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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7

https://www.youtube.com/watch?v=DNH49yfgO9c

어디선가 누군가 그렇게 얘기한 듯 하다. 나이 먹으면 새로운 노래 보다는 익숙한 노래를 듣게 된다고. 그래서일까... 평소에 그런 건 아니지만, 요즘처럼 조금은 외롭고, 또 서럽고, 또 억울한 마음에 혼자 한 잔 할 때, 나는 늘 김광석 노래를 찾아본다.

오늘은 조금은 특이한 발견을 한 것 같다.

1989년 1월 26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우리 세대에게 익숙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김광석이 동물원을 대표해서 노래를 몇 곡 했다. 

사회자 이문세는 마지막 곡 "말하지 못하는 내 사랑"을 소개하면서 짧막하게 "노무현 국회의원에게 개인적으로 감사하다"(20:16)는 말을 남긴다. 

별 거 아닐 수도 있다. 그냥 내게는 참 묘한 느낌을 줬다.

그 시절 나는 아직'국민학생'이었기 때문에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지나서 보면 이러한 시대전환의 분위기는 충북 괴산 벽지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교회에서 성극을 하면서 노무현 역할을 했던 게 바로 직전 성탄절이었다.

게다가 그 시절 중학교 다니는 누나는 전교조 선생님들로 인해 마음 아파 했고, 아버지도 물론 그렇게 순수하지는 않았지만, 농민 운동하신다고 바쁘던 시절이었다. 한겨레 신문이 그 시골까지 배달되던 시기이기도 했다. 종종 하루 늦게 왔던 것 같다.

묘한 느낌이란, 아마도 그 이후의 궤적에 대한 여러 가지 권위적 서사가 적어도 이런 나의 사소한 듯한 작은 경험도 설명하지 못한다는 데서 연유한 게 아닐까 싶다.

이문세가 아무런 설명 없이 노무현에게 감사하다고 했던 그 마음이 이문세 뿐만이 아닌 수많은 사람의 마음이었을 듯 싶고, 그래서 더더욱 그 마음을 지금의 형국에 가둘 수 없다는 그럼 미묘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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