보로서 뉴타운을 막겠다는 한명숙은 자기네 당조차 관리하지 못하는 거 아닌가?

 

그래서 결론은 노회찬이 사퇴해서 한명숙을 지지하게끔 만들려고 했다면,

한명숙이 노회찬의 정책을 어떻게 끌어안고 갈 것인가를 그만큼 고민했어야 한다는 것.

 

노회찬이 사퇴했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곧 노회찬을 찍은 3.3%의 유권자들이 한명숙을 찍었어야 한다는 건데,

그저 3.3%는 소수라서 만만히 보는 게 아닌가 싶다.

차라리 오세훈 지지자들한테 1%만 떼어 달라고 구걸하는 게 어떨까?

지상욱한테 사퇴하라고 했어도 그 표가 다 한명숙한테 몰릴 수도 있지 않나?

 

진보-보수의 대립구도로 선거판을 몰고가기에는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진보의 탈을 쓴다는 게 말이 안되지 않나 싶다. 그것부터 생각하시라.

진보는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서 정책을 180도로 바꾸는 사람들에게 붙이는 이름이 아니다.

정권을 갖고 있을 때는 FTA를 밀어붙이다가, 정권을 빼앗기고 나서는 FTA를 반대한다는 사람들을

어떻게 믿고 단일화를 하는가?

 

그냥 도박사처럼 생각하지 말고, 정책과 미래의 비전을 보고 생각하자.

서울시장.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단일화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표대결로 몰고가는 것만 보이지,

단일화하는 후보들이 서로 어떤 정책들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인지 확인하려고 들지 않는다.

그게 제일 문제다. 이겨야 한다고 하는데, 왜 이겨야 하고, 이기면 무엇이 달라지는지는 모른다.

 

서울의 구청장은 민주당이 싹쓸이를 했는데,

이제부터 한명숙이 또 민주당이 뉴타운을 어떻게 처리하나 보자.

과연 지난 정권때와 지금의 민주당은 무엇이 달라졌는지 똑똑히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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