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 알프래드 히치콕

2011/07/0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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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빼놓지 않고 보려고 하는 프로가 EBS 세계의 명화이다.

 

백수 신세라 DVD를 통한 고전 영화들을 보고 싶은 수요와 공급이 전혀 매치가 안 되는 상황에

 

그 간격을 맞춰주는 고마운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물론 <싸이코> 때와 같은 편집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어제 알프래드 히치콕 감독의 <새>를 한다기에 놓치지 않고 브라운 관 앞에 앉았다.

 

우리와 가까이 있는 것들이 우리를 조여올 때 얼마나 공포스러운 지 제대로 느꼈다.

 

이 영화를 보고 새들에 대한 공포증이 생겼다는 한 트위터의 트윗이 심히 공감이 간다.

 

 

새들이 떼로 모여서 마을 사람들을 공격하는 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가이아 이론 그리고

 

여주인공을 가학하기 위한 도구 등 많은 해석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가이아 이론 또는 인간에 대한 자연의 징벌 쪽으로 기울어지는데

 

갇혀 있는 앵무새의 지저귐 한 번에 새들이 총공격을 하는 장면에서 그런 느낌을

 

강하게 느꼈다.

 

(어차피 영화는 해석의 장르니 내 말이 맞거나 틀린 건 아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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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잡>

2011/06/3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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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다운을 받아서 영화를 봐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인사이드 잡>이 그런 경우인데 직배사 작품이라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빵 터져야

 

지방까지 내려올 수 있는 구조라고 한다.(무슨 트리클 다운 이펙트도 아니고)

 

덕분에 편하게 우리 집 극장 아이폰 관에서 편하게 보긴 했지만

 

자막 같은 것들이 그냥 지나가는 경우도 있어 정보를 제공하는 장면들을 놓치기도 했다.

 

DVD가 나오면 소장하며 계속해서 봐야 할 거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배우의 맷 데이먼이 나레이션을 해서 더 보고 싶었는데

 

차분한 가운데 많은 정보들을 설명해 주는 게 정말 괜찮았다.

 

인터뷰를 거절 한 사람들에 대해 공개하는 '뒤끝'도 멋있었고 ^^

 

 

아무래도 현대자본주의에서 가장 흥한 산업이 금융 산업이다 보니

 

마이클 무어 감독의 <자본주의:러브스토리>와 교집합이 많다.

 

인터뷰와 문서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첫 번째요.

 

레이건 정부에서 도널드 리건 전 메릴린치 CEO를 재무장관과 비서실장에 임명하며

 

레이거노믹스를 만드는 것도 나오고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으로 前 골드만삭스 CEO였던 로버트 루빈을 발견한 것등

 

<자본주의:러브스토리>를 봤다면 ‘어, 어디서 많이 봤던 건데...’라고 생각할 것이다.

 

(로버트 루빈이 나와서 말인데 예전에

 

정태인 교수가 "오바마가 로버트 라이시 대신 로버트 루빈의 손을  들어주며

 

서머스와 가이트너까지 불러 들였다." 라고 쓴 글이 생각난다.

 

오바마도 아직 멀었다는 말이겠지.)

 

 

또한 이 영화를 위한 인터뷰이로 前 IMF 총재였던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과 후임으로 선출된

 

크리스틴 라가르드가 함께 나오는 것도 흥미롭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

 

“마지막엔 항상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고통 받습니다.” 라는 칸 전 총재의 인터뷰였는데

 

그 사건이 없었던 상태에서 이 영화를 봤으면 저 구절의 감동은 더해졌을 거 같다.

 

 

영화 내용 중 하나.

 

뇌신경학자들이 사람들을 MRI 기계에 넣고 돈으로 상금을 주는 게임을 시켰다고 한다.

 

이후 대상자들의 뇌를 분석해 본 결과 돈을 받아 자극을 받은 뇌의 부위가

 

코카인이 자극을 주는 부위와 같다는 걸 발견했다고 한다.

 

결국 떼돈을 버는 게 하나의 쾌락이라는 것.

