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감자 스프

2009/06/30 10:57 생활감상문

어젯밤엔 원래 회사 블로그에 게재할 알바 체험기를 쓸 예정이었다. 책 마감하느라 바빠서 못 썼지만, 몇 주나 구상을 해두었기 때문에 30분이면 다 쓸 줄 알았다. 이건 뭐 거의 일기처럼 쓰면 되지...하고. 그런데 3주간 이탈리아로 연수 갔다가 남자친구네 식구들이 사는 암스테르담까지 찍고 돌아온 Y양과 퇴근 후에 차 한 잔 하면서 여행 이야기 듣다 보니 훌렁 한 시간이 지나갔다. 집에 돌아와 평소보다 늦은 저녁(이라 해봐야 역시 야채와 고구마)을 먹으면서, 낮에 생협에서 도착한 야채들을 냉장고에 넣다 보니 자리가 모자랐다.

회사에서 앞자리에 앉은 J팀장이 요새 주말농장에서 야채를 키우는데(아이가 두 돌 지나니까 뒤늦게 면허를 따서, 새로운 가정교육 프로그램 실행중^ ^) 감자를 캤다며 낮에 한 봉지를 건네 주더라구. 조금 일찍 수확한 것이라 알이 좀 잘다. 쪄 먹기보단 알감자조림 하면 맛있을 사이즈인데... 내가 무언가 간장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려면 앞으로도 한 달은 있어야 하니 그때까지 신선도 보장 못할 터.... 바로 요리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큰 건 골라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잔챙이들만 골라 햇감자 스프를 끓였다. 땀 뻘뻘 흘리며, 스프 끓이고, 일주일 동안 하루 세끼 먹었더니 이제는 먹기가 싫어진 오이는 피클 담그며 또 하룻저녁이 훌렁... 알바 체험기는 5줄 쓰다가 졸려서 일찍 취침.

창문 반쯤 닫아 놓는 거 잊어버리고 잤더니 새벽에 추워서 깼다가 창 닫고 다시 잤다가 늦잠에 지각까징.T T 그래도 감자스프는 인기가 좋았다. 역시 요리는 재료가 7할.^ ^

 

재료

  • 잔챙이 감자 10개(큰 감자면 3개쯤?)
  • 양파 1개
  • 대파 뿌리 부분(흰색 부분만) 1대분
  • 올리브유 3큰술
  • 구은 소금 약간
  • 후추 약간
  • 물 2~3컵
  • 우유 1컵

(취향에 따라, 월계수입, 정향, 파슬리가루, 치즈, 생크림 등을 넣을 수 있다)

 

요리법

  1. 양파와 대파는 굵게 채썬다. 감자는 굵직하니 채썰어 찬물에 담근다(감자 표면의 전분을 제거해야 볶을 때 안 탄다).
  2. 우묵한 냄비를 달궈 올리브유를 두르고, 기름이 충분이 뜨거워지면 채썬 양파와 대파를 넣어 볶는다. 이때 소금을 1/2작은술 정도 넣어 밑간을 한다.
  3. 양파가 반쯤 익으면 찬물에 담궜던 감자를 체에 건져서 물기 털어내고 함께 볶는다. 감자는 표면만 약간 익을 정도로 볶으면 된다(양파와 대파가 충분히 익어야 단맛이 깊어진다).
  4. 양파와 감자에 물을 붇는다. 물은 양파와 감자가 잠길 정도면 된다. 센불이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약-약불로 줄여서 30분 이상 익힌다(양파와 감자를 굵게 채썬 이유는 굵게 썰어 한참 끓여야 야채 본연의 깊은 맛이 충분히 우러날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이러면 굳이 고기육수를 쓰지 않아도 된다. 허브는 이때 넣으면 된다).
  5. 감자에 숟가락만 대봐도 뭉그러질 정도로 푹 익으면 불을 끄고, 한김 식힌다.
  6. 식은 양파-대파-감자-국물을 믹서에 넣고 우유를 넣고 간다(취향에 따라 우유를 가감해 농도를 맞추면 된다. 월계수잎을 넣었다면 이때 빼고 간다).
  7. 소금, 후추로 간해서 바로 먹어도 되고, 냉장고에 넣었다가 차갑게 혹은 따뜻하게 먹으면 된다. 냠냠~

 

* 부드러운 걸 좋아하는 잡식자라면, 생크림을 넣어 데워 먹어도 좋고, 짭짤한 맛을 선호한다면 데운 후에 치즈를 올려 녹여 먹어도 된다.

** 브로콜리 삶아 놓은 게 있으면 같이 갈면 브로콜리 감자 스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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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30 10:57 2009/06/3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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