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째]108배

2010/02/20 00:16

 

 

눈을 뜨고 있기가 힘들만큼 피곤하다.

어깨가 결리고

그게 목으로 올라와 소위 '뒷골이 땡기는 상태'를 경험하고 있다.

집에 와 동생에게 어깨를 맞기고

머리까지 아프다고 했더니

이러다가 원형탈모생기는거 아니냐고 걱정한다.

 

"니가 어깨도 주물러주고 108배도 하잖아"

 

그래놓고 슬그머니 걱정이 된다.

정말 이러다

원형탈모라도 생기면 어쩌지?

그런 걱정이 들만큼

요즘은 하루하루가 만만치 않다.

 

 

아마도

12월 1월 2월까지 쉬지않고 빡씨게 일해왔기 때문이니라

긴장을 풀지 않고 생활하니 어깨가 뭉치고

화날일도 욕할일도 많으니 그게 다 뒷골로 갔겠지.

사실 정말 화내고 욕할 일이었나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게 힘들었나 생각해보면

그런것 같지도 않은데

'뒷골이 땡기는 상태'가 되고서 사태의 심각성을 몸으로 느낀다.

아..

쉼이 필요하다.

 

그러나

내일 임대차계약이 한 건

개업식을 하는 곳이 한 건

학생 때 같이 고민했던 사람들을 오랜만에 만나는 굉장히 중요한자리 모임이 하나

대학 때 활동했던 동아리 방중학습 모임이 하나

..

그래서

10시까지 사무실에 나가서 준비를 하고 11시에 계약을 하고

12시에 모임을 한 뒤 방중학습하는 후배들을 보러가는 것이 내일의 일정이다.

아...

쉬고 싶은데

그리고선 일요일엔 토론회 및 강연회가 잡혀있고 그것도 꼭 가고싶은, 혹은 가야하는 모임인데

바빠도 하고 싶은을 못하면 영영 못한다고 생각해서

다른 학습일정도 같이 달렸더니

이젠 몸에서 파업을 할 조짐이 강하다.

 

 

6. 나의 영혼과 육체의 건강함을 위해서 여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27. 남에게 원한을 품지 않으며 스물일곱 번째 절을 올립니다.

 

28. 남에게 성내는 마음을 두지 않으며 스물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오늘 참 수고하셨습니다.

참 열심히 사셨습니다.

그런데 오늘도 남 험담을 너무 하셨습니다.

남을 많이 미워했습니다.

힘들다 힘들다 참 많이도 말씀하셨습니다.

지나간 일에 집착하고 미래를 근심하셨습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요.

더하지 않은게 얼마나 다행입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아직 원형탈모는 아니잖아요.

오늘도 무사히 보냈구요.

나를 강하게 하는 시련에 감사하라고 하시지 않습니까.

계획한 일이 쉽게 되기를, 세상살이에 어려움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고 하시지 않습니까.

화내지 마시고

미워하지 마시고

상대방의 욕구와 마음을 보세요.

그리고 그에 따른 생각과 느낌을 말하는 겁니다.

 

화를 낸다고 따라내지 마세요.

미워하지 마세요.

왜 그렇게 화를 내는지를 살피세요.

나는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바라보세요.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고

앞으로 올 일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습니다.

훌훌털고

지금 살아가는 무게만 지고 가게요.

 

 

참 열심히 살았어요.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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