 

그렇게 본다면 결국 금융 산업도 하나의 거대한 카지노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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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 고스트> 2010. 12. 25

2010/12/2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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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 고스트>의 흥행 여부는 반전의 누출 유무인 거 같다.

(사진= <헬로우 고스트> 공식 홈페이지 팝업 캡쳐) 

 

 

 

크리스마스에 시원하게 웃고 싶어 <헬로우 고스트>를 봤다.

(여담이지만 <황해>의 개봉 시기가 아쉬운 게 사실이다.)

 

영화를 보며 아쉬운 게

 

영화 홍보상의 포커스였던 뒹굴게 만드는 코미디가 아니었다는 거.

 

영화 홍보와 영화 내용이 같지 않으면 ‘격노’하는 편이라 아쉬웠던 거 같다.

 

 

그나마 그 격노를 없앨 수 있었던 두 가지는 차태현의 코미디 연기와 반전.

 

빙의할 때 차태현의 연기는 정말 코미디 영화의 황태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홍보팀에서 뒤집어 지는 코미디라고 홍보 할 수 있었던 것도

 

차태현이 주연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반전.

 

이에 대해 이야기 할 순 없지만 단조로웠던 영화가

 

반전으로 한 순간에 알찬 영화로 변모한다.

 

그래서 내 점수는 별 4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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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의 변증법 - 문화 산업 챕터 발표문 초고

2010/12/03 16:01

  사실 오늘 발표를 위해 쓴 거였는데 수업 진도가 많이 나가지 않아 발표하지 않게 되었다.

  일단 이걸 초고로 하고 살 좀 붙여서 다음주에 다시 발표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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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의 변증법

- 문화 산업: 대중 기만으로서의 계몽

 

 

 지난 11월 6일 오전 8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라는 1인 밴드로 활동하던 이진원 씨가 사망했다. 그의 죽음과 함께 이슈가 되었던 건 한 음원 유통 플랫폼에서 그에게 비상식적인 음원료를 지불했다는 것. 이진원 씨가 항의하자 그 회사 전용 사이버 머니(도토리)를 주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가 이런 처우를 받은 이유는 단 하나. 상품성이 없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상품성이 유일한 판단 기준인 게 음악뿐이겠는가? 많은 이들에게 가슴을 울리는 메시지를 전달했던 독립영화도 대통령 앞에서는 ‘돈벌이 수단’이 될 뿐이고 해외에 진출한 드라마가 얼마에 팔렸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그리고 스포츠 스타들은 그가 흘린 땀이 아닌 그가 받는 계약금과 연봉으로 평가 받는다.

 

 문제는 문화의 상품화가 문화 자체뿐만 아니라 공급자와 수요자의 생각이나 가치관 모두를 동일하게 만드는 데 있다. 생태계에 다양한 종이 있을수록 좋듯 하나의 사회에도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게 좋다. 많은 곳에서 이 다양한 의견과 방식을 문화라는 장소에서 꽃피웠는데 위대한 인물들은 그 사회에 통용되는 양식에 대해 불신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결정적일 때는 양식보다 다른 의견과 방식을 따랐다.(198~199P 변형) 인류의 진보는 이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

 

 그런데 자유로운 생각의 장이었던 문화가 ‘최소비용 최대효용’이라는 경제적 논리가 만나버린 자본주의 사회에서 문화 산업은 하자 없는 규격품을 만들 듯이 인간들을 재생산하려 든다.(193P) 또한 효율성에 대한 요구는 기술을 심리 조종 기술로, 즉 인간을 조종하기 위한 방법으로 만들어 버렸다.(246p) 그리고 이런 규격품에서 벗어나려 하는 인간에게는 철저한 소외를 통해 징벌을 내린다. 순응하지 않는 별종은 경제적인 무능 상태에 빠지게 되고 이는 나아가 정신적 무능력을 초래한다.(202P) 또한 소비가 최고의 미덕임을 강조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대중문화 속에서 오직 진리에 호소하고자 하는 언어는 돈 버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현실의 사람들을 짜증나게 할 뿐이다.(223p)

