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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생애보다 더 긴 시간 척도로 미래를 헤아려라.

Reconstruction, 1926

Future man, 1933

아래 글은 리처드 도킨슨이 "만들어진 신"에서 인용한 어느 무신론자의 "신 십계명"이다.

- 매사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라.

- 당신의 동료 인간들, 동료 생물들 나아가 세계 전체를 사랑과 정직과 성실과 존경으로 대하라.

- 악을 못 본 척하지 말고 정의를 구현하는 데 주저하지 말라. 그러나 잘못된 행위를 솔직히 인정하고 진심으로 후회한다면 언제라도 용서할 준비를 하고 있으라.

- 기쁨과 경이로움을 느끼며 살아라.

- 늘 새로운 것을 배우려 하라.

- 모든 것을 시험하라. 늘 자신의 생각을 사실에 비추어 점검하고, 설령 소중히 믿는 것이라 해도 사실에 부합하지 않으면 폐기할 태세를 갖추어라.

- 검열을 하지도, 이의를 막으려 하지도 말라. 다른 사람들의, 다른 의견을 낼 권리를 존중하라.

- 자신의 이성과 경험을 토대로 독자적인 견해를 수립하라. 남들에게 맹목적으로 끌려다니지 말라.

-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리처드 도킨슨은 여기에다 몇 가지 항목을 추려낸다음에 다음과 같은 항목을 추가하고 싶다고 한다.

- 자신의 성생활을 즐겨라(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느 한). 그리고 남들의 성적 성향이 어떠하든 그들도 사적으로 즐기도록 놔두어라. 당신과 상관없는 일이니까.

- 성, 인종 또는 (가능한 한) 종을 근거로 차별하거나 억압하지 말라.

- 아이들을 세뇌시키지 말라. 그들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법, 증거를 평가하는 법, 당신에게 동의하지 않는 법을 가르쳐라.

- 자신의 생애보다 더 긴 시간 척도로 미래를 헤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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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인간은 여러 면모로 달라져야 할 것이고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게 낙관적이려면, 바로 지금 광기, 편견, (맹목적) 신앙의 이름으로

진실을(언제라도 기꺼이 수정되고 보완되고 심화될 수 있는 진실을) 짓누르고 또한 편견을 강요하는 짓거리들과 맞서지 않으면 안 된다.

이곳 진보블로그에서 '진리경찰'이란 어떤 사람이, 제주도민의 1/3가량(그에게는 '반역도배'인)을 살해한 전투경찰(?, 누군가는 왜 '서북청년단의 공'을 가로채나?라고 우스개 소리를 한다)의 전공을 찬양하면서 그것을 계승하자고 소리치는 포스트를 보았을 때, 솔직히 나는 이곳 블로그를 닫아걸고 싶다.  더군다나 그것이 하나님을 높이 높이 받들어 '신앙'의 이름으로 행해질 때, 거기서 나는 리처드 도킨슨이 말한 종교가 지닌 '피학가학증'의 현현을 보는 듯 하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이방인들에 대량학살을 방조하고 찬양하는 것, 그것 말이다.

그것은 세계사 수준은 아니어도 '한국사'를,  미래의 것은 아닐지라도 오늘의 도덕을, 아주 선진적이지는 않을지라도 오늘날의 문명을 깡그리 무시하고 그가 바라는 먼 옛날의 야만으로 되돌아가자는 것이 아닌가.  그는 홀로 그와 같은 세계를 상상할 권리가 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그만 떠들었으면 한다.

포털 사이트 블로그에서는,  자기선택적으로 맺어진 이웃들 중심으로 놀기 때문에 저런 '진리경찰'과는 어울리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런데 훨씬 더 개방적이고 어떤 점에서 자유롭지만, 저와 같은 '진리경찰'의 자유를 지나치게 허용한 나머지 그런 광기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 이곳 블로거들이 나는 조금은 낯설다. 아니, 이해될만도 하다. 

이곳 유저들 중에서 그런 소리에 귀 기울일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고 간단히 넘길 일을 내가 민감한 것인지도 모르니까.

하여간 저와 같은 광기가 계속 되살아나는 한, 미래 인간들은 지금과 다를 것이나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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