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18

from 소소한 카페 2011/02/18 18:03

혼자 앉아 조용히 정종을 홀짝였다.

 

냉장고 고장

화장실 수도꼭지 고장

에스프레소 수동기구 고장

유리강화문 고장

그리고

컴퓨터 고장...

 

가게 연지 석달만에 뻗어버리는 각종 설비들.

 

오늘은 아침부터 안떠지는 눈을 겨우 떠

서초동에 에스프레소 기기를 고치러 가다가

길을 잃고 버스를 잘못 타

택시에 택시, 

12시 반에 겨우 돌아와 문을 여니 바로 커피 로스팅 수업.

 

로스팅 수업을 하면서 냉장고 수리기사를 부르니

이리 저리 뜯어본 결과, 모터 노후로 교체가 필요하다고.

19만 5천원을 부르신다. 헐.

 

로스팅 수업도 끝내고 예쁜돼지님도 아메리카도 두 잔 드시고 가시고

수유너머 알 친구들이 한참 수다 떨고 간 후

동네 젊은 언니들이 라떼를 막 두 잔 시켰을 무렵

가게 전자렌지 안에서는 도쿠리가 출렁이는 정종을 품은채 홀로 뜨거워지더라...

 

손님은 라떼를, 나는 정종을...

한 잔 하면서 문짝 수리하는 기사에게 전화를 거니

16만원. 헉헉.

 

모두들 갈길을 가고,

나는 가게를 지키며

심지를 교체하는 대 공사를 지켜보는 중.

바닥심지를 그라인더로 갈면서 불꽃이 튀는 중... 전선 타는 냄새...

 

 

내 마음 타는 냄새..

 

이러고 나면, 다시 

내장까지 튼튼하고 깨끗하게 

다시 일어설 수 있을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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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8 18:03 2011/02/18 1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