 

 또한 현대 대중문화의 또 다른 특징으로 너무나 가볍고 자극적이다. 문화 상품의 속성은, 제작물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민첩성과 관찰력과 상당한 사전 지식을 요구하지만 관객으로 하여금 - 재빨리 스쳐 지나가는 사실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 적극적으로 사유하는 것을 불가능하도록 만든다는데 있다.(192p) 자극적인 음식을 먹게 되면 그에 중독되며 더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되듯이 대중문화도 자극적인 걸 접하게 되면 될수록 더욱 더 강한 걸 찾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왜 이걸 봐야 하는가’ 또는 ‘이게 과연 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 같은 성찰 따위는 사라진 지 오래다.

 

 결국 문화의 상품화와 그로 인한 획일화, 그리고 가벼움은 궁극적으로 정치,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대중문화의 양식에 숨겨져 있는 비밀은 바로 사회적 위계질서에 대한 순종이다.(199p) 분명 자신은 불합리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양식에 익숙해져 누군가에게 순종하게 된다. 또한 이미 만들어진 길을 따라가며 자신의 이해관계를 배신하는 행위를 하게 된다. 201P의 한 문장을 조금 틀어서 본다면 문화 독점으로 가는 경향을 잡지 못해 파시즘을 잡지 못했다. 1930~40년대 유럽이 그러했고 현재의 대한민국이 그러하다.

(지금도 그렇지만 민주화 정부 시기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이 대부분 재벌 2세였던 걸 떠올려 보자. 그리고 선거 즈음 스타의 소장품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고 펀드 투자에 대해 이야기 하던 MBC <일요일일요일밤에>에서 방영되던 <경제야 놀자>를 생각해 보자. 아무것도 아닌 거 같아도 이런 것들이 2007년 대선에서 ‘경제=성공’ 이라는 프레임을 작용시켰다. 그리고 그 프레임의 최대 수혜자는 이명박 대통령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무엇이 있을까? 개인이 참여하는 ‘대중문화’를 지향하는 건 어떨까? 책에는 청취자들을 서로 엇비슷한 방송 프로그램들에 권위적으로 복종시키는 라디오는 그들을 수동적인 객체로 만든다고 (185P)나와 있지만 지금은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인터넷의 발달로 피드백이 가능하며 기술과 장비의 발달로 자신이 직접 창작하는 UCC 물들도 많아지고 있다. 여기에 블로그,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를 이용해 자신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입장이나 사는 이야기들을 알리는 1인 미디어가 발전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것들을 통해 천편일률적이던 대중문화에 다양성을 접목시키는 게 지금까지 대중문화의 폐해와 여기에서 오는 사회의 문제점들을 해결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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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말 액티비티

2010/01/16 22:58

거짓말 탐지기 앞에 서듯 정직하게 이야기 하면 저는 공포영화를 안 봅니다.

 

아니 못 본다고 하는 게 맞겠죠.

 

GP506을 겨우 봤고 미드나잇 미트트레인을 본 건 기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주온-원혼의 부활을 보다가 사단이 나고 말았죠.

 

 

사실 파노라말 액티비티도 보고 싶진 않았습니다.

 

다만 12세 이상 관람가였기에 덜 하겠지 싶어서 보기로 했습니다.

 

제 예상이 적중해서 여자친구에게 겁쟁이라는 인식을 없앨 수 있을 거 같네요. ㅋㅋ

 

 

파노라말 액티비티는 픽션 다큐입니다.

 

주인공들이 직접 촬영한 장면만 존재하죠.

 

리얼리티가 이 영화의 주제인 초자연적 현상과 묘한 대비가 되더군요.

 

덕분에 긴장감은 더욱 배가되는 거 같았습니다.

 

 

결말은 말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Just Ten Minute 가 아니라 Just Ten Seconds 라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이 영화의 예고편에 나와 있는 관객들의 반응이 이해가 될 거 같네요.

