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녕
빌딩 사이로 바람이 부는 오늘
공기 사이로 습기를 머금은 오후
나는 바람이 되어 날아가고 싶다
몸 훌쩍 던져 언덕 너머 데려 달라고
조르고 싶다 잎을 내어주는 가로수처럼
긴 팔을 보내고 두 다리를 보내며
두꺼운 몸통까지 날려 보내면
내 남은 머리 하나 떼굴떼굴 굴려
언덕을 내려가고 싶다
안녕, 지구 어디에도 이 한 몸
다시 만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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