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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보람

5교시 수업을 하는데 아이들 시선이 느껴진다.

배가 불러오는 게 보이나 보다.

수업이 끝날 무렵 한 아이가 물어본다.

'혹시 임신하셨어요?'

웃으며 '응' 한다.

아이들이 야단법석이 났다.

 

한 개구쟁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야 선생님 힘들게 하지 마!'하고 소리를 지른다.

작년에 울 반이었던 여학생은 입을 내밀더니 자기한테 어떻게 미리 말을 안 할 수가 있냐며 서운하다고 한다.

한 녀석은 이제 계속 앉아계시라며 의자에 나를 앉힌다. 종이 울려서 그만 교무실에 가겠다는데도 앉아 있어야 한다며 그냥 여기서 쉬시란다. 이제 수업을 안 해도 알아서 공부 잘 하겠단다. ㅎㅎ

어떤 녀석은 작년에 수술을 했을 때부터 아이가 있었냐고 묻는다. (--; 그럼 지금이 산달인데, 애들 성지식이,,, 음....)

여자 아이들은 오더니 배를 만져본다.

복도까지 따라나오며 축하를 한다고 난리이다.

 

에고 이쁜 녀석들.

 

어젠 수업을 마치고 한 아이에게 문자가 왔다.

 

"선생님-!오늘 즐거운 편지 수업하다가 울뻔했어요ㅜㅜ

너무 공감되고 아름다워서요-!"

 

시를 읽고 느낄 수 있는 마음.

오아 예쁘다.

 

담임을 안 해서 그런가 이쁜 것만 더 보인다.

3년을 같이 보낸 아이들이라서 더 그럴 것이다.

아이들이 졸업을 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서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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