 

실제로 한 신문의 평론가가

 

“영화가 마친 후 극장문을 나서는 오랜 시간동안 (시사회) 관객들중 그 누구도 웃지 않았다.”

 

라고 썼다고 합니다.

 

제 여자친구도 나오면서 웃지를 않더군요.

 

평점 ★★★☆☆- 평이했지만 접하고 싶지 않은 진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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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패가 될 수 있을 거 같은 책 <어린 왕자의 귀환>

2009/08/25 11:14
 

 글에 앞서 에피소드 하나. 저번 학기 전공 수업을 듣던 중 한 교수님이 영어공부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며 TOEIC을 볼 것을 주문했다. 그러자 한 학생이 교수님의 발언에 문제제기를 했다. 그 학생의 이야기를 요약해 보자면 ‘공무원 시험에 있는 영어 공부와 TOEIC은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나에게 TOEIC 공부는 무용하니 공무원 시험용 영어를 공부하겠다.’

 

 물론 무작정적인 TOEIC 예찬에는 반대하지만 교수의 발언이 자신의 영어 실력을 점검해 보라는 취지의 발언 이였던 점을 감안하면 그 학생의 발언은 위험했다고 볼 수 있다.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만 하겠다.’ 문제는 이 학생이 싸가지 없다거나 실용적인 생각을 가진 게 아니라 이 학생의 생각이 20대들의 보편적 정서이기 때문이다. 쉽게 요약하자면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와 필요하지 않은 공부를 구분하고 극단적으로 다르게 그 둘을 대하는 것.’ 그 필요하지 않은 공부가 순수학문인 경우가 많다는 데 과연 순수학문이 필요 없는 학문일까?


 일이관지(一以貫之)라는 말이 있다. ‘하나의 이치로 모든 것을 꿰뚫다.’ 라는 말로서 논어의 ‘위령공 편’과 ‘이인 편’에 공자가 이야기 한 걸로 나와 있다. 나는 인생을 더 살아본 형님에게 이 사자성어를 중심으로 한 조언을 들은 적이 있다. “중세시대 대학에서 가르치던 하나의 과목이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뉘게 되었다. 결국 모든 학문은 네트워크화 되어있다. 어느 공부든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나는 이 말을 들은 이후에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아주 조금 밝아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말을 해준 형에게 고마워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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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어린왕자의 귀환』이란 책이 있다. 이 책은 재테크, 주식, 10억 모으기 등 인기를 얻을 만한 경제적 담론은 아니다. 오히려 제일 인기 없는 학문 중의 하나인 정치경제학을 소재로 한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건 없다. 만화로 되어 있고 경제적인 개념은 대중과 호흡을 잘하는 경제학자로 손꼽히는(개인적으로 동네 착한 형의 인상을 받은) 우석훈 박사가 해제를 써서 어렵게 다가오진 않는다.


『어린왕자의 귀환』은 어린왕자를 이용하여 우리나라의 암울한 현실과 경제학의 몇몇 기본개념들을 알려주는 책이다. 남수와 주영이 비정규직인 ‘왕자’로 취직한 이후 은하철도의 나그네에게 컨설팅을 받은 이후 자유무역을 시행했으나 실패하고 각 별을 유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자유주의를 극대화 시키려 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안내서가 될 수도 있을 거 같다. FTA, 민영화, 자유무역 같은 개념들에 대해 친절하고 설명조가 아닌 가상의 에피소드를 통한 체험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 시키고 있다.


 정말 쉬운 책이고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충분히 공감갈 수 있는 경제학의 개념들을 알려 주는 책이기에 주위 사람들에게 필독하라고 권해주고 싶다. 하지만 권했던 내 주위 사람들 중에 몇 명이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필요한 공부와 필요하지 않은 공부를 나누고 있는 우리세대에 가장 기피하는 만화에 순수학문의 성격이 강한 책인지라 큰 자신은 없다. 하지만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 알고 당하는 게 그래도 반격의 기회를 얻을 수 있고 피해를 최소화 시키지 않겠는가? 머리 식힌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접근해서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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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공부해야 할 이유를 알 거 같습니다.

