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획득 자체가 나쁜걸까??

2011/07/08 23:29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를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보수쪽이 설정해 놓은 프레임에 말려들지 말라’ 이다. 격렬하게 저항해 봐야 적이 놓은 프레임 속에 있으면 적에게 이롭게 되기 때문이다.

 

요새 취업준비하며 드는 생각인데 ‘스펙’이라는 단어가 저런 경우의 예가 되지 않을까 싶다. 굳이 진보진영 활동가가 아니더라도 현재 20대의 문제에 공감하며 청년들과 함께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이력서를 조금이라도 더 채우기 위해 자격증 취득, 어학능력 향상 등에 필사의 노력을 다 하는 현재의 대학생들을 안쓰럽게 생각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저런 노력들이 상당히 가치 있는 일인데...’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자신이 그와 관련된 능력이 있다는 걸 인증 받았다는 걸 의미하고 그건 그대로 자신의 실력이 된다. 과연 개인이 자신의 실력을 쌓는 게 문제가 되는 걸까? 이게 ‘누구에게 쓰임 받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문제가 되는 건데 몇몇 분들은 자격증 획득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거 같다.

 

단체에 필요한 업무 중에 컴퓨터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 활동가를 생각하는 사람에게 컴퓨터 활용 능력은 필수일 것이다. 국제적인 연대가 필요할 때 활동가가 외국어 능력이 된다면 연대에 좀 더 좋은 환경이 될 것이다. 어떤 면에 있어서 활동가에게 실력은 꼭 갖춰야 할 요소이다. 그런데 ‘실력’이 ‘스펙’이란 단어로 바뀐다면? 거부감이 든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면 “본질이 나빠.” 라는 말 대신 ‘아’만 쓰고 ‘어’는 쓰지 않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공교롭게도 후배 중에 운동을 하는 친구는 없어 이런 조언을 오프라인에서 할 일은 없다. 그리고 다들 잘 할 거 같기도 하고. 그런데 만에 하나 자격증을 따거나 외국어 공부를 한다는 것에 러다이트 운동 수준으로 거부감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 생각을 고치라고 말 하고 싶다.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는 사람이 이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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