2009/08/23 12:01
 

내가 처음으로 정치인에게 호감을 느꼈던 적? 중 3일 때 인거 같다. 중학교 시절 절친 두 명이 자신의 담임선생님을 따라 한 정치인의 팬클럽에 가입했었다. 친구들이 팬클럽의 수련회에 다녀온 후 그를 직접 본 소감을 이야기 하였다. "너무 좋은 사람인 거 같아. 정치인 같지가 않아" 나는 이 말을 듣고 포털사이트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해 보았다. 검색창에 뜨는 페이지들을 보며 바보 같지만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나가는 그의 모습에 나는 그에 대한 존경을 가지게 되었다.

 

 2002년 나는 그가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는 장면을 목격하였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국정치사에 회자될 감동의 국민경선. 이인제 후보의 대세론과 한화갑 후보의 ‘호남 적자론’ 을 꺾으며 얻은 광주경선에서의 압승. 그 여세를 몰아 그는 본선에서까지 승리하게 된다. 그렇다. 내 생애 처음으로 좋아하는 정치인은 바로 대한민국 제 16대 대통령 노무현이다. 그런 그가 5월 26일 서거하였다. 다른 분들 보다 좀 더 이른 나이에 ‘원로’가 되었으니 많은 조언들을 국민들에게 해주길 바랐는데. 비록 참여정부에 대한 실망으로 그에 대한 지지를 버렸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무언가 아쉬움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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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거 이후 사람들은 그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일까? 그에 대한 책이 물밑 듯이 나오고 있다. 그 중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쓴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를 접할 수 있었다. 2007년 9월과 10월 세 번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오연호 대표는 ‘인물탐구 노무현’을 연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인터뷰는 그가 없는 지금 ‘노무현 정신’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오연호 대표는 책의 서문에 ‘그 3일간의 대화에서 여섯 명의 노무현을 만났다.’ 라고 이야기 한다. ‘바보 노무현, 정치인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정치학자 노무현, 사상가 노무현, 인간 노무현’  우직하게 자신을 있게 해준 부산을 고집하던 바보, 자본권력과 그에 예속된 언론권력을 감시하기 위해 시민권력이 앞서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사상가 및 정치학자, 지지자들이 자신으로 인해 곤란한 일들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미안해하는 인간, 자신이 내세운 정책의 당위성을 이야기 하는 대통령 그리고 정치에서 반칙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가진 정치인 이 여섯 자아가 어우러져 노무현이란 인물을 만들어 내었다고 말이다.

 

 진보정당에 적을 두고 있는 입장에서 나는 정치학자 노무현을 조명한 부분을 집중해서 본 것 같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하는 지도자론 ‘지도자 또는 지배집단이 어떻게 행동하느냐 하는 것은 그 사회의 윤리의식, 가치 형성에 상당히 큰 영향을 끼치게 돼 있어요.  그 윤리와 가치의 핵심이 신뢰입니다. 신뢰.’ 정치권력보다 시장권력이 앞선 지금 시민권력을 통해 시장권력을 통제해야 한다는 그의 신념. 그리고 그걸 위한 천착. 이 책을 읽으며 진보정당들도 ‘노무현’ 에 대해 공부하며 시민들과 함께 공유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거 같았다.

(다만 한미 FTA 부분은...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성공할 수 있는 근거로 ‘민족성’ 을 제시했던 건 그에 대한 실망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와중에 김대중 前 대통령께서 서거하셨다. 그는 이 책의 추천사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저승에서, 자신은 이승에서 힘을 합쳐 민주주의를 지켜내자고 이야기 하였다. 그런 그 또한 이곳을 떠나버렸다. 각각 5년 씩 나라를 운영한 지도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민주화의 지도자들을 잃었다는 상실감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 ‘행동하는 양심’과 ‘각성하는 시민’이란 숙제를 우리에게 남겨준 두 분께 늦게나마 감사하단 인사를 